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박명훈 칼럼]안철수의 카탈로그

시계아이콘01분 39초 소요

[박명훈 칼럼]안철수의 카탈로그
AD

'쿨한 여자'의 러브스토리에서 '안철수 현상'으로 생각이 건너뛴 것은 순전히 '카탈로그(catalog)'란 단어 하나 때문이었다. 소설가 최민석은 단편 '쿨한 여자'에서 이렇게 말했다. '언어란 언제나 카탈로그에 존재하는 옷과 같다. 실제 입어보면 사이즈가 다르거나, 색상이 다르거나 해서 온전한 것이 될 수 없다.'


이 대목에서 문득 '안철수 현상'이 떠올랐다. 홀연히 나타나 세상을 흔들어 놓고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제자리로 돌아간 안철수. 떠나간 후에도 계속되는 여진. 그런 안철수의 카탈로그는 무엇일까. 사람들은 그의 카탈로그를 얼마나 읽어보고 그를 말하는 것일까. 카탈로그가 있기나 한 것일까. 그 역시 최민석이 말하는 언어나 옷과 같은 존재일까.

안철수 현상을 둘러싼 진단과 논란은 난무한다. 그러나 대부분은 '현상'의 소회를 아전인수로 말할 뿐이다. 그를 허공에 띄워놓은 채 추상적인 단어를 쏘아 올린다. 시대를 구제할 영웅이 되는가 하면 위선 여부를 탐색하기도 한다. 정치인으로서의 잣대를 들이대고 다그치거나 몇 마디 말을 떼어내 꼬리를 잡는다. 그에 대해 아는 게 아무것도 없다면서 그래도 정치판에는 꼭 나와야 한다고 주장한다.


카탈로그를 정밀하게 살펴보거나 옷을 입어 본 후에 투정하는 방식이 아니다. 카탈로그를 들춰볼 생각도 없다. '대선주자 안철수'와 같은 존재할 수 없는 카탈로그를 내놓으라 윽박지르는 식이다. 안철수 카탈로그는 존재하기는 하는가. 있다. '안철수의 철학'이나 '기업인 안철수'를 꺼내볼 수 있는 카탈로그는 의외로 여럿이다. 그가 펴낸 책자만도 22권에 이르고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른 책이 둘이다. 칼럼 중에는 '안철수가 말하는 안철수'도 있다.

종합편도 있다. 안철수연구소 홈페이지의 '설립자 코너'다. 코너도 특이하지만 내용도 그의 성격을 드러내듯 다양하고 세밀하다. 이력, 칼럼, 퇴임사에서 갤러리에 이르기까지 안철수의 모든 것을 담고 있다. 공약만 추가한다면 그대로 선거용 카탈로그가 될 법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그는 23년 동안 있는 그대로 언론에 노출돼 왔다고 말한다. 글을 쓰거나 말을 할 때는 감정을 절제하고 10년 후에도 변하지 않을 생각을 전하려 했고, 한 번도 말을 뒤집은 적이 없다고 한다. 예전에 쓴 책이나 칼럼, 강연, 대담일지라도 지금의 그를 탐색하는 데 무리가 없다는 스스로의 보증인 셈이다.


새로운 리더로 기대를 건다면 또는 한때의 거품이라고 주장하고 싶다면 먼저 그의 카탈로그를 찬찬히 읽어보고 판단하는 게 순서다. 세상이 궁금해 하는 그의 인생관, 기업관(경제관), 정치 가능성, 박근혜 대항마로서의 안철수를 상상해볼 수 있는 편린을 어렵지 않게 찾아낼 수 있을 것이다.


기업관, "수익은 기업의 목적이 아니라 결과다." "정직하게 사업해도 자리 잡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대기업의 약탈행위를 저지해야 하나 정부가 손놓고 있다." (공생이 떠오른다.)


정치, "선택 앞에는 과거를 버리는 게 중요하다." "한국사회의 문제는 기득권의 과보호다. 이를 바꿔나가는 것이 정치다." "늘 하고 싶은 대로 하고 살았다." "리더십은 21세기 국가경영의 근간." "정치인 기사는 읽지 않는다. 행동만 본다." "천 마디 말보다 한 번의 행동이 값지다." (정치 의지가 없지 않다.)


박근혜 라이벌로서. "원칙은 어떤 상황에서도 정북(正北)을 가르키는 나침반이다." "말을 바꾼 적이 없다." "기본이 중하다." (공학도와 벤처 창업자, 원칙과 룰을 강조하는 등 공통분모가 많은 두 사람이 여론의 링에 올라 있는 것은 흥미롭다.)


하나 더. 아이유도, 신동엽도, 지못미도 모른다는 안철수. (그래도 젊은이들은 왜 그를 좋아할까.)






