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송화정 기자]금융상품을 선택할 때는 투자수단이 차별화되고 상품자체에 위험관리 기능을 갖춘 상품을 골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증권은 8일 간접투자 붐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2003년 이후 2011년까지 9년간 히트 금융상품의 특징을 분석해 발표했다. 지난 9년간 실적 배당형 상품의 판매액과 성과를 분석한 결과 '차이나ㆍ브릭스ㆍ워터펀드' 등 특정 지역이나 자산에 집중 투자한 상품은 성과가 극히 저조한 반면 '적립식펀드ㆍ 브라질국채' 등 투자수단(Vehicle)이 차별화 된 상품은 꾸준히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차이나 펀드는 2006~2007년 3000억에서 17조5000억 규모로 성장했으나 2008년말 수익률은 -54.5%로 추락했다. 또 '브릭스(BRICs)'라는 신조어를 통해 2007년 10조 가까이 팔린 브릭스 펀드도 역시 다음해인 2008년말 -51.1%의 초라한 성과를 거뒀다. '파란석유' 물 산업의 장밋빛 미래를 점치며 출시된 워터펀드도 2007년 1조1000억이 팔렸지만 1년 후 수익은 -45.9%에 그쳤다. 같은 해 인사이트펀드 또한 문전성시를 이뤘지만 성과는 기대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삼성증권 투자컨설팅팀 조완제 팀장은 "한 마디로 그럴듯한 말(言)에 현혹되기 보다 어떤 투자수단(vehicle=馬)에 올라탈지 심사숙고 하는 것이 중요하다. '용두사미' 상품들은 시장이 환호하는 고점에 투자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삼성증권은 이 용두사미 상품들의 공통된 특징을 ▲시장 변동성에 따라 수익이 그대로 상품에 노출되는 구조를 가졌다는 점 ▲투자전략보다는 '판매 스토리'에 현혹돼 투자가 됐다는 점을 들었다.
'지수형 ELSㆍ적립식펀드ㆍ해외채권' 등 투자 우등생으로 꼽힌 상품의 경우는 시장이 어느 정도 하락해도 수익에 반영되지 않는 안정장치가 제공(ELS)되거나 매수 단가를 체계적으로 낮춰 장기적인 성과를 획득(적립식), 쿠폰을 통해 수익을 선제적으로 확보(브라질국채)하는 등 상품자체에 위험관리 기능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3년 저금리 기조 속에 은행금리 이상을 제공하면서 원금을 보장한 지수형 ELS가 3조5000억원이 팔려 10%대 수익을 거두었다. 또 2004~2005 14조 규모로 성장하며 최고 히트상품으로 떠오른 적립식펀드는 1년 후 4.75%, 2년 후에는 23.5%의 수익을 거뒀다. 특히 적립식펀드는 2007년 11월~2008년 11월까지 리먼사태 당시에도 50%이상 하락한 타 펀드와 달리 -30%대로 비교적 양호하게 방어했다.
금융위기 이후 최고 히트상품은 브라질채권으로 나타났다. 2008년 처음 판매돼 삼성증권을 통해서만 지금까지 1조4000억원이 판매된 브라질국채의 경우 환율 변동이라는 위험이 따르지만 연 10%대의 높은 이자수익과 절세효과를 통해 수익을 선제적으로 확보하는 효과를 거둔 것으로 분석됐다.
삼성증권은 2012년에도 지속적인 히트를 이어갈 상품으로 ▲지수형 ELS ▲적립식펀드 ▲브라질국채 등 3개 상품을 꼽았다. 특히 브라질 국채의 경우 그 동안 제기되던 환율 이슈를 고려해도 향후 3년간 연 8~9%수준의 이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조 팀장은 "원/헤알 환율이 642원으로 고점이었던 700원 대비 약 8.3% 평가 절하돼 있으며 글로벌 IB들은 2012년 헤알화 가치 소폭 상승을 예상하고 있어 악재가 반영된 현 상황이 저가매수의 기회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현재 환율 수준에서 투자하면 3년 후 매도 시점에 설사 원/헤알화 환율이 시장 예상밴드 하단인 600원으로 떨어져도 연 8~9% 수준의 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
송화정 기자 yeekin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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