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삼성전자가 마이크로소프트(MS), 인텔과 협력 관계를 강화하면서 탈(脫) 구글, 반(反) 애플 전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전자는 29일 안드로이드 OS 기반의 스마트폰과 태블릿PC에 사용되는 MS의 특허에 대해 로열티를 지급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MS가 삼성전자에 안드로이드 OS를 사용하는 단말 1대당 10달러의 특허 사용료를 요구했고, 삼성전자는 이를 5달러 이하로 낮추기 위한 협상을 벌여왔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특허사용료에 대해 구체적인 액수는 밝힐 수 없지만 삼성전자가 가장 많은 안드로이드폰을 판매하고 있기 때문에 HTC가 MS에 지급하기로 한 대당 5달러보다 낮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특허 사용료를 지급하는 대가로 향후 윈도폰 개발과 마케팅에서 MS의 적극적인 협력을 받아내기로 약속했다"며 "삼성전자로서는 MS라는 든든한 우군을 얻었다"고 말했다.
애플과 특허 문제로 갈등을 빚고 모토로라를 인수한 구글과의 동맹이 예전같지 않은 상황에서 MS와 협력 관계를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는 구글의 모토로라 인수 이후 OS 다변화 차원에서 MS '윈도폰', 삼성 자체 플랫폼인 '바다' 등을 육성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오는 10월부터 윈도폰 7.5 '망고'를 탑재한 '옴니아 W'를 이탈리아, 미국, 아시아, 남미 지역에 출시할 예정이다. 멀티 OS 전략을 위해 인텔과도 새롭게 손을 잡았다.
삼성전자는 이에 앞서 28일 인텔, 리눅스 재단과 함께 PC와 모바일을 아우르는 개방형 플랫폼 '티즌'을 공동 개발하기로 했다. 내년 1분기에 첫 버전을 발표하고 중반기에 티즌을 탑재한 스마트폰을 출시할 예정이다.
휴대폰 업계 관계자는 "삼성이 전방위적으로 탈구글, 반애플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MS, 인텔 등과 협력 관계를 강화하며 멀티 OS 전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권해영 기자 rogue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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