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금자리지구 학교대란 재발하나?

'미사·원흥' 주인공.. 국토부·LH-교육청간 학교건립비용 부담방안 협의 지연이 원인

[아시아경제 황준호 기자] 보금자리주택 시범지구에 또다시 학교대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강남·서초지구에 이어 이번엔 하남미사와 고양원흥지구가 문제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교육청간의 학교 건립비용(시설비용) 부담 방안에 대한 협의가 답보 상태에 머물고 있는 것이 원인이다.

6일 국토해양부와 LH 등에 따르면 하남미사, 고양원흥지구 등 보금자리주택 시범지구에서 학교 건립비용 마련 방안 등에 대한 국토부·LH·교육청간 협의가 지연되고 있다.

하남 미사·고양 원흥지구는 내년 이후부터 입주가 시작되는 곳이다. 고양원흥지구는 내년 11월부터 아파트 입주가 개시되며 하남미사지구는 2014년 6월부터 입주한다. 하남 미사지구에 계획된 학교는 14개소, 고양 원흥지구는 4개소로 이들 2개 지구에 필요한 학교 건립비는 줄잡아 2800억원을 웃돌 것으로 추산된다.

하지만 학교 건립비를 부담해야 하는 교육과학기술부와 교육청 등이 2009년 5월 개정된 학교용지확보 등에 관한 특례법을 들어 보금자리주택지구의 녹지율을 축소해 그 수익으로 비용을 부담하라고 주장하고 있다.

개정안에 따르면 신도시, 택지지구 등의 학교용지 확보비용과 학교 건립비를 사업시행자가 부담할 경우 녹지율을 최대 1%까지 줄여 사업시행자가 학교건립비용(시설비용)을 충당토록 하고 있다. 녹지율을 줄이면 그만큼 일반에 돈을 받고 매각할 수 있는 유상 가처분 용지가 증가해 학교건설 비용이 마련된다는 뜻이다.

국토부와 LH는 이에 대해 두 지구는 녹지율이 높지 않아 녹지율 축소가 불가능하다고 맞서고 있다. 하남 미사지구의 녹지율은 20.3%, 고양 원흥지구는 20.7%로 보금자리주택지구에서 의무적으로 확보해야 하는 녹지율 20%를 겨우 넘긴 수준이다. 2기신도시 등지에서 확보한 녹지율 30~50%에 비해 크게 낮다.

국토부 관계자는 "지난해말까지 관련부처 회의를 진행했지만 별다른 진척이 없었다"며 "올해에도 해결점을 찾기 위해 노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쉽사리 해결책을 찾기 어려울 전망이다. 지난해 학교 관련 홍역을 치룬 바 있는 강남·서초지구는 아예 녹지율 축소가 불가능해 교육청이 학교 건설비를 부담하고 LH가 자금을 선투입해 설계·공사를 진행한 바 있다. 그러나 하남미사와 고양원흥지구의 경우 교육부에서 학교 건설비를 부담할 예산이 없다는 점에서 학교대란이 현실로 다가올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 관계자는 "두 지구에서 녹지율을 줄일 수 있지만 학교 건설에 필요한 비용을 모두 충당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교육부의 협조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