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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가보다 싼 전기료, 기업씀씀이 헤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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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의 정전사태, 무엇이 문제였나<상>

원가보다 싼 전기료, 기업씀씀이 헤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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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9.15 정전 사태의 후폭풍은 결국 지식경제부 장관의 사퇴로까지 이어지게 됐다. 대통령이 한전을 찾아 강하게 질책하고 지식경제부장관은 대국민 사과문까지 발표했다. 현재까지 파악된 정전의 원인은 잘못된 수요예측과 허위보고와 늑장대응, 전력당국간의 위기대응능력과 소통부재로 요약된다. 최장관은 이어 "책임을 통감하고 자리에 연연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번 정전이 인재와 관재의 종합세트라는 점을 공식적으로 인정한 것이다.


그러나 대통령도 장관도 이번 사태의 본질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이번 정전사태의 보다 근본적인 이유는 왜곡된 전기요금 체계와 이로인한 불균형적인 수급구조에 있다는 게 학계와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지적이다.

정전 사태의 근본적인 원인은 전력수요와 공급이 불일치하기 때문이며, 이는 결국 너무 싼 전기요금 때문이다.전력공급에 비해 전력소비가 증가할 때는 공급을 늘리던가(원전등 발전소신규건설), 수요를 억제(전기요금 인상 또는 현실화)해야 한다. 그러나 현재의 전기요금 구조는 소비자들이 합리적인 선택을 할수록(싼 전기를 많이 쓸수록) 전력 대란 가능성이 높아지는 왜곡된 구조다.


원가보다 싼 전기요금 탓에 에너지 소비 왜곡도 심하다. 소비자들이 난방기구로 기름보일러 대신 전기온풍기와 전기히터 등 전기제품을 선호하면서 2004년 825만㎾였던 난방수요는 지난해 겨울엔 1675㎾로 배로 늘었다. 반면 난방유로 쓰이는 등유 소비량은 2002년보다 67%나 줄어들었다. 2009년 기준으로 우리나라 국민 1인당 소비전력량은 8833㎾h로 일본(7818㎾h)과 프랑스(7512㎾h), 영국(5607㎾h) 등 주요 선진국보다 높은 실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서민을 위한다는 명분으로 전기요금 인상을 억제하고 있지만 정작 국민들은 비싼 기름값과 전력난으로 고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추세라면 올 겨울도 안심할 수 없다. 매년 겨울이 되면 난방 수요가 냉방 수요을 상회하기 때문이다. 지난 겨울 최대전력수요도 7313만㎾로 지난 8월 여름철 최대전력수요인 7175만㎾보다 많다.


전기요금의 원가보상률은 2008년 77.7%에 불과했고 2009년 91.5%, 2010년 90.2%, 2011년 86.1%로 내려갔다가 8월 인상으로 90.3%로 올라갔다. 100원에 전기를 만들어 90.3원에 판매하는 팔면 팔수록 손해보는 역마진 구조다. 농사용은 2000년 이후 10년 이상 동결됐다. 원가보상률이 34.1%에 불과하다. 특히 산업용 전기요금이 지나치게 저렴하다. 전체 전력소비량에서 산업용은 절반이 넘고 그중 대부분을 제조업체가 사용한다.


2010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산업용 전기요금은 우리나라가격을 Kwh당 100원이라 가정할 때 일본은 266원, 미국은 117원, 프랑스는 183원이다. 민주당 강창일 의원에 따르면 2010년 전기 사용량 상위 10개 업체의 전기 요금은 1kw당 평균 67.56원으로 한국전력 전기요금 평균인 87원 보다는 20원 가량, 산업용 평균요금인 1kw당 76.63원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강창일 의원은 "우리나라에서 전기를 가장 많이 쓰는 업체가 내는 연간 전기요금이 3,039억 원인데 만약 일본에서 같은 량의 전기를 쓰면 8,083억 원, OECD 평균 전기요금 기준으로 보면 5,591억 원을 냈어야 한다"며 산업용 전기요금이 지나치게 저렴하게 책정돼 있다"고 지적했다.




이경호 기자 gungho@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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