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억 달러대 시장 프랫앤휘트니 독식
[아시아경제 박희준 기자]미국의 제너럴일렉트릭(이하 GE)과 영국의 롤스로이스가 F-35용 엔진개발을 중단한다고 2일 동시에 발표했다. 이로써 최대 1000억 달러(한화 100조 이상)F-35용 엔진시장은 미국의 유나이티드테크놀러지 산하의 프랫앤휘트니가 독식할 수 있게 됐다.
파이낸셜타임스는 GE와 롤스로이스가 이날 F-35용 '재연소 터보팬 엔진'(일명 대체엔진) 개발을 위한 15년간의 노력을 포기하고, 향후 30년간 약 1000억 달러에 이를 수도 있는 시장을 경쟁사인 프랫앤휘트니에 넘겨줬다고 3일 보도했다.
그동안 F-35에 탑재할 엔진은 프랫앤휘트니가 F135라는 이름으로 생산해왔다.F135엔진은 미국의 스텔스 전투기 F-22랩터에 탑재된 F119의 파생형이며 F119는 11만 시간의 비행시간을 갖고 있어 검증되지 않은 대체에너지에 비해 F-35에 '안전'을 제공할 수 있다고 록히드마틴측은 밝히고 있다.
두 회사는 미 의회가 엔진개발 자금을 삭감해 국방부가 자금지원을 중단한 4월부터 자체자금으로 F-35에 탑재할 F136엔진 개발을 해왔다.
미국의 국방뉴스관련 전문 사이트인 디펜스뉴스는 미 국방부는 지난 3월24일 추력 4만3000파운드급 엔진 작업중단 명령을 내렸다고 전했다.
디펜스뉴스에 따르면 당시 GE는 F136엔진 개발이 약 80%의 진전을 보이고 있으며, 6대의 개발용 엔진이 2010년 이후1100시간 이상을 축적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GE와 롤스로이스는 F136이 경쟁사의 엔진에 비해 훨씬 낮은 온도에서도 상당한 추력여유를 보였으며 이는 높은 공기흐름 설계덕분에 F136에 최고 25%의 유지비 이점을 낳는다고 주장했다.
이 때문에 GE-롤스로이스 엔진팀이 엔진을 계속 생산해 프랫앤휘트니와 경쟁을 벌일 경우 과거 록히드마틴의 F-16 파이팅팰콘용 엔진공급을 놓고 다툰 ‘대(大) 엔진 전쟁’ 이 재연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과거 GE는 F110엔진을,프랫앤휘트니는 F100엔진을 각각 내놓아 치열한 경합을 벌였다.
록히드마틴은 지금도 F-35 제작에 참여하고 있다.
GE의 릭 케네디 대변인은 "국방부의 반대와 좀 더 유망한 엔진에 투자할 회사내부의 필요성, F-35의 지연에 대한 우려가 이같은 결정의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케네디 대변인은 “이정도로 불확실한 상황에서 자체 자금으로 엔진을 개발하려 한다는 것은 어렵다”면서 “10년이 지날때까지 엔진이 배치되지 않는다면 투자수익을 어디서 얻을 수 있는가”라고 물었다.
FT에 따르면 4월 이후 지금까지와 GE와 롤스로이스는 자체자금을 수억 달러 지출했다.
이들 회사는 “상업용 항공기엔진 수요가 매우 많다는 것은 직원들이 일할 수 있는 다른 일들을 찾을 수 있었다는 뜻”이라고 주장했다.
프랫앤휘트니 대변인은 발표문에서 “그는 우리 회사는 고객을 위해 비용을 낮추는 노력을 하고 비행시험프로그램에 힘을 제공하면서 F135엔진 인도에 주력할 것이며, 국방부 고객이 계속해서 F-135엔진에 보여준 신뢰와 지원에 감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록히드마틴이 향후 30년간 운용을 목표로 노후화하는 미군기를 대체하기 위해 개발하고 있는 F-35 합동타격기는 미군의 무기획득 프로그램 중 최대 규모이지만 비용상승과 기술과 생산 장애물로 인도가 지연돼 예산삭감을 주장하는 매파들의 표적이 되고 있다.
두회사의 엔진 개발 중단 결정으로 GE와 롤스로이스그룹은 상당한 손해를 감수할 수 밖에 없다. F-35용 엔진 개발을 중단함으로써 ‘수지맞는’ 시장을 경쟁사인 프랫앤휘트니가 독점하도록 했기 때문이다.
미국과 동맹국들은 F-35 약 3000여대를 구매하기 위해 수백억 달러를 지출할 것으로 보이며 이는 대규모 엔진시장이 새롭게 만들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엔진개발 프로그램을 살리기 위해 제프 이멜트(Jeff Immelt) 회장이 유력한 의원들에게 서한을 보내고 신기술을 제안하는 등 무진 애를 썼다.
전문가들과 미군, 정치인들은 두가지 두가지 엔진이 필요한지를 놓고 의견이 양분됐다.GE와 롤스로이스는 경쟁으로 비용이 낮아질 것이라고 주장한 반면, 미 국방부는 두 번째 엔진 안성에는 수 백 억 달러가 들 것이며 이는 국방부가 부담할 수 없다고 맞서왔다.
박희준 기자 jacklond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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