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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K, ‘왕회장-TJ’ 반목에 마침표 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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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 빈소 조문
선배 경영인에 대한 예우···아버지 조문에 대한 답방
최고 어른 자리에 올라, 새로운 리더십에 관심


[아시아경제 채명석 기자] 가장 절친했을 수 있는 사이일 수 있었지만 그러질 못했다.

쇠를 주재료로 완제품을 만드는 현대가와 국내에서 유일하게 쇳물을 만들었던 포스코, 특히 산업계의 두 거목인 정주영 전 현대그룹 명예회장과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을 말한다. 제철사업을 놓고 어긋난 두 사람간 갈등의 평행선은 무려 20년이 넘게 이어졌다.


이러한 관계의 마침표를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찍었다. 정 회장은 15일 오전 고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신촌 세브란스 병원 장례식장 특1호실을 찾아 조문했다. 2000년 3월 21일 먼저 세상을 떠난 아버지 정주영 명예회장의 빈소에 박태준 명예회장이 조문한 데 대한 답방이자, 몇 사람 남지 않은 재계 어른의 마지막 가는 길을 직접 배웅하겠다는 뜻도 담긴 것으로 보인다.

실타래가 꼬인 첫 시기는 33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78년 5월, 인천제철(현 현대제철)을 인수한 현대그룹이 고로 사업 진출을 선언하면서 두 사람의 마찰은 시작됐다. 조선·건설·자동차 등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주재료인 철강제품 공급 문제로 시달렸던 정주영 회장(당시)이 아예 쇳물을 직접 만들겠다고 판단했던 것이다.


당시 정부는 포항제철소에 이어 제2 제철소(현 광양제철소) 사업을 인가하려던 때였고, 제1제철은 정부의 투자로 진행했으니 제2제철은 민영화를 통해 경쟁체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게 정주영 회장의 주장이었다. 반면 박태준 회장(당시)은 생산과잉으로 인한 투자 효율 저하와 품질 하락의 이유를 들어 포스코가 맡아야 한다고 반박했다. 정부 내에서도 의견이 엇갈리며 갈등은 증폭됐다. 결국 박태준 회장이 박정희 대통령을 만나 담판을 지은 덕분에 제2제철 사업권은 포스코에게 돌아갔다.


첫 제철사업 추진에 실패한 정주영 회장은 1994년 제3제철소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독점 공급의 폐해를 막기 위해서는 경쟁체제 도입이 불가능 하다는 주장이었다. 이에 포스코는 반대에 나섰다. 과잉공급에 대한 우려가 대외적인 이유였지만, 속내는 거대기업으로 성장한 현대에 제철소까지 넘겨준다면 덩지를 키워 전체 산업의 균형이 깨어질 수 있으며, 포스코의 생존에도 위협이 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었다. 정부도 포스코의 편을 들어줘 사업 인가를 내주지 않았다.


결국 정주영 회장은 자신이 만든 쇳물을 보지 못한채 1996년 아들인 정몽구 회장에게 최고경영자(CEO) 자리를 물려줬고, 4년 후 세상을 떠났다. 제철사업은 그의 세 가지 숙원 사업중 하나로 남겨졌다.


그룹 회장에 오른 정몽구 회장의 첫 일성은 고로 제철소를 짓겠다는 것이었다. 통상 ‘하동 프로젝트’라 부르는 이 사업을 위해 정몽구 회장은 자신의 모든 인맥을 동원했고, 첫 삽을 뜨기 직전까지 진척시켰다. 하지만 이번에는 IMF 외환위기라는 직격탄이 기다리고 있었고, 정몽구 회장은 스스로 손을 놔야 했다.


소그룹으로 분열된 현대그룹의 사업중 현대자동차를 물려받은 정몽구 회장은 2004년 한보철강을 인수해 충남 당진에 고로 제철소를 착공했고, 2010년 1월 5일 제1고로 화입식을 가짐으로써 한국은 고로 제철소 사업의 경쟁시대를 열었다.


이어 4월 8일 열린 현대제철의 고로 제철소 종합 준공식의 귀빈석에 박태준 명예회장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현대제철측이 초청장을 보냈으나 박태준 명예회장의 개인적인 사정으로 시간을 내지 못했다는 후문이다.


박태준 명예회장의 별세로, 정몽구 회장은 철강업계에서도 가장 높은 자리에 위치한 어른이 됐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연륜과 노하우를 중시하는 철강산업의 특성상, 그의 조문이 던지는 의미가 크고 업계에 미치는 영향 또한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며 “산업 근대화를 이뤄낸 박태준 명예회장의 뒤를 이어 정몽구 회장이 어떤 리더십을 보여줄지 기대된다”고 말했다.




채명석 기자 oricms@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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