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새해 첫 주 유럽에서 별다른 주목할 일정이 없는 가운데 뉴욕증시 투자자들은 고용지표를 비롯한 미국 경제지표에 주목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 경제지표가 연말 쇼핑시즌 효과에 힘입어 개선이 이뤄질 것이라는 기대감을 충족시킬지 여부가 변수다. 여전히 혼란스러운 유럽 부채위기 상황은 투자심리를 억누를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마지막 주간 뉴욕증시는 차분히 한해를 정리하는 흐름을 연출했다. 다우와 S&P500은 각각 0.62%, 0.61%씩 하락했다. 나스닥 지수도 0.52% 조정을 받았다.
연간 기준으로 다우는 5.53% 올라 3년 연속 상승마감됐다. 반면 2010년 1257.64로 마감됐던 S&P500은 지난해 1257.60으로 마감돼 제자리걸음했고 나스닥 지수는 1.80% 하락했다.
이번주 뉴욕증시는 새해 연휴로 2일 하루를 쉰 뒤 4일간 거래가 이뤄진다.
◆ 고용 등 지표개선 기대= 월가에서는 지난해 보합마감된 뉴욕증시가 올해 조금 더 나은 모습을 보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우선 근본적으로 최근 경제와 주택 등 경제지표도 개선 흐름을 보여주고 있다. 주택 시장이 안정을 보이면서 올해 저점을 바닥을 통과할 것이며 중소기업이 다시 고용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지난 1년간 S&P500 지수 예상치를 1325으로 유지했던 씨티그룹의 토비아스 레브코비치 미 주식 수석 투자전략가는 올해 S&P500 지수 목표치를 1425로 설정했다.
이번주에 공개될 경제지표도 개선 흐름을 보일 것으로 에상되고 있다. 연말 연휴 효과가 기대되기 때문이다.
컴파스 EMP 대안투자펀드의 스티븐 해머스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연말 쇼핑시즌에 집중된 경제지표가 발표되기 때문에 다소간 개선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번주 경제지표 중 최대 관심사는 6일 공개될 지난달 노동부 고용보고서다. 블룸버그 예상치에 따르면 비농업 부문 일자리 개수는 11월 12만개에서 12월에 15만개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공급관리자협회(ISM)의 12월 제조업 지수(3일)와 서비스업 지수(5일)도 전월 대비 상승이 기대된다.
5일에는 미국 주요 소매업체들이 지난달 판매 실적을 공개해 연말 쇼핑시즌 효과를 확인시켜줄 것으로 예상된다.
이밖에 11월 건설지출(3일) 11월 공장주문(4일) 12월 민간 고용지표(5일) 등이 공개된다.
◆ 낮은 금리·추가 부양 가능성= 3일 공개될 지난달 13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서도 최근의 경제지표 개선에 대한 평가가 반영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 때문에 FOMC 의사록도 증시에는 우호적 재료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의사록을 통해 상황이 악화될 경우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3차 양적완화 등 추가 부양조치를 취할 것이라는 입장도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채 수익률이 역사적 저점 수준으로 낮다는 점은 상황이 악화될 경우 FRB가 추가 부양에 나설수 있는 보폭을 넓혀줄 수 있다. 2010년 3.29%로 마감됐던 미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지난해 말 1.88%로 거래를 마쳤다.
골드만삭스는 또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또 다른 양적완화에 나설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채권 수익률이 역사적 저점 수준에 머물러있기 때문에 주식시장으로 돈이 몰릴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또 통상적으로 대통령 선거가 있는 해에는 뉴욕증시가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1939년 이후 대통령 선거가 있는 해에 다우는 평균 4.78% 올랐다. 지지율을 고려해 경제에 부담이 되는 조치들을 취하기 않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 유럽 부채위기 성장률 1% 상쇄= 반면 여전히 최대 변수는 유럽 부채위기다. 유럽 부채위기는 유로화 붕괴로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으며 이 경우 글로벌 경제는 다른 모든 호재를 무시하고 혼돈 속으로 빠져들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연말 쇼핑시즌 효과 덕분에 잠시 잊혀졌던 유럽 부채위기의 부정적 영향력이 올해 상반기에 본격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많은 이코노미스트들은 유럽 경제가 이미 침체에 빠졌으며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유럽 부채위기가 미국 성장률을 1% 갉아먹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현재 3%대로 예상되는 4분기 성장률이 계속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골듬만삭스는 유럽 부채위기와 함께 상승 중인 유가도 성장률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선물은 배럴당 98.83달러로 거래를 마쳤으며 글로벌 성장 둔화 우려 속에서도 지난해 오히려 8.2% 올랐다. 아랍의 민주화 시위로 인한 지정학적 요인은 올해 세계 경제의 또 다른 변수가 될 수 있다.
한편 어닝시즌도 코앞으로 다가온다. 비공식적으로 어닝시즌의 개막을 알리는 알코아의 지난해 4분기 실적 발표는 오는 9일이다. 이번주에는 패밀리달러 스토어와 몬산토가 5일 분기 실적을 공개할 예정이다.
박병희 기자 nut@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