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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포럼]무분별한 우주 사용, 이제 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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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포럼]무분별한 우주 사용, 이제 그만 최남미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정책분석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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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주일간 스쳐간 신문 기사 중에 시사 및 우주 분야 가운데 눈길을 끈 것이 두 개 있다. 하나는 이명박 대통령이 국제연합(UN) 총회에서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간 공생발전을 주제로 한 기조연설 내용이다. 미국 뉴욕시 맨해튼 섬 동쪽에 위치한 UN 빌딩의 총회장은 국제사회에 큰 영향을 끼친 다수의 주요 결정이 이뤄진 역사적인 장소다. 바로 그곳에서 한국 대통령이 기조연설을 하고 그 뒤 연단에 낯익은 얼굴, 반기문 UN 사무총장의 모습이 보였다. 국제사회에서 대한민국의 위상을 한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뿌듯한 광경이 아닐 수 없다.


두 번째는 수명을 다한 미국의 '고층대기연구위성'의 추락을 꼽고 싶다. 미 항공우주국(NASA)이 위성의 대기권 돌입 예측부터 위성의 최종 추락까지 17일간 시시각각 상황을 발표했다. 위성 추락에 따른 피해 가능성은 매우 낮지만 예상치 못한 피해 가능성 때문에 전 세계가 촉각을 곤두세운 바 있다.

현재 반 총장의 공식 직함인 UN 사무총장은 UN 사무국의 수장이며, UN 내 모든 기관과 협의하며 권고할 수 있는 권한과 국제분쟁 예방을 위한 조정과 중재 업무도 맡고 있다.


반 총장이 수장으로 있는 UN의 중요한 위원회 중에 '우주의 평화적 이용을 위한 위원회'가 있다. 이 위원회는 1957년 인류가 최초로 외계에 인공천체를 쏘아올린 후인 1959년에 결성돼 각국의 우주활동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고, 세계 공통의 우주 관련 문제에 대해 논의한다. 우리나라는 1992년 최초의 위성인 우리별 1호가 궤도에 성공적으로 안착한 후 1994년부터 공식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이 위원회의 임무 중에 우주물체의 목록관리라는 매우 뜻깊은 일이 있다. 이 목록에서 코스모스 1402호를 찾으면 이 위성의 발사시점, 발사국, 핵물질 탑재 여부, 궤도 이탈 시점, 발사국이 UN에 보내온 공식 문서 등을 일목요연하게 알 수 있다. 그러나 태평양에 추락한 것으로 알려진 '고층대기연구위성'을 찾으면 아직 궤도상에 있는 것으로 검색된다. 곧 공식 문서가 전달되면 궤도 이탈, 지구 재돌입 후 추락했다는 정보가 올려질 것이다.


이제 70억에 육박한 전 세계 인구는 태양계의 보석인 지구에 매우 벅찬 짐이 되고 있다. 20세기 들어 인구의 급격한 증가, 자원의 고갈, 환경 파괴, 끝없는 분쟁 등 역사가 기록된 이래로 이처럼 단기간에 지구에 부담을 지운 적이 없었다. 무한할 것 같아 보이는 지구도 우주에서 보면 태양계에 속한 작은 행성에 불과하고 대부분 소모된 자원은 재생되지 않는다.


자원이 고갈되고 언젠가 지구가 더 이상 인류 정주 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할 때는 인류의 생존을 위해 우주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다. 가장 가까운 달이나 화성으로 자원개발이나 이주를 고려해야 할 때가 반드시 올 것이다. 우주개발을 꾸준히 해야 하는 이유 중 하나가 인류 생존의 최소한의 보험으로서의 역할일 것이다.


우주개발을 하는 입장에서는 무엇보다도 빠른 자원의 감소를 느끼게 된다. 이는 정말 무한할 것 같았던 근지구 우주공간이다. 스프트닉 1호 이후에 인간이 우주로 발사한 물체가 이제 서서히 1만개에 육박하고 있다. 현재 지상 추적시스템으로 추적할 수 있는 크기의 우주물체 숫자는 3만~4만개를 헤아리고 있다. 위성이나 우주탐사체에 위협이 될 수 있는 크기 1㎝ 근처의 우주물체는 수십만에서 수백만 개로 추정되고 있다.


근지구 우주공간이 우주잔해물 더미에 묻혀 어쩌면 아주 가까운 미래에 더 이상의 우주발사가 불가능할지도 모른다. 전 세계적인 우주 교통정리의 필요성과 더불어 UN의 '우주의 평화적 이용을 위한 위원회'의 역할이 강조되는 부분이다. 지구뿐 아니라 우주에서의 공생 발전도 이제는 전 지구인이 해결해야 할 피할 수 없는 이슈로 부각됐다.






최남미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정책분석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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