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한조 농협중앙회 PB마케팅부 펀드 애널리스트
[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지난해 실질금리가 마이너스로 돌아선 이후 '실질금리 마이너스 시대'가 장기화되고 있다. 은행의 가중평균수신금리에서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을 차감한 실질금리는 지난해 9월에 마이너스로 전환했고 이후 소폭 상승하기도 했지만 최근까지 마이너스 시대가 이어지고 있다.
실질금리 마이너스 상황이 지속되면서 가장 큰 영향을 받는 것은 금리에 따라 주목도가 달라지는 상품들이다. 이같은 상황 속에서는 예금과 같은 안정형 상품은 매력도가 점점 떨어지고 반대로 투자형 상품은 매력도가 점점 올라간다.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물가 상승률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익률을 받는 것보다 다소 위험을 감수하고라도 고수익상품에 투자하고 싶다는 생각을 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금리가 가파르게 상승하는 시기라면 실질금리가 마이너스라고 해도 부채축소를 통해 이자부담을 경감시키겠지만 금리가 하락하는 시기에는 이자에 대한 부담이 크지 않기 때문에 수익추구에 대한 관심이 더 커질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올해 들어 주식형펀드로의 자금유입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주가상승에 따른 환매규모가 축소됨은 물론 주가하락을 이용한 신규자금 유입도 활발해 국내주식형펀드로 6개월 연속 자금이 유입됐다. 10월말 기준 적립식펀드 판매 잔액은 전월대비 5580억원 증가한 56조7020억원이다. 지난 5월부터 꾸준히 증가세를 나타낸 적립식펀드 판매 잔액은 6개월간 4조670억원이 늘었다.
지난 10월 이후 주식시장이 유럽발 재정위기로 인한 급락에서 점차 벗어나기 시작했음에도 불구하고 국내주식형펀드에 지속적으로 자금이 들어왔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생각한다. 추가적인 자금유입 규모는 주식시장 흐름에 따라 좌우될 가능성이 크지만, 투자자들에게 투자형상품의 매력도는 점차 높아진 상황이다. 유럽발 재정위기가 완화되는 시그널이 지속된다면 주식형펀드를 비롯한 투자형 상품으로의 자금유입은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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