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창업시장 핫이슈 살펴보니
2011년은 창업시장의 ‘르네상스’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만큼 숫자나 아이템에서 큰 특징을 나타낸 한 해였다. 하지만 올해에도 창업시장은 강세를 나타낸 업종과 약세 업종이 혼조세를 보이기도 했다. 2011년 창업시장의 특징을 정리해 본다.
올해 창업시장은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양적으로 급팽창한 한해였다. 우선 베이비부머들의 은퇴가 창업으로 이어졌고, 청년 실업자들이 창업시장으로 진출하면서 양적 팽창을 나타냈다. 여기에 남성 가장들의 부담을 덜고자 나선 여성 창업자 수도 부쩍 늘어나면서 르네상스기를 이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11년 창업시장의 특징으로 손꼽을 수 있는 것은 단연 커피전문점이다. 커피전문점이 이렇게 많은 인기를 끌고 있는 까닭은 사람들의 라이프스타일이 변하면서 고객들이 많이 늘어났기 때문. 게다가 창업자들도 일반 음식점 창업과는 달리 외관상 깨끗하다는 점과 고급스러움을 갖출 수 있다는 생각으로 그 수가 점차 증가하고 있다.
커피전문점 강세…대형화로 부담도 크게 증가
커피전문점 창업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카페베네’의 신화다. 카페베네는 브랜드 출시 2년 반 만에 스타벅스의 점포 수를 추월했고, 최단기 가맹점 700호 돌파했다. 2008년 5월 첫 점포를 연 카페베네는 급속히 성장하며 대한민국 커피 시장 1인자로 거듭났다. 하지만 이런 화려한 성공의 뒤에는 그늘도 있다. 5억원대에 육박하는 창업 비용과 빠르게 늘어난 점포 수로 인한 과열경쟁 등이 그것이다.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권리금이 가장 많이 오른 업종도 커피전문점으로 나타났다. 커피전문점 평균 권리금은 1억5221만원(평균면적 82.64%)으로 1년 만에 29.24%(3444만원) 올랐다고 한다. 33개 업종 가운데 권리금 증가액이 3000만원을 넘은 것은 커피전문점이 유일했다.
이렇듯 커피전문점의 강세는 일각에서는 과열경쟁과 수익성 하락 논쟁을 뒤로 하고 올해 최고 유행 업종으로 우뚝 섰다. 하지만 이런 강세가 내년에도 이어질 것이라는 데에 동의하는 전문가는 드물다. 최근 2~3년간 대형 프랜차이즈 기업들이 공격적으로 매장을 확대하면서 대로변 A급 입지의 대형 점포를 선호하면서 사업 자체가 대형화됐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개인이 1억원 미만의 자금으로 10~20㎡ 면적의 작은 점포를 얻어 창업하던 커피 판매 관련업종은 최근 수억 원을 투자해 창업하는 ‘귀족형 업종’으로 변모하고 있다.
경기위축 반영 값싼 식사대용 업종도 부상
커피전문점 이외 두드러진 특징으로는 소규모와 실속 아이템 창업이 눈에 띈다. 경기 위축으로 인한 소비 위축으로 적은 돈으로 끼니를 해결할 수 있는 분식이나 저렴한 먹거리 창업이 주를 이룬 것.
요즘 직장인들 및 학생들은 외식을 줄이고 그 대안으로 도시락을 선호하기 시작했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점은 지역 편의점 도시락 판매량이 급증했다는 것. GS25는 지난 2월 말 전국 5100여개 매장에서 도시락 판매가 전년 동기 대비 103.1% 증가했다고 한다. 앞으로 도시락시장이 식재 원가 부담으로 위축된 분위기를 전환시키는 효자 노릇을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특히 정부의 한식 세계화 바람과 맞물려 인기를 얻은 업종은 떡볶이 창업이었다. 분식점 메뉴의 한 부분이었던 떡볶이가 메인 메뉴로 등장하면서 새로운 열풍을 일으켰다. ‘아딸’이나 ‘죠스떡볶이’ ‘국대떡볶이’ 등은 떡볶이 전성시대를 연 대표적인 브랜드들이다. 동네 귀퉁이나 초중고 인근의 전통적인 떡볶이를 제치고 브랜드화에 성공해 이제 당당한 대표업종으로 발전했다.
