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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현장] “뉴욕, 뉴욕 하지만 LA도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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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전문 전시기획사 다리(Darii)의 김민호 대표 인터뷰

[미술현장] “뉴욕, 뉴욕 하지만 LA도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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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오진희 기자] 미술품 시장이 국제화되고 있다. 각종 아트페어와 경매, 전시 등에서 세계 각국의 미술이 교류하며 경쟁한다. 그만큼 화랑에서는 국내 화가들을 해외에 널리 알리는 일이 중요해졌다. 또 해외에서 활동하며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한국 작가들이 주목받게 된 이유이기도 하다. 이우환 화백은 그 대표적인 예다. 이 화백은 지난달까지 뉴욕 구겐하임 미술관에서 회고전을 연 바 있다.

국제적인 화가들의 활동영역은 미국의 뉴욕 뿐 아니라 중국 베이징 798단지, 프랑스 파리, 영국 런던, 독일 뮌헨 등 다양하게 포진돼 있다. LA 역시 미국 미술시장의 양대 산맥 중 하나다.


“국외 전시라 하면 무조건 뉴욕, 뉴욕 외치는데, LA(로스엔젤레스 Los Angeles)도 주목해야할 도시다. LA와 한국의 미술에 다리를 놓고 싶다”

수집가에서 미술관 관장으로, 이제는 미술전문 전시기획사 다리(Darii) 대표인 김민호(남 56 사진)씨의 이야기다.


그는 20여년을 광고회사 대표로 일해 왔지만 젊은 시절 도자기에 빠지게 되면서 독학으로 고미술에 이어 현대미술에 대한 지식을 섭렵해왔다. 좋아서 시작한 미술품 공부와 수집 덕에 지난 2002년부터는 운우미술관 관장직을 맡게 됐고 지난해까지 그곳에서 일했다. 그는 관장직을 그만두고 현재 LA와 한국의 미술을 연결하는 독립 큐레이터로 일하고 있다.


◆ 김기창-박래현 그리고 LA 부부작가 전시


[미술현장] “뉴욕, 뉴욕 하지만 LA도 있어요” 그림손 갤러리에서 전시한 마이클 프레이타스 우드(Michael Freitas Wood, 왼쪽)와 비니 케이먼(Beanie Kaman, 오른쪽), 김민호 대표(가운데)

운우미술관은 한국의 피카소이자 바보산수로 유명한 운우 김기창 화백, 그의 아내이자 판화·타피스트리(tapestry, 직물장식)를 응용해 선구적인 작품들로 선보였던 우향 박래현 화백의 작품들이 소장된 곳이다. 청각장애인 운보와 그를 내조하며 함께 작품 활동을 전개해온 우향. 그들의 삶과 부부애는 세상에 널리 알려져 있다. 운보·우향 부부가 함께 살며 작업하던 공간인 성북동 한옥을 헐고 운보가 살아생전 지은 곳이 바로 운우미술관이다. 지난 2001년 운보 화백이 작고한 후 김 대표는 2002년부터 이곳의 관장직을 맡아왔다. 하지만 운우미술관은 재작년부터 경영난에 빠진데다 재개발로 사라질 위기에 처해있는 상황이다. 그가 관장직을 그만두게 된 이유다.


김 대표가 본격적으로 전시기획자로 일한지는 1년반 정도. 그는 최근 LA를 기반으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는 미국인 부부작가의 전시를 열었다. 지난 5일부터 18일까지 인사동 그림손 갤러리에서 열린 마이클 프레이타스 우드(Michael Freitas Wood)와 비니 케이먼(Beanie Kaman)의 전시다. 현재 50대 중견작가인 그들은 지난 1987년 처음 한국을 방문했고 서울시립미술관에서 함께 전시를 열었다. 한국에서 처음 만난 인연으로 LA로 돌아가서는 연인사이로 발전했고 결혼에 골인하게 됐다. 당시 방한 이후 이번이 두 번째다. 지난해 LA에서 이 부부의 전시를 관람한 김 대표는 한국에서의 전시를 제안했고 이렇게 그들의 작품을 소개하게 됐다.


