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미주 기자]"집값, 지금이 바닥이다."
국내 주택시장에 대한 설명이 아니다. 미국에 대한 평가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체이스 최고경영자(CEO) 가 지난 9일(현지시간) 기자회견장에서 한 말이다.
그가 꼽은 근거는 늘어나는 독신가구다. 매매가보다 비싼 집세도 한 요인이다.
눈을 국내로 돌려보자. 국내시장은 최근 몇년간 아파트 매매거래는 줄어들며 부동산시장은 침체기였다. 그러나 전세가만은 솟아오른 상황이다.
과연 이 같은 우리 주택시장은 미국과 비슷하며 바닥이라는 평가도 내릴 수 있을까?
의견은 제각각이지만, 적어도 주택정책 실무를 총괄하는 박상우 국토해양부 주택토지실장의 견해는 제이미 다이먼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박 실장의 설명에 따르면 독신가구 현황은 우리나라도 미국과 다를바 없다. '2010인구주택총조사'에서 서울시 1인 가구 비율은 전체 인구의 24.4%였다. 4인 가구 비율(23.1%)보다 높은 수치다. 정부가 1인 가구를 위한 도시형생활주택 공급 확대에 전력투구하는 이유다.
전·월세 가격 안정을 위한 태스크포스(TF)의 담당 책임관이기도 한 박 실장은 "집값이 더 떨어지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사실상 바닥이라는 뜻이다. 하지만 나라마다 처한 여건이 달라 같은 상황이 되기는 어렵다며 한 단계 차단막을 쳤다.
집값 바닥을 주장한 배경은 세 가지다. 2008년 이후 집값이 안정됐다는 게 하나다. 다음은 집에 대한 수요가 계속 있을 것이라는 것과 많이 오른 전셋값이다. 전세수요가 매매수요로 변화될 것이라는 의미를 깔고 있다.
또 소형아파트의 경우 지난 10년간 가격이 10%정도 올랐다는 점도 지적했다. 최근 2~3년을 봐도 가격이 상승했다. 중대형아파트 역시 가격 조정을 거쳤다.
작년 아파트 거래량은 평균 수준이다. 보통 20만 건을 평균으로 보는데 특히 소형아파트의 거래가 많았다는 분석이다. 이래저래 시장에선 '집값 바닥'이란 신호가 많다는 얘기다.
'12·7대책', 강남3구 투기과열지구 해제 등의 부동산 대책에 대해서도 물었다. 시장에서는 이들 대책이 약발이 없었다고 평가됐던 바다. 박 실장은 "12·7대책은 시행한 지 얼마 안 됐기 때문에 더 두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강남 집값의 거품론에 관해서는 "일부 거품이 있을 수 있다"면서도 "어디까지가 거품인지 단정짓기가 어렵다. 비싼 만큼 사람들이 가치가 있다고 여기는 것일 수도 있다"고 평가했다.
정부의 주택 정책의 목표를 물었다. 그는 "매매 거래는 활성화하되 전세가격은 물가상승률보다 낮은 수준을 유지하는 것"이라는 '정답'을 말했다. 집값 안정책 대해서는 "보금자리 등의 공공주택으로 공급량을 늘려 해결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박미주 기자 beyo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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