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조문을 위해 2년 4개월만에 방북한 가운데, 김정은 북한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과의 독대가 이뤄질 수 있을지에 눈길이 쏠리고 있다.
단순한 애도를 넘어 금강산 관광객 총격 사망 이후 경색된 대북사업의 물꼬를 트고, 김 부위원장과의 만남을 통해 '포스트 김정일' 시대의 새로운 관계를 형성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 때문이다.
현 회장은 26일 오전 장경작 현대아산 사장, 김영현 현대아산 관광경협본부장(상무) 등 현대아산·현대그룹 임직원 4명과 함께 민간 조문단 자격으로 방북했다. 현 회장이 북한을 찾은 것은 2009년 8월 묘향산에서 김 위원장을 만난 이후 2년 4개월만이다.
당시 현회장은 2008년 관광객 총격 사망 이후 중단된 금강산 관광 등 대북사업의 실타래를 풀기 위해 딸 정지이 현대유엔아이 전무와 함께 방북했고, 체류일정을 수차례 연기한 끝에 김 위원장과 묘향산에서 만나 금강산 관광 재개 등에 합의하고 돌아왔다.
현대그룹과 계열사 현대아산은 이번 방문은 정주영 명예회장, 정몽헌 회장 타계 당시 북한이 각각 조문단과 조전을 보내 애도를 표한 것에 대한 답례차원의 애도라고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3년 이상 대북사업 중단 등으로 5000억원 이상의 손실을 입은 현대아산의 현실을 감안할 때, 이번 방북은 대북사업의 새로운 전환점이 될 수 있는 중요한 카드로 해석된다. 조문단 명단에 장 사장, 김 상무 등 현대아산 핵심간부가 포함된 것 역시 이같은 현대그룹의 기대가 드러나는 대목이다.
현 회장과 김 부위원장이 오찬 또는 다른형태로 독대하는 자리가 마련될 지에도 눈길이 쏠린다.
현 회장은 그간 대북사업과 관련해 김 위원장과 세 차례 독대했다. 특히 대북사업이 위기에 처할 때마다 김 위원장과 직접 면담하는 정면돌파방식을 택해 실마리를 풀어왔다. 김 위원장의 사망으로 인해 그간 교류가 전무한 김 부위원장과의 새로운 관계 형성이 중요한 이유다.
현대아산 관계자는 "대북사업에 대한 의지는 변화된 것이 없다"고 말했다.
조슬기나 기자 se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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