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탈북 후 국내에 들어온 북한이탈주민들의 경제활동수준이 여의치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노동시장 진입률은 증가추세지만 여전히 전체국민보다 고용률은 낮고 실업률은 높았다. 고용의 질 측면에서도 평균치보다 낮은 것으로 파악됐다.
13일 북한이탈주민지원재단이 국내에 있는 북 이탈주민 8299명을 상대로 설문조사한 결과를 보면 지난해 기준 경제활동 참가율은 56.5%로 나타났다. 지난 2009년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이 파악한 48%보다 소폭 오른 수준이지만 여전히 전체 국민 평균치 61%(2010년, 통계청)보다는 낮은 수준이다.
고용률 역시 49.7%로 전체 국민의 58.7%보다 낮은 수준이었으며 실업률은 12.1%로 전체 국민 평균치(3.7%)에 3배 수준이었다. 고용형태로 구분했을 경우 임시직이나 일용직 근로자 비중도 47.4%로 전체 국민의 28.9%를 상회해 일자리 질적인 측면에서도 취약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달 평균소득은 101만원~150만원이 41.3%로 가장 많았고 50만원 이하라는 응답이 8.2%, 50만원~100만원이 25%로 북한이탈주민 취업자 가운데 33% 이상이 월 평균 100만원 이하 소득을 얻고 있었다.
남한생활에 대한 만족도는 만족이 69.3%, 보통이 25.7%, 불만이 4.8%로 대체적으로 만족하는 비율이 높게 나타났다. 만족하는 이유로는 내가 일한 만큼 소득을 얻을 수 있어서라는 답변이 가장 많았고(48%), 북한생활보다 경제적 여유가 생겨서,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어서 등도 있었다. 탈북동기를 보면 절반이 넘는 사람이 식량부족과 경제적 어려움 때문이라고 답했다.
가족구성을 보면 배우자 국적은 조선족과 한족을 포함한 중국출신이 35.6%로 가장 많았고 북한(34%), 남한(27.2%)순이었다. 남자의 경우 북한출신 여성과 결혼했다는 응답이, 여자는 중국 또는 남한출신 남성과 결혼했다는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북한이탈주민에 대해 그간 소수 표본조사는 여럿 있었지만 이처럼 광범위한 조사를 진행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조사를 진행한 이 재단 김정수 연구지원센터장은 "신뢰성 높은 통계를 통해 향후 북한이탈주민에 대한 정착지원 서비스를 체계적으로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며 "특히 그간 제대로 들여다보지 못했던 청소년 지원정책을 내실화할 수 있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최대열 기자 dy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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