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 하늘이다
[아시아경제 손은정 기자] 김하늘(23ㆍ비씨카드ㆍ사진)이 부활했다.
지난 4월 무려 31개월 만에 현대건설서경오픈에서 우승하면서 포문을 열었다. 10월 하이트진로챔피언십에서는 2승째를 거두며 올 시즌 첫 '2승 챔프'에 올랐고, 11월에는 KYJ골프여자오픈에서 3승을 수확하며 '상금여왕'의 쐐기를 박았다. 김하늘 이외에 다승자는 단 한 명도 배출되지 않았다. 김하늘은 결국 상금여왕과 다승, 대상까지 개인 타이틀도 '싹쓸이'했다.
▲ 김하늘 '우뚝'= 신지애(23ㆍ미래에셋)와 서희경(25ㆍ하이트)의 '절대강자' 시절에 이어 지난해에는 이보미(23ㆍ하이마트)가 '4관왕'을 차지하면서 독주체제를 이어갔다. 서희경이 미국으로 떠나고 이보미 마저 일본과 국내 무대를 병행하면서 올해는 10월까지 15개 경기가 치러지는 동안 2승 선수가 없을 정도로 '춘추전국시대'가 이어졌다.
그나마 상반기에는 심현화(22ㆍ요진건설)가 유일한 스타였다. 9개 대회 가운데 롯데마트여자오픈 우승을 포함해 7차례 '톱 10'에 진입하는 일관성을 주 무기로 삼았다. 심현화는 그러나 하반기 들어 내리막길을 타면서 김하늘과의 상금경쟁에서 2위로 밀려났다. 유력했던 평균타수 부문에서도 최종전에서 2라운드 합계 19오버파라는 어이없는 성적으로 4위까지 추락했다.
김하늘의 부활모드는 막판에 빛을 발했다. 지난 21일 끝난 시즌 최종전 ADT캡스챔피언십에서도 비록 준우승에 그쳤지만 조영란(24ㆍ요진건설)과 7개홀 연장혈투를 벌여 뉴스를 만들었다. 2008년 3승 이후 '제2의 전성기'다. 최저타수상은 대부분의 선수들이 타수를 까먹은 최종전에 불참한 이보미(71.84타)에게 돌아갔다.
▲ 유소연의 '쾌거'= 유소연(21ㆍ한화)에게도 의미있는 한해였다. 지난 5월 롯데칸타타여자오픈에서 18개월 만에 우승 갈증을 풀었고 7월에는 특히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비회원신분으로 메이저대회 US여자오픈에서 우승을 일궈내 전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톱 10' 진입이 9차례, 8~10월 사이 열린 5경기에서 연이어 '톱 10'에 들어 안정된 기량을 과시했다.
하지만 하반기 2개 대회에서 어이없는 규칙 위반을 반복하면서 빈축을 사 월드스타로서의 체면이 깎여 아쉬움을 남겼다. 내년부터는 미국으로 건너갈 계획이어서 룰에 대한 무지함에 대한 팬들의 우려가 더욱 커지고 있다. 문현희(28ㆍ발트하임)는 LIG손해보험클래식에서 4년10개월 만에 우승해 건재함을 과시했고, '루키' 정연주(19ㆍCJ오쇼핑)는 내셔널타이틀 한국여자오픈을 제패하면서 신인왕까지 수상했다.
또 이승현(20ㆍ하이마트)과 윤슬아(25), 이미림(21ㆍ하나은행), 변현민(21), 박유나(24ㆍ롯데마트) 등이 투어 데뷔 첫 우승을 일궈내 기대감을 키웠다. 해외파 최나연(24ㆍSK텔레콤)과 양희영(22ㆍKB금융그룹)의 우승을 포함해 총 17명의 챔프가 탄생해 "선수들의 연습량이 많아지면서 실력이 종이 한 장 차이"라며 "누구라도 우승 가능성이 있을 정도로 상향평준화됐다"는 평가다.
손은정 기자 ejs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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