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명품시장 중국에는 명품 브랜드가 없다(?)
[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세계 최대 사치품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는 중국에서 정작 중국의 '토종' 명품 브랜드들은 설 자리가 없다. 중국인들이 좋아하는 명품 브랜드의 십중팔구는 미국과 유럽에 본사를 둔 외국 기업들의 것이다. 세계사치품협회(WLA)가 발표한 '100개의 세계 명품 브랜드' 리스트에서는 중국 기업을 찾기 힘들다.
중국은 올해 일본을 제치고 세계 최대 사치품 소비 시장으로 등극할 가능성이 크다고 WLA의 전망을 인용해 중국 인민일보 온라인판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LA는 올해 중국의 사치품 소비 시장 규모를 146억달러로 추정했다. WLA는 중국 인구 가운데 약 16%에 해당하는 2억명이 명품 브랜드 제품을 소비하는 소비자로 자리를 잡았고, 사치품 소비자 수는 연간 25%씩 늘어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WLA가 밝힌 지난해 말 기준 중국의 사치품 소비 시장 규모는 126억달러다. 개인용 비행기, 요트, 고급자동차 등을 포함하면 시장 규모는 더 커진다. 전체 글로벌 사치품 소비 시장 규모의 28%가 중국이 담당하고 있다.
중국인이 명품업계의 '큰 손'이 된 데에는 빠른 경제성장과 함께 중상류 계층이 빠르게 확대된 것과 위안화 절상으로 상대적인 수입품 가격 부담이 낮아진데 있다.
WLA는 지난해 크리스마스 쇼핑 시즌 부터 중국인의 소비심리가 폭발하는 이달 설 연휴 까지 중국인들이 57억달러 어치 명품 제품들을 구매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렇다면 중국인들은 어떤 명품 브랜드들을 선호할까.
중국 재계정보 제공 기관인 후룬(胡潤)이 12일 공개한 '2012년 중국 부자들의 브랜드경향 보고'에 따르면 중국 부자들이 선물용으로 선호하는 10대 명품 브랜드는 루이뷔통(14.9%), 까르띠에(10.3%), 에르메스(8%), 샤넬(6.2%), 마오타이(5.9%), 애플(5.7%), 크리스찬 디오르(4.6%), 프라다(3.9%), 롤렉스(3.6%), 아르마니(3.4%) 순이었다.
프랑스 브랜드가 5개로 가장 많았고 이탈리가가 2개, 미국, 스위스가 각각 1개씩을 차지했다. 중국 토종 브랜드로는 바이주(白酒·중국 전통술)인 구이저우 마오타이가 유일하게 이름을 올렸다.
이번 조사에는 개인 자산 1000만위안(18억원) 이상을 가진 부자 503명이 참여했다.
중국 원저우에서 무역업을 하는 44세 구안홍성씨는 지난해 100만위안을 사업용 선물 비용으로 지출했다. 아이폰 40대와 아이패드2 7대, 맥북 12대를 구입했고 까르띠에, 에르메스, 몽블랑에서 나온 제품들도 샀다. 그는 "보통 선물용으로 고를 때에는 인지도가 높은 명품 브랜드를 택한다"면서 "중국 토종 브랜드는 아직 인지도면에서 떨어진다"고 말했다.
중국인들이 '토종' 명품 브랜드를 외면하고 있는 현실은 WLA가 발표한 '100개의 세계 명품 브랜드' 리스트에서도 드러난다. WLA는 패션, 항공기, 요트, 자동차, 귀금속, 시계, 화장품, 주류, 호텔, 혁신적 상품 등 10개 분야에서 명품 브랜드를 각각 10개씩 꼽았다.
이 중 패션 명품 브랜드 리스트에는 에르메스, 샤넬, 루이뷔통, 크리스찬 디오르, 페라가모, 베르사체, 프라다, 펜디, 조르지오 아르마니, 에르메네질도 제냐 등이 올랐다.
박선미 기자 psm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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