17일 농협 등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은 농협 이사와 조합장, 농민단체 및 학계 인사 7명으로 구성된 인사추천위원회를 16일부터 이날까지 이틀간 개최해 금융지주대표와 은행장직 후보를 논의했다.
하지만 이날 오후 늦게까지 진행된 회의에서도 결론을 내지 못하고 내주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 재논의 시기는 내주 후반경으로 구체적인 날짜는 확정되지 않았다.
농협 고위 관계자는 "인사추천위원회에서 어제부터 오늘까지 계속 회의를 진행했지만 금융지주대표와 은행장직 후보에 대한 결론을 내지 못했다"면서 "아직 다음 일정도 정해지지 않은 상태로 내주 후반에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처럼 농협의 금융지주 대표와 은행장직 후보 선정 작업이 진통을 겪는 이유에 대해 일각에서는 정부의 외압설 때문이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당초 농협 내부 승진의 경우 가장 유력시됐던 후보는 김태영 농협신용 대표가 꼽혔다. 또 이 밖에도 신충식 전 전무, 전영완 전 상무는 물론, 배판규 NH캐피털 대표 등의 이름도 거론되고 있다. 각각의 후보들 모두 금융부분에서 저마다 능력을 보이고 있는 인물들로 내부 승진은 농협 내부에서도 가장 기대하고 있는 바이다. 이럴 경우 후보 선정 작업은 큰 무리 없이 진행됐을 것으로 금융권에서는 보고 있다.
하지만 권태신 국가경쟁력위원회 부위원장이 갑작스럽게 농협금융지주 대표 후보로 거론되면서 낙하산 인사 논란이 불거지고 있는 모양새다.
이에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은 이날 성명서를 통해 "권 부위원장이 하마평에 오르고 있는 것은 명백한 정권 말기 낙하산 인사로 거론 자체를 중단할 것을 요구한다"며 반대의 입장을 분명히 했다.
농협 내부에서도 혼란스러운 분위기다. 정부출자금 2조원의 지원 방식도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수장의 선임도 연기되면서 불과 10여일 앞으로 다가온 출범이 부담스럽기만 하다.
농협 관계자는 "이번 인사는 내부에서도 전혀 추측이 불가능할 정도로 알 수가 없는 상황"이라면서 "정부출자금 지원 방식도 아직 확정되지 않아 출범일은 다가오는데 답답하기만 하다"고 말했다.
한편, 농협금융지주 대표가 외부 인사의 영입으로 결정되면 은행장은 내부에서 선임하고, 내부 승진으로 이뤄지면 은행장까지 겸임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조강욱 기자 jomar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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