김 대표는 “비니의 경우 추상과 구상이 혼재된, 자연을 소재로 한 따뜻한 그림들을 엿볼수 있고 마이클은 입체적이고 건축적인 요소가 돋보인다. 미국에서 인기가 많은데 그렇다고 꼭 비싼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세계적인 경매회사 소더비나 크리스티에서 고가에 낙찰된 그림들이 주로 매스컴에 오르내리지만 이런 유명인사들 외에도 수많은 작가들이 작품을 시장에 내놓는다. 꼭 부자가 아니라도 그림이 좋고 마음에 든다면 큰 부담 없이 소장해볼만한 작품들이 오히려 더 많다. 하지만 한국 미술시장에서 그림값은 다소 비싸다는 게 김 대표의 지적이다.


그는 “가격은 세계 미술시장에서의 평가, 국력, 아이디어, 완성도 등 복합적인 측면에서 결정되는데 작품성 떨어지는 작가가 같은 연배 유명작가의 그림값 수준만큼 가격을 부른다면 잘 팔리지도 않고 되레 가격저항성이 생긴다”며 “작가들이 적정선의 가격을 내걸고 전시하고 잘 팔아서 생계유지하면서 꾸준히 작품 활동을 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번에 전시된 비니와 마이클의 그림들은 50호에 가까운 것들도 400만~500만원대다.


[미술현장] “뉴욕, 뉴욕 하지만 LA도 있어요” (왼쪽부터) 마이클 프레이타스 우드와 비니 케이먼 작품들


◆ LA서 한국작가 소개..레지던시 프로그램도 운영


LA는 그가 사업가였을 당시 그곳으로 유학간 자녀들 때문에 자주 찾던 곳이다. 한인들이 가장 많이 사는 곳이란 특징 말고도 그곳에 자리한 세계적인 박물관과 갤러리가 그를 자극했었다.


김 대표는 “미술 시장을 이야기 할 때 뉴욕이야기는 많지만 사실 서부 LA에도 현대미술관 MOCA(Museum of Contemporary Art)라든지 LA 카운티 미술관(LACMA), 유럽 고전미술품이 방대한 게티미술관(Getty Museum) 등 세계적인 미술관이 많이 있다”고 설명했다.


[미술현장] “뉴욕, 뉴욕 하지만 LA도 있어요” LA 행콩대학 아트 디자인 센터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LA와 한국을 연결한 전시기획을 해 온 그는 한국의 작가나 재미교포 화가들을 그곳에 소개하고 있다. 더불어 LA 롱비치(Longbeach) 행콕대학(HanCock)대학과 결연을 맺어 국내 신진 작가들의 영어연수와 숙식, 외국작가들과의 미술교류 프로그램을 무료로 지원하고 있다.


그는 “해외의 컬렉터들에게 호감을 가질 수 있는 작가를 찾아 전시기획을 하고 있다. 특히 한국적인 소재나 재료를 가지고 작품 활동을 하는 작가들이 해외에서 경쟁력이 있다”며 “사정이 여의치 않은 신진작가들이 롱비치대학에서 숙식하고 LA 예술가들과 교류하며 그곳에서 전시도 열어보면 작업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30년간의 미술품 수집 인생을 바탕으로 김 대표는 자신의 안목에 자신감이 대단했다. 해외 아트페어에서도 이를 확인했다고 자부한다. 그는 롱비치의 작가들 뿐 아니라 한지에 백토와 아크릴 평면작업을 선보였던 원로 조각가 심재현 작가 등 그가 기획해 지난해 이스탄불 아트페어에 출품한 작품들이 모두 팔렸다는 이야기도 덧붙였다.


미술품 수집에 대해 그는 ‘많이 보는 것’ 그리고 나아가서는 ‘수집을 해보는 것’이 그만큼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김 대표는 “마음에 와 닿는 작가의 작품을 사다보면 그 작가에 대해 공부를 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1년이 52주면 1주에 한 작가를 독파하겠다는 일념으로 책을 읽었다”고 귀띔했다.




오진희 기자 vale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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