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뷰앤비전]대학에 재정 자율권을

시계아이콘01분 44초 소요

[뷰앤비전]대학에 재정 자율권을
AD

최근 공교육에 대한 국가 부담을 늘려 학부모의 부담을 줄여주려는 정책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만 5세 무상교육, 무상급식, 그리고 반값 대학등록금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보육비, 급식비, 등록금 등 그동안 학부모에 의존하던 교육비를 국민의 세금으로 지원해 교육 기회의 평등을 기하고 교육비 부담을 덜어주는 데 대체로 사회적인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하지만 지원 범위와 방식을 놓고 이념대립을 빚은 데 이어 서울시장이 퇴진하는 정치사건으로 변질된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공교육비 부담을 확대하는 문제는 역대 정부도 심혈을 기울였던 정책 과제다. 하지만 몇 가지 점에서 그동안의 논의 과정과 차이를 보이고 있다. 첫째, 논의 주도권이 행정부에서 정치권으로 넘어 갔다는 점이다. YS정부 시절의 'GNP 5%', DJ정부 시절의 '교육여건 개선 사업' 등 대규모 교육재정이 소요된 사업은 돈줄을 쥐고 있는 행정부가 주도했다. 이에 반해 최근의 논의는 정치권이 주도권을 행사하다 보니 표를 의식한 단기적이고 인기영합적인 논의로 흐른다는 비판의 소리가 크다. 정치가들은 임기가 짧아 임기 내에 성과를 보이려고 하는 바람에 가까운 미래에 생기는 편익에 집착한 나머지 미래에 생기는 비용에 대해서는 무감각해지기 쉽다.

레이건 대통령 시절 대통령경제자문회의 의장을 역임한 펠드슈타인은 이런 현상을 '정치과정의 근시안(myopia)'이라 부르고 경계한 바 있다. 두 번째로 다른 점은 재정 지원의 목적이 교육의 질을 높이기보다는 학부모의 교육비 부담을 줄이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는 점이다. 직접 학생에게 교육비를 보조하다 보니 누구에게 혜택을 줄까 하는 수혜자 선별 기준이 중요한 이슈로 대두된다. 선정 기준이 너무 후하면 재정 낭비가 되고 너무 박하면 돈 주고 욕먹는 경우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교육재정 투자를 확대해 국민의 교육비 부담을 줄여 주는 것은 좋지만 꼭 짚고 넘어가야 할 과제가 있다. 바로 교육 서비스의 질 문제이다.


반값 등록금 문제를 살펴보자. 등록금을 반으로 내린다는 선거 공약과 주장은 애당초 잘못된 발상이었다. 등록금은 대학이 제공하는 교육서비스에 학생들이 지불하는 대가이므로 가격규제는 필연적으로 교육서비스의 질을 떨어뜨리기 마련이다. 미국 대학의 교육 경쟁력은 세계 최고다. 뉴스위크지는 그 성공 비결을 우수 학생과 교수를 확보하기 위한 치열한 경쟁과 탄탄한 대학 재정을 들고 있다. 유명 사립대학들은 높은 등록금을 받지만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해 우수 학생을 놓치지 않고 잡아 이들에게 자기 능력을 펼칠 기회를 주고 있다.

우리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에서 대학 등록금이 미국 다음으로 비싸지만 한편으로 1인당 교육비는 OECD 평균의 3분의 2 수준이고 정부 부담도 OECD 평균의 60% 수준에 그치고 있다. 이를 통해 대학교육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는 한편 정부재정을 늘려 학부모 부담을 줄이라는 시사점을 얻을 수 있다. 세계경제포럼 대학교육경쟁력 순위 2010년 57위로 추락한 대학교육을 살리고 세계 13대 경제대국에 걸맞은 세계적인 대학의 육성을 위해서는 대학교육에 좀 더 많은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


정부는 최근 1조5000억원을 등록금 경감을 위해 지원하겠다고 발표했다. 현재 고등교육예산이 약 6조원임을 감안할 때 매우 큰 규모다. 하지만 전체 학생 평균 5% 수준의 명목 등록금 인하 효과만을 기대할 수 있을 뿐이다.
이런 상황을 실질적으로 개선하려면 대학의 자구노력을 뒷받침할 규제 철폐가 요구된다. 등록금 책정, 재정 운영, 학생 선발 등에 관해 대학에 자율권을 더 부여하고 어려운 학생에게 파격적인 장학금을 줄 수 있도록 하는 정책 선택이 절실한 시점이다.


김경회 성신여대 교육학과 교수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6.01.0914:18
    "손해 보고도 집못팔까" 걱정 덜어준다…지방 미분양 '환매보증' 첫도입
    "손해 보고도 집못팔까" 걱정 덜어준다…지방 미분양 '환매보증' 첫도입

    정부가 지방 미분양 해소를 위해 수분양자에게 일정 가격으로 되팔 권리를 보장하는 '주택환매 보증제(가칭)'를 처음 도입한다. 준공 후 미분양 1가구1주택 특례 가액기준을 6억원에서 7억원으로 상향하고, 인구감소지역 세제 특례와 기업구조조정 부동산투자회사(CR리츠) 지원도 연장한다. 공급 측면에서는 3기 신도시 1만8000가구를 포함해 올해 5만가구 착공에 나선다. 9일 관계부처 합동으로 발표한 '2026년 경제성장전략'에서

  • 26.01.0914:05
    디지털자산 제도화 본격화…스테이블코인·현물 ETF까지 제도권 편입
    디지털자산 제도화 본격화…스테이블코인·현물 ETF까지 제도권 편입

