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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현장] “미술이란 게 할 일이 참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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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현장] “미술이란 게  할 일이 참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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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오진희 기자] 신세계 백화점 본관 6층 트리니티 가든에 자리한 제프 쿤스의 작품 ‘세이크리드 하트 (Sacred Heart)’. 300억원에 달하는 이것은 예술을 접목한 기업 마케팅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예다.


예술을 활용한 비즈니스는 이러한 사례뿐 아니라 이제는 미술품 재테크라는 이름으로 미술을 또 다른 재화의 하나로 인식하기에 이르렀다. 더불어 돈을 떠나 예술 콘텐츠를 이해하고 이야기할 수 있는 것 자체가 ‘경쟁력’이 된 시대다.

“미술이란 게 할 일이 참 많다”


박혜경 에이트(AIT, Art Institute Tommorrow)대표(사진·여·45)는 이를 한마디로 설명했다. 지난 15년간 줄곧 미술현장을 목도하면서 느낀 바다. 화랑, 경매회사 그리고 현재 미술전문 교육기관에 이르기까지, 미술현장에서 활동하고 있는 그를 만나러 지난 14일 서울 청담동 에이트 사무실을 찾았다.

“10년 전만 해도 아트 숍, 미술시장 관련 전문잡지 같은 것은 찾아볼 수 없었다. 광주 비엔날레를 기점으로 미술의 대중화 일로에 있던 때였는데 지금은 너무나 변한 상황이다”


지난 1996년 가나아트 갤러리에서 판매 및 홍보를 담당하면서 미술계에 몸담게 된 그는 1998년 한국의 1호 미술경매회사인 서울옥션 창립멤버로 활동하게 된다. 이때부터는 경매사로 쭉 10여년을 일하게 되는데, 당시 상황을 박 대표는 이처럼 소개했다.


우리나라에서 현대적 화랑, 즉 그림을 사고파는 갤러리가 시작된 시기는 1970년대 말께다. 이후 미술시장은 88올림픽을 전후해 문화 수요가 확산되면서 한때 붐을 이뤘다. 하지만 가격이 공개되고 향유층을 키우는 미술경매가 시작된 시기는 그로부터 10년 후인 1998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가 불어 닥친 때였다. 경기의 영향에 따라 부침이 큰 미술시장인지라 그 타격은 심했다.


하지만 1호 경매회사인 서울옥션이 창립된 후 100회 경매가 진행되던 지난 2006년 경쟁사인 K옥션이 등장하게 된다. 급기야 2007년에는 미술시장의 대 활황기를 맞이하게 되면서 2008년 서울옥션은 미술의 산업화를 상징하는 ‘코스닥 입성’을 단행했다. 그러나 금융위기로 또 한 번의 위기를 겪게 되는데, 첫 번째 위기보다는 미술시장이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는 게 박 대표의 설명이다.


그는 “초창기 위기가 회복되는 데 10년이 걸렸다면 두 번째는 그 회복기간이 훨씬 단축됐다고 본다. 2009년과 2010년의 양상이 너무 다르다. 미술이 소수 상류층의 전유물일 때에는 경기영향이 크지만 향유층이 확대될수록 덜하다”고 말했다.


박 대표의 말을 뒷받침하는 것처럼 지난 9월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한국국제아트페어(KIAF)는 8만 명이라는 최다 관람객이 방문했다. 특히 올해는 20대 관람객이 두 배 이상 증가했다는 게 주최 측이 발표한 통계였다.


박 대표가 민간에서 미술관련 교육 사업을 시작한 지도 1년 반이 남짓 됐다. 10여년을 경매사로 일한 그는 ‘변신’을 꿈꿔왔다고 했다. 그 꿈은 후배 경매사를 키우고 한국 미술시장의 질적인 수준을 높이는 일이다.


박 대표는 “그동안 현장에서 일하면서 가장 많이 접하는 질문이 어떻게 하면 나와 같은 경매사가 될 수 있는지, 미술현장에서 일하는 방법을 알려달라는 이야기들이었는데 이에 화답하는 차원에서 아트스페셜리스트 과정을 열었다”면서 “시장이 양적팽창만 이어가면 발전을 말하기 어려운데 순기능적 문화발전으로 역할하려면 이는 절대적으로 교육의 몫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20명 내외인 소수인원의 각 강좌들은 큐레이터, 교수, 컬렉터를 중심으로 한 강사들의 강연으로 이뤄진다. 또한 국내외 답사를 통해 작가 스튜디오, 아트투어, 미술관 및 갤러리 탐방 등이 진행된다.


끝으로 미술품 보는 안목을 키우는 방법에 대해 박 대표는 “화랑보다는 미술관이 찾는 작가의 작품을 보고, 특정 작가가 마음에 와 닿는다면 그 작가의 화업이 어느 정도 포지션에 있는가를 보여주는 화집정도는 꼭 살펴봐라”고 조언했다.




오진희 기자 vale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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