이와 함께 국수전문점 창업도 러시를 이뤘다. 부담 없는 저렴한 가격으로 한 끼 식사를 해결할 수 있다는 특징과 품목을 단순화함으로써 사업성을 갖춘 아이템이다. 이런 영향으로 이제 소비자 발길이 닿는 웬만한 골목에는 국수전문점이 한두 곳 없는 곳이 없을 정도다.
일본식 선술집풍의 주류점 신세대 상권 장악
주류점의 경우 ‘이자카야형’ 창업 아이템이 강세를 나타냈다. ‘돈부리’ ‘라멘’ 등 메뉴에 일본풍의 실내 디자인이 가미된 이자카야형 주점은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주류문화를 선도하고 있다. 여기에 일본식 술인 ‘사케’가 더해지면서 젊은이들의 주류문화를 이끄는 문화 아이콘으로 부상했다.
샤브샤브 전문점의 경우 엄선된 재료와 특별소스 개발을 통해 월남쌈, 구이, 딤섬, 고기, 야채, 만두, 국수, 죽 등 서브메뉴를 점심메뉴로 특화시켜 고객 유치를 하고 있다. 이들의 변화는 또 있다. 샤브전문점의 경우 가족단위의 고객들이 많이 찾아오는 특성상 어린이들의 입맛을 고려한 돈가스, 새우롤 등을 선보여 부모들에게 좋은 호응을 얻고 있다.
창업시장 권리금은 얼마가 적정할까
월 순수익 12배까지 감내할 수준
신규 창업자든 기존 창업자든 간에 점포 권리금은 주요 관심사항이다. 하지만 권리금은 법적으로 보호받지 못하는 영업 권리를 금액으로 표현한 숫자이기 때문에 간혹 권리금 때문에 낭패를 보는 경우도 많다.
너무 비싼 권리금은 창업비용의 큰 부담을 주면서 결국 리스크를 높이는 역할을 한다. 그렇다고 권리금이 없는 점포를 찾아서 개업하기도 쉽지 않다. 그렇다면 권리금은 있는 게 좋을까, 아니면 없는 게 좋을까? 또 창업을 할 때 인정해야 할 권리금은 어느 정도가 적정할까?
창업 전문가들은 권리금이 없다고 반드시 좋은 것은 아니라고 조언한다. 권리금이 없다는 것은 그만큼 영업 권리가 없다는 것을 뜻하기 때문이다. 결국 어떤 업종이든 권리금이 없다는 것은 그동안 단골이나 영업권을 지킬만한 수준이 안 된다는 것을 뜻한다.
건물 임대 시 건물주가 아예 권리금 자체를 인정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법적으로 보호받지 못하기 때문에 무형의 영업권이나 시설물에 대해 그 권리를 제한하는 것이다. 이런 경우 임대기간이 끝나는 경우 원래대로 복원하는 게 원칙이므로 과도한 시설 투자를 자제하는 게 좋다.
일반적으로 시설권리를 제외한 권리금의 적정 규모로는 사업장의 월 순수익의 12배 정도가 적정하다는 의견이다. 입지 조건이나 업종에 따라 편차는 있겠지만 일반 창업의 경우 약 1년간의 순수익에 해당하는 권리금 정도는 유효하다고 판단하는 것이다.
창업자에게는 다소 불리한 제도로 여겨질지 모르지만 권리금을 달리 표현하면 ‘자영업자의 퇴직금’으로 이해하면 빠르다. 그동안 자신이 사업을 하면서 잘 다져놓은 영업권이 결국 직장인의 퇴직금처럼 자신에게 보너스로 다가온다는 논리다.
이코노믹 리뷰 한상오 기자 hanso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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