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수입관세 높아 PTA경제성 낮아
파키스탄 정부에 수입관세 인상 등 지원 요청
[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추진하고 있는 파키스탄 고순도 테레프탈산(PTA) 투자가 늦춰지고 있는 이유가 파키스탄 정부의 낮은 수입관세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 측은 현지 정부가 수입관세 인상에 동의하지 않으면 PTA투자를 중동국가로 옮기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2일 아시프 사아드(Asif Saad) 롯데파키스탄PTA 대표는 화학전문지 ICIS와 인터뷰에서 “파키스탄의 수입관세는 우리를 보호하기에 충분하지 못하다”며 “올 초 파키스탄 투자청에 생산능력 150만t 확대 계획에 대한 설명을 하면서 관세 보호(tariff protection) 등 지원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그는 “파키스탄 정부가 수입관세에 대해 동의하지 않는다면 PTA프로젝트를 중동에 있는 다른 지역으로 옮길 것”이라며 “다른 나라는 더 경쟁적인 가격을 제공하기 위해 높은 보호 장벽을 가지고 있다”며 “파키스탄의 PTA 수입관세는 최소한 7.5%에 달해야한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합성섬유인 폴리에스테르 섬유의 주원료인 PTA에 대해 파키스탄은 수입관세 3%를 유지하고 있다. 반면 PTA 최대 생산국인 중국과 인도는 각각 6.5%, 5%를 유지하고 있으며 유럽연합(EU)도 6%의 수입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사아드 대표는 “심지어 파키스탄의 물류비용은 인도나 중국에 비해 50%나 비싸다”며 “정부의 충분한 보호 없이는 투자를 결정하기 매우 어려운 상황이다”고 설명했다.
롯데파키스탄PTA는 파키스탄에서 유일하게 PTA를 생산하고 있지만 낮은 관세로 인해 해외 경쟁업체에 비해 가격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뜻으로 이 때문에 계획했던 투자 역시 늦춰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롯데그룹은 케이피케미칼을 통해 지난 2009년 9월 파키스탄PTA 지분 75%를 약 145억원에 인수, 사명을 롯데파키스탄PTA로 변경했다. 이 회사는 현재 연산 50만t 규모의 PTA 설비를 가동중이다.
올 초 신동빈 회장은 해외 순방에서 석유화학 사업에 대한 대대적인 투자의지를 밝히며, 2018년까지 석유화학 부문에서 매출 40조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에 롯데파키스탄PTA는 생산능력을 현재보다 3배 늘려 150만t 규모로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 케이피케미칼도 최근 “파키스탄 정부와 제반 투자 사항을 협의 중”이라고 밝힌바 있다.
오현길 기자 ohk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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