    정부가 스테이블코인 규율체계 마련을 포함한 디지털자산 제도화에 속도를 낸다. 디지털자산 기본법(가상자산 2단계 법안) 입법을 통해 발행·유통·거래 전반을 포괄하는 규제 틀을 마련한다. 또한 디지털자산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도입을 추진할 계획이다. 재정경제부·금융위원회를 비롯한 관계기관은 9일 오후 '2026 경제성장전략'을 통해 스테이블코인 규율체계 마련 등 디지털자산을 제도화하겠다고 밝혔다. 해당 법안은

  • 26.01.0914:00
    국장 장기투자 촉진 ISA 신설…국부펀드는 20조원 규모로 출범
    국장 장기투자 촉진 ISA 신설…국부펀드는 20조원 규모로 출범

    정부가 국내 장기 주식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세제 혜택을 대폭 확대한 생산적 금융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를 출시한다. 투자 시 납입부터 배당까지 '더블 혜택'을 주는 국민성장펀드·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BDC) 펀드도 출시한다. 국내외 산업과 자산에 적극적으로 투자해 수익을 창출하는 '한국형 국부펀드'는 20조원 규모로 출범하기로 했다.9일 재정경제부는 이런 내용을 담은 '2026년 경제성장전략'을 발표했다. 정부는 60

  • 26.01.0914:00
    "국장 장기투자 촉진" 세제혜택 늘린 '생산적금융 ISA' 신설
    "국장 장기투자 촉진" 세제혜택 늘린 '생산적금융 ISA' 신설

    생산적 금융을 강조해온 이재명 정부가 국장 장기투자를 촉진하기 위한 '생산적 금융 개인종합투자계좌(ISA)'를 신설한다. 일정소득 이하의 청년을 대상으로 한 '청년형 ISA'는 물론, 비과세 200만원이 적용되는 기존 ISA 대비 세제혜택을 대폭 확대한 '국민성장ISA'도 선보일 예정이다. 재정경제부, 금융위원회를 비롯한 관계부처는 9일 오후 이러한 내용을 포함한 '2026년 경제성장전략'을 공개했다. 생산적 금융 기치 하에 첨단

  • 26.01.0914:00
    7월부터 24시간 외환시장 개방…MSCI선진지수 편입 박차
    7월부터 24시간 외환시장 개방…MSCI선진지수 편입 박차

    정부가 오는 7월부터 외환시장을 24시간 개방해 원화 국제화에 나선다. 역외 원화 결제 시스템을 구축하고 관련 규제를 정비함으로써 한국 증시의 숙원이자 이재명 대통령의 공약인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지수' 편입에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재정경제부·금융위원회를 비롯한 관계 기관은 9일 오후 '2026년 경제성장 전략'을 공개하면서 이러한 내용의 'MSCI 선진국지수 편입을 위한 외환·자본시장 종합

  • 26.01.1609:11
    윤희석 "한동훈 제명돼도 당 위한 활동 계속"
    윤희석 "한동훈 제명돼도 당 위한 활동 계속"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월 15일)※ 기사 내용을 인용할 때는 반드시 '소종섭의 시사쇼'를 명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소종섭 : 전화 인터뷰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윤희석 : 감사합니다. 소종섭 : 국민의힘 윤리위원회가 제명 처분을 할 것이라고 예상을 했나요? 윤희석 : 어느 정도는 예상했었죠

  • 26.01.1416:21
    이준석 "한동훈, 고수라면 창당이나 서울시장 무소속 출마 선언할 것"
    이준석 "한동훈, 고수라면 창당이나 서울시장 무소속 출마 선언할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출연 :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1월 14일) ※ 기사 내용을 인용할 때는 반드시 '소종섭의 시사쇼'를 명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소종섭 :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소종섭의 시사쇼 시작하겠습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와 함께 여러 가지 이슈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잘 지내셨죠? 이준석 : 예, 그렇습니다. 소종

  • 26.01.1008:01
    "아내는 연상…원더우먼 같았다" 유산·가난 속에서 함께 버틴 박홍근 의원 '인생 최고의 반석' [배우자 열전]②
    "아내는 연상…원더우먼 같았다" 유산·가난 속에서 함께 버틴 박홍근 의원 '인생 최고의 반석' [배우자 열전]②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편집자주6·3 지방선거의 해가 열렸다. 여야 후보자들의 출마가 이어지고 있다. 후보자들이 누구인지, 어떤 정책을 내세우는지와 함께 배우자는 어떤 인물인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소종섭의 시사쇼'는 출마(또는 출마 예상) 후보자 배우자에 대해 알아보는 '배우자 열전'을 시작한다. ①문혜정(정원오

  • 26.01.0808:49
    동갑내기 캠퍼스 커플…"예뻐보이더라" 정원오, 배우자 문혜정 첫 인상[배우자 열전]①
    동갑내기 캠퍼스 커플…"예뻐보이더라" 정원오, 배우자 문혜정 첫 인상[배우자 열전]①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편집자주6·3 지방선거의 해가 열렸다. 여야 후보자들의 출마가 이어지고 있다. 후보자들이 누구인지, 어떤 정책을 내세우는지와 함께 배우자는 어떤 인물인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소종섭의 시사쇼'는 출마(또는 출마 예상) 후보자 배우자에 대해 알아보는 '배우자 열전'을 시작한다. ①문혜정(정원오

  • 26.01.0710:25
    장성철 "장동혁, 한동훈 제명 아니면 탈당 권고할 듯"
    장성철 "장동혁, 한동훈 제명 아니면 탈당 권고할 듯"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1월 5일) 소종섭 : 어서 오세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장성철 : 감사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소종섭 : 이 얘기부터 해보죠.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와 관련해서 폭언했다, 보좌진에게 갑질했다, 남편이 부동산 투기를 했다는 등 의혹이 쏟아집니다. 그런데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