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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청렴이 최고 경쟁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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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청렴이 최고 경쟁력 이종구 수협중앙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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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렴은 목민관의 본무이자 모든 선의 근원, 덕의 바탕이니 청렴하지 않고서는 능히 목민관이 될 수 없다'


이 말은 조선시대 다산 정약용이 쓴 목민심서에 나오는 글이다. 이미 경제대국으로 부상한 중국이 미국을 능가하는 선진국이 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 가운데 하나가 바로 '부패'라는 말도 있다. 이처럼 청렴은 예로부터 국가 도덕성의 기본이 돼 왔고 이를 근간으로 국민정서를 지배해 왔다. 근래 들어서는 국가경쟁력을 나타내는 새로운 지표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우리나라의 청렴도 평가는 국가 경제 규모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국제투명성기구(TI)에 따르면 올해 우리나라 청렴도 평가는 178개국 중 39위이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0개국 중에서는 22위로 하위권에 머물러 있다.

우리나라도 반부패 사회분위기를 정착시키기 못한다면 선진국 대열에 들어가기 힘들다는 현실을 인식해야 할 때다. 청렴은 더 이상 선택의 영역이 아니라 국격 상승을 위한 기본요건인 것이다. 성장이 우선시되던 시절, 반부패나 청렴의 사회적 자본보다는 경제적 자본 축적이 미덕이었다. 따라서 부동산 투기나 위장전입쯤은 별 죄책감 없었고 오히려 자랑거리로 여겨지기까지 했다. 하지만 그 시절을 겪지 않은 세대가 사회의 주축이 되면서 더 이상 이런 편법으로는 사회적 리더가 될 수 없다는 것쯤은 누구나 알 수 있다.


청렴한 이미지의 인물이 사회의 지도자로 부상하는 경우와 깨끗한 이미지로 무장한 기업이 비즈니스 세계에서 선전하는 것만 봐도 이미 '반부패'와 '청렴'은 또 다른 경쟁력이자 비교우위임을 알 수 있다. 정부에서는 국격에 맞는 청렴사회 실현을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펼치고 있다. 이런 노력들이 결실을 맺는다면 청렴한 사회문화가 지배하는 '공정한 사회' 속에서 건전한 경쟁을 통해 국가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문제는 아무리 부패를 막는 법률이나 규정을 잘 만들었다고 해도 지켜지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라는 사실이다. 규정을 잘 지켜 청렴한 사회가 되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한 경우가 적지 않다. 따라서 국민들 스스로가 자정 노력을 통해 청렴사회로 가기 위한 노력을 이어가야 한다. 불합리한 관행을 개선하는 노력 못지않게 청렴 원칙을 준수하고 알선, 청탁근절을 위해 발 벗고 나설 때 비로소 청렴한 사회의 초석을 다질 수 있는 것이다.


어업인을 위한 단체로서 수협중앙회의 경쟁력 역시 청렴한 조직문화가 돼야 한다는 것은 두 말할 필요가 없다. 수협은 이미 반부패위원회와 분과위원회를 구성해 운영 중에 있으며 위원회를 통해 철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 또한 외부 인력으로 구성된 '청렴 옴부즈만'을 위촉해 객관적인 시각에서 운영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직원들은 쓸 데 없는 '줄서기'나 '선물' 걱정에 전전긍긍하던 에너지를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에 쏟고 있다. 조직 전체가 깨끗해지면서 활력이 넘치고 생산성도 높아지고 있다.


가장 빨리 갈 수 있는 길은 지름길이 아니다. 지름길은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이라 험하기만 할 뿐, 정도로 간 사람보다 늦게 도착하기 일쑤다. 지름길보다는 반부패와 청렴의 길에서 모두 함께 걸으며 빨리가기 보다 멀리가자.


우리사회는 지금까지 지름길을 쫓아가는 분위기 속에서 부패를 능력으로 알던 시대를 살아왔다. 부패가 국가경쟁력을 갉아먹고 있다는 사실을 몰랐던 것이다. 지금도 늦지 않았다. 청렴도야말로 가장 강력한 경쟁력이라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 앞으로는 관행이나 정(情)이라는 이름으로 포장해 부패를 조장하는 사회 분위기는 척결돼야 한다. 이런 에너지를 소외되고 외로운 이웃에 대한 관심으로 발전시키는 건강한 사회가 됐으면 한다. 다음 세대를 위해 경제적 풍요로움을 주는 것 못지않게 청렴하고 깨끗한 사회를 물려주는 것도 우리 세대의 의무다.




이종구 수협중앙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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