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7만명 등 전국 음식점 주인 10만명이 오는 18일 88서울올림픽 메인스타디움에서 한국음식업중앙회 주최로 결의대회를 가질 예정이다. 중앙회의 사회공헌활동에 관한 대국민 보고 등도 식순에 들어 있지만 대회의 핵심은 카드 수수료 인하를 요구하는 데 있다. 불경기와 재료물가 상승의 이중압박을 받아온 음식점 주인들이 더 참지 못하고 '과중한' 카드 수수료에 대한 불만을 터뜨리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대회가 열리는 날 점심시간에는 문 닫는 음식점이 많을 것으로 보인다.
음식점 주인들의 이런 집단행동은 카드회사의 불공정한 수수료 부과와 정부의 미온적 정책대응이라는 두 가지 측면에서 '그럴 만하다'고 여겨진다. 우선 카드 수수료율이 골프장에는 1.5%, 대형 마트에는 1.6~1.9%, 백화점 입점업체에는 2.0~2.3%가 적용되는 데 비해 생계형이 대부분인 음식점은 2.5~3.5%에 이른다. 덩치가 크고 힘이 있는 업소에는 낮은 수수료율을, 덩치가 작고 힘이 없는 업소에는 높은 수수료율을 적용하는 역진적인 구조다.
이번처럼 집단적으로 불만을 표출하는 경우에만 뒤늦게 수수료 조정에 나서곤 한 카드회사와 정부당국의 태도도 문제다. 금융위원회는 이번에도 뒷북치기에 나섰다. 카드 가맹점은 카드 결제를 거부하지 못하며 거부하면 1년 이하의 징역이나 1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여신전문금융업법을 개정하겠다는 방침을 내놓았다. 미국 등 선진국의 예를 참고해 1만원 이하의 소액 거래에 대해서는 가맹점이 카드 결제를 거부하고 현금 결제를 요구할 수 있게 하겠다는 것이다.
그렇게 하면 소비자 입장에서 카드 포인트 적립 등 다양한 방식의 할인혜택이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이런 점에서 그와 같은 조치에 반대하는 의견도 적지 않다. 그러나 카드회사가 제공하는 할인혜택의 비용은 궁극적으로 고율의 수수료를 통해 가맹점과 소비자에게 전가된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금융위가 여론을 수렴해 올해 안에 '카드시장 구조개선 종합대책'을 마련하겠다니, 영세상인과 소비자에게 두루 이로운 대책이 나오기를 기대한다.
요체는 수수료율을 낮추는 것이다. 카드회사들은 대책이 나오기 전이라도 자율적으로 음식점 등 영세 사업장에 대한 수수료 인하에 나서길 바란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