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만들었을까, 라면. 내가 개고생 하던 시절에 미리 만들어 주셨으면 열흘씩 물배만 채우고 살지는 않았을 텐데. 제기럴. 지금은 몇 박스씩 쌓아 두고 사는데도 죽이는 맛이네. 먹을 때마다 옛날이 생각나고 먹을 때마다 억울해지네. 때로는 목이 메이네."
작가 이외수 님께서 트위터에 올린 ‘라면 예찬론’이다. 해학과 감성이 가득한 이 글을 보면서 우리네 식생활에 많은 영향을 끼친 라면의 시대적 변화를 떠올린다.
서민들의 한 끼 식량으로서 동고동락했던 보릿고개 시절의 라면은 그야말로 고단한 삶과 눈물의 상징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남녀노소 누구나 즐기는 현대인의 기호식품이다. 더구나 시대의 변화에 따라 라면은 새로운 맛, 특이한 맛의 신제품이 넘쳐난다. 이러한 ‘맛’에 대한 변화는 점차 웰빙식품으로 진화하고 있다. 요즘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꼬꼬면’은 대표적인 신개념 웰빙라면의 새로운 아이콘이 되었다. 이름마저 상큼 발랄한 이 라면은 ‘남자의 자격’이란 TV프로그램에 등장했던 칼칼한 맛의 라면이다. 특히, 라면의 문제점인 나트륨과 인공감미료 함량을 낮추고 대신 진한 닭육수 국물을 사용했다. 국물에 달걀흰자와 청양고추를 넣어 부족한 단백질을 보충하였고 라면 기름에서 오는 느끼함을 없앤 담백함이 특징이다.
우리나라 최초의 라면은 48년 전 일본회사와 기술제휴를 맺은 삼양라면에 의해 출시되었다. 이후에 한국인의 고유한 입맛에 맞춘 ‘얼큰한 국물과 쫄깃한 면발’로 진화를 하였다. 연간 1인당 라면 소비량이 평균 80여개로서 한국인의 라면사랑은 끝이 없다. 그 중 ‘꼬꼬면’, ‘자연은 맛있다’, ‘신라면 블랙’ 등은 라면의 문제점으로 지적된 성분을 줄이고 맛과 건강을 강조하며 새로운 웰빙라면으로 어필하고 있다.
한편에서는 다양한 라면의 소비량 증가에 따라 국민 식생활의 불균형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끊이질 않는다. 그렇다면 라면의 문제는 과연 무엇이며 라면을 건강하게 먹는 방법은 무엇일까?
1. 높은 열량(라면 한 개 420~580kcal)과 영양불균형- 라면은 밀가루 반죽을 기름에 튀겼기 때문에 단백질은 부족하고 야채 스프에 들어 있는 비타민과 무기질은 가공과정에서 대부분 파괴된다. 따라서 라면을 끓일 때 달걀을 첨가하여 단백질을 보충하고 야채와 함께 섭취한다면 부족영양분이 보충되어 한 끼의 식사로도 충분해진다. 다이어터들은 기름에 튀기지 않은 생라면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2. 라면을 튀기는 기름성분의 문제- ’1989년 '공업용 우지 파동' 이후 라면용 튀김은 '우지'대신 식물성 '팜유'로 대부분 교체되었다. 하지만 팜유는 포화지방산의 함량이 높고 저장중 산패의 우려가 있어 산화방지제등의 첨가제 사용량이 높다. 따라서 라면 삶은 물을 한 번 버리고 새로운 물에 다시 조리하는 것이 산화방지제와 착색제 같은 유해성분을 줄일 수 있으며 튀긴 라면의 기름기를 제거할 수 있는 방법이다.
3. 밀가루, 인공화학조미료 첨가의 문제- 라면의 주원료가 수입 밀가루이며 면의 쫄깃함을 위해 알칼리제도 첨가한다. 또한 라면의 스프에는 2g정도의 화학조미료가 들어가는데 기준량 이상의 섭취는 정신적 무력감 및 생리적 대사이상을 가져올 수 있다. 쌀이나 우리밀로 만든 라면, 첨가물을 넣지 않은 천연조미료의 라면을 개발해야 한다. 한편 라면을 끓일 때 스프를 적게 넣고 야채·멸치, 다시마 등으로 국물 맛을 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4. 나트륨 과다의 문제- 나트륨 섭취량이 많아지면 고혈압 등 성인병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으며, 나트륨 성분이 소변으로 빠져나오면서 칼슘도 함께 나와 칼슘 부족 현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라면을 끓일 때 양배추나 대파, 양파를 넣어주면 나트륨배설에 도움이 되고 양파의 퀘르세틴 성분은 콜레스테롤 함량을 낮춘다.
사람들에게 자아존중의 대표적인 방법은 자신의 건강을 지키고, 외모와 내면을 아름답게 가꾸는 것이다. 기업도 마찬가지이다. 라면을 개발하는데 있어서 국민의 건강과 소비자 욕구 존중을 기업의 제1순위 원칙으로 삼아준다면 나는 라면업계가 오랫동안 국민사랑을 받으며 맛을 즐기는 모든 사람들과 함께 할 것이라고 믿는다. 먹는 즐거움, 라면의 잊을 수 없는 그 맛과 추억을 사랑하는 한 사람으로서...
< 미사랑피부비만클리닉 원장 / 식품영양학 박사 전형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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