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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느다란 발목으로 어떻게 제철소의 무게를 감내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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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전 광양제철소 제선부 신한익씨 부인 황매자씨
사보에 청암 추모글 올려


[아시아경제 채명석 기자] “가느다란 발목으로 엄청난 무게의 제철소를 어떻게 지탱하셨는지···”

포스코 광양제철소 제선부에 근무했던 신학익씨의 부인 황매자씨는 지난 13일 별세한 고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에 대한 기억을 되새기며 사보에 올린 추모 글에서 이렇게 안타까움을 전했다.


이미 25년이라는 시간이 흘러 정확한 날짜는 기억 못하지만 당시광양제철소 부인회에서 활동하고 있던 황 씨는 박 명예회장이 퇴진한다는 소식을 들었고, 이 소문은 포항과 광양은 온통 술렁거리게 만들었다고 한다. 이 때 부인회에서는 그의 퇴진을 슬퍼만 할 것이 아니라 퇴진을 반대하는 뜻을 모아 박 명예회장에게 전달키로 했다. 황 씨는 “저는 정치인도 아니고 반대운동 경험도 없지만 부인회·동장협의회·주민자치회 등의 많은 사람과 함께 머리띠를 두르고 피켓을 든 채 주택단지를 돌고 또 돌았다”고 회고했다.

강당으로, 다음 날 또다시 헬기장으로 장소를 옮겨가며 반대시위가 계속되자, 이를 접한 박 명예회장 내외가 직접 시위대들이 모여 있는 운동장을 찾아왔다.


흐느끼며 주저 앉아 있는 직원과 부인들을 직접 일으켜 세운 박 명예회장은 “괜찮아! 고마워요!”라는 짧은 한 마디만 남기고 발 길을 돌렸다. 이 때 감정이 북받친 황 씨는 “가시면 안 된다”며 회장님의 발목을 부여잡았단다.


황 씨는 “그때의 충격이란! 회장님은 엄청난 무게의 제철소를 그렇게 가느다란 발목으로 지탱하고 계셨습니다”며 “제 손에 꽉 찬 가녀린 발목은 쇠약해진 제 아버지의 모습처럼 가슴에 오랫동안 남았다”고 전했다.


황 씨가 하던 음식점이 어려워지자 남편은 부인을 돕기 위해 1987년 24년간 정들었던 직장을 명예퇴직했다. 황 씨는 “지금 와서 돌이켜 보면 남편의 퇴직 후 제가 하던 사업까지 실패해 아픔을 감당하느라 많이 힘들었지만 버틸 수 있었던 건 주위의 도움과 함께 포철인이었다는 강한 자존심 덕분”이었다며 “지금은 남편이 저도 사랑해 마지않던 회사를 퇴직했지만 한가족 이었음을 잊지 않으며, 품질이 곧 회사의 생명이라고 여기시던 회장님의 신조대로 좋은 음식을 만들고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황 씨는 박 명예회장에게 “그리운 분들께 회장님과 함께했던 기억을 떠올리며 안부를 전합니다. “미안합니다. 고맙습니다. 그리고 사랑합니다. 더 좋은 모습으로 늘상 그 자리에 서 있겠습니다”로 추모글을 마무리 했다.




채명석 기자 oricms@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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