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정재우 기자] 장중 등락을 거듭하던 미국 증시가 31일(현지시간) 하락세를 보이며 1월을 마무리했다.
개장 전후 소비자신뢰지수, 케이스쉴러 주택가격지수 등이 전망치를 밑도는 것으로 발표돼 증시 하락을 유도했다. 은행주 강세가 낙폭을 제한했으며, 전일 열린 유럽연합(EU) 정상회의에서 유로존 대부분의 국가가 합의를 이뤄낸 것도 호재로 작용했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일대비 20.81포인트(0.16%) 하락한 1만2632.91로 나흘째 하락세를 유지한 채 거래를 마감했다. 다우지수가 4일 연속 하락한 것은 지난해 8월 이후 처음이다.
S&P 500지수는 0.61포인트(0.05%) 내린 1312.4로 역시 나흘째 약세를 기록했다. 반면 나스닥지수는 1.9포인트(0.07%) 오른 2813.84로 거래를 마쳤다.
헌팅턴 자문의 펀드매니저 피터 소렌티노는 "불안한 상황"이라면서 "소비 부문 약세가 시장의 우려를 확대시키고 있는 만큼 유럽이 해결 기미를 보이지 못하면 미국의 성장세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경제지표 예상 밖 부진= 1월 소비자신뢰지수와 지난 11월 S&P/케이스쉴러지수가 모두 전망치에 미치지 못했다. 경기회복세를 확인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소비부문과 주택경기부문에서 모두 불안한 모습을 보인 셈이다.
이날 민간 연구단체 컨퍼런스보드는 1월 소비자신뢰지수가 61.1을 기록해 지난 12월 기록한 64.8보다 크게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블룸버그 전문가 전망치였던 68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수치다.
인사이트이코노믹스의 대표 스티븐 우드는 "경기확장에 대한 소비자들의 믿음이 얼마나 깨지기 쉬운지를 보여주고 있다"며 "고용시장의 부진이 주요 원인이며 주택시장 또한 문제가 되고 있다"고 밝혔다.
컨퍼런스보드 소비자리서치센터의 린 프랑코는 "기업 환경과 그들의 잠재 수입을 더 부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며 "최근의 휘발유값 상승이 부담을 확대시켰다"고 설명했다.
미국 S&P/케이스쉴러 11월 주요 20개 도시 주택가격은 전년동기대비 3.67% 하락해 전월의 3.42%보다 낙폭을 키웠다. 3.3% 감소를 전망한 블룸버그통신이 전문가 예상치보다 부진한 수치다.
S&P 지수위원회 의장 데이비드 블리처는 "금리가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실질 국민총생산(GDP) 성장률이 나아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집값이 계속 떨어지고 있다"며 "집값 반등시기가 가깝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설명했다.
◆유가 하락..금값 7주 최고치= 경기에 민감한 유가는 사흘째 부진한 모습을 보였지만 금값은 불확실성이 오히려 호재로 작용하면서 7주 최고치에 도달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 3월인도분 서부텍사스중질유(WTI) 선물은 0.3% 하락한 배럴당 98.48달러로 거래를 마감했다. 유가는 이번달 총 0.4% 하락했으며, 1월 중 97.4달러에서 103.74달러 사이에서 움직였다. 이는 지난 2010년 10월 이후 가장 적은 폭의 움직임이다.
iitrader.com의 리치 일치즌은 "소비자신뢰지수 부진은 분명히 단기적으로 시장에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뉴욕상품거래소(COMEX) 4월인도분 금 선물은 전일대비 0.3% 상승한 온스당 1740.4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장중 1750.6달러까지 올라 지난달 8일 이후 최고치에 도달했다. 금은 1월에만 11%나 급등했으며 이는 지난 1983년 이후 1월 기준 최대 상승폭이다.
인테그레이티드 브로커리지의 딜러 프랭크 맥기는 "그리스 해결과정과 미국 연준(Fed)의 우려 섞인 시선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금값을 끌어올리고 있다"며 "시장에 아직 금값에 대한 모멘텀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MKF 파이낸스의 버나드 신은 "아직 남아있는 불확실성이 투자자들로 하여금 안전자산인 금을 보유하게 만들고 있다"며 "금을 보유하는 것에 대한 기회비용은 아직 낮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정재우 기자 jj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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