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유진 기자]충남 태안 앞바다 기름유출 사고가 발생한 지 4년이 지났지만, 사고해역 인근 주민의 건강상태가 폐금속광산 지역 주민보다 더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태안환경보건센터(센터장 허종일)가 14일 공개한 '방제지역 주민 건강영향지표 추적조사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10~11월 측정한 태안 방제지역 주민 271명의 소변에서 측정한 지방질 과산화 지표(MDA·말론디알데하이드) 농도는 평균 2.40μmol/g-크레아티닌으로 폐금속광산 주민보다 1.5~2배 높고, 공단 인근 주민보다는 3배가량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MDA는 세포막의 지질과 활성산소가 반응해 만들어지는 지질 과산화물로, 세포와 조직에 일어나는 산화적 손상을 측정하는 생물학적 지표로 쓰인다. 또 다른 산화 스트레스 지표로 DNA의 손상 정도를 나타내는 8-하이드록시데옥시구아노신(8-OHdG)의 농도 역시 5.61㎍/g-크레아티닌으로 폐금속 광산주민(2.78 ㎍/g-크레아티닌)이나 호흡기질환자(3.08㎍/g-크레아티닌)의 2배 수준이었다.
이는 2009년 2~4월 측정한 방제지역 주민의 8-OHdG 평균 농도(5.87㎍/g-크레아티닌)와 비교해 별다른 차이가 없는 것으로 시간이 지나도 사고해역 인근 주민의 건강상태가 크게 회복되지 않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센터는 보고서에서 “산화 스트레스가 지속적으로 일어나면 면역체계의 이상을 가져오거나 심하면 암을 유발하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며 “사고 초기에 나타나지 않은 건강영향이 시간이 지난 후에 발생할 수도 있으므로 이를 예측할 수 있도록 다양한 접근방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조유진 기자 ti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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