박명훈 주필 pmhoon@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6.01.0914:18
    "손해 보고도 집못팔까" 걱정 덜어준다…지방 미분양 '환매보증' 첫도입
    "손해 보고도 집못팔까" 걱정 덜어준다…지방 미분양 '환매보증' 첫도입

    정부가 지방 미분양 해소를 위해 수분양자에게 일정 가격으로 되팔 권리를 보장하는 '주택환매 보증제(가칭)'를 처음 도입한다. 준공 후 미분양 1가구1주택 특례 가액기준을 6억원에서 7억원으로 상향하고, 인구감소지역 세제 특례와 기업구조조정 부동산투자회사(CR리츠) 지원도 연장한다. 공급 측면에서는 3기 신도시 1만8000가구를 포함해 올해 5만가구 착공에 나선다. 9일 관계부처 합동으로 발표한 '2026년 경제성장전략'에서

  • 26.01.0914:05
    디지털자산 제도화 본격화…스테이블코인·현물 ETF까지 제도권 편입
    디지털자산 제도화 본격화…스테이블코인·현물 ETF까지 제도권 편입

    정부가 스테이블코인 규율체계 마련을 포함한 디지털자산 제도화에 속도를 낸다. 디지털자산 기본법(가상자산 2단계 법안) 입법을 통해 발행·유통·거래 전반을 포괄하는 규제 틀을 마련한다. 또한 디지털자산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도입을 추진할 계획이다. 재정경제부·금융위원회를 비롯한 관계기관은 9일 오후 '2026 경제성장전략'을 통해 스테이블코인 규율체계 마련 등 디지털자산을 제도화하겠다고 밝혔다. 해당 법안은

  • 26.01.0914:00
    국장 장기투자 촉진 ISA 신설…국부펀드는 20조원 규모로 출범
    국장 장기투자 촉진 ISA 신설…국부펀드는 20조원 규모로 출범

    정부가 국내 장기 주식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세제 혜택을 대폭 확대한 생산적 금융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를 출시한다. 투자 시 납입부터 배당까지 '더블 혜택'을 주는 국민성장펀드·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BDC) 펀드도 출시한다. 국내외 산업과 자산에 적극적으로 투자해 수익을 창출하는 '한국형 국부펀드'는 20조원 규모로 출범하기로 했다.9일 재정경제부는 이런 내용을 담은 '2026년 경제성장전략'을 발표했다. 정부는 60

  • 26.01.0914:00
    "국장 장기투자 촉진" 세제혜택 늘린 '생산적금융 ISA' 신설
    "국장 장기투자 촉진" 세제혜택 늘린 '생산적금융 ISA' 신설

    생산적 금융을 강조해온 이재명 정부가 국장 장기투자를 촉진하기 위한 '생산적 금융 개인종합투자계좌(ISA)'를 신설한다. 일정소득 이하의 청년을 대상으로 한 '청년형 ISA'는 물론, 비과세 200만원이 적용되는 기존 ISA 대비 세제혜택을 대폭 확대한 '국민성장ISA'도 선보일 예정이다. 재정경제부, 금융위원회를 비롯한 관계부처는 9일 오후 이러한 내용을 포함한 '2026년 경제성장전략'을 공개했다. 생산적 금융 기치 하에 첨단

  • 26.01.0914:00
    7월부터 24시간 외환시장 개방…MSCI선진지수 편입 박차
    7월부터 24시간 외환시장 개방…MSCI선진지수 편입 박차

    정부가 오는 7월부터 외환시장을 24시간 개방해 원화 국제화에 나선다. 역외 원화 결제 시스템을 구축하고 관련 규제를 정비함으로써 한국 증시의 숙원이자 이재명 대통령의 공약인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지수' 편입에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재정경제부·금융위원회를 비롯한 관계 기관은 9일 오후 '2026년 경제성장 전략'을 공개하면서 이러한 내용의 'MSCI 선진국지수 편입을 위한 외환·자본시장 종합

  • 26.01.1609:11
    윤희석 "한동훈 제명돼도 당 위한 활동 계속"
    윤희석 "한동훈 제명돼도 당 위한 활동 계속"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월 15일)※ 기사 내용을 인용할 때는 반드시 '소종섭의 시사쇼'를 명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소종섭 : 전화 인터뷰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윤희석 : 감사합니다. 소종섭 : 국민의힘 윤리위원회가 제명 처분을 할 것이라고 예상을 했나요? 윤희석 : 어느 정도는 예상했었죠

  • 26.01.1416:21
    이준석 "한동훈, 고수라면 창당이나 서울시장 무소속 출마 선언할 것"
    이준석 "한동훈, 고수라면 창당이나 서울시장 무소속 출마 선언할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출연 :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1월 14일) ※ 기사 내용을 인용할 때는 반드시 '소종섭의 시사쇼'를 명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소종섭 :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소종섭의 시사쇼 시작하겠습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와 함께 여러 가지 이슈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잘 지내셨죠? 이준석 : 예, 그렇습니다. 소종

  • 26.01.1008:01
    "아내는 연상…원더우먼 같았다" 유산·가난 속에서 함께 버틴 박홍근 의원 '인생 최고의 반석' [배우자 열전]②
    "아내는 연상…원더우먼 같았다" 유산·가난 속에서 함께 버틴 박홍근 의원 '인생 최고의 반석' [배우자 열전]②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편집자주6·3 지방선거의 해가 열렸다. 여야 후보자들의 출마가 이어지고 있다. 후보자들이 누구인지, 어떤 정책을 내세우는지와 함께 배우자는 어떤 인물인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소종섭의 시사쇼'는 출마(또는 출마 예상) 후보자 배우자에 대해 알아보는 '배우자 열전'을 시작한다. ①문혜정(정원오

  • 26.01.0808:49
    동갑내기 캠퍼스 커플…"예뻐보이더라" 정원오, 배우자 문혜정 첫 인상[배우자 열전]①
    동갑내기 캠퍼스 커플…"예뻐보이더라" 정원오, 배우자 문혜정 첫 인상[배우자 열전]①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편집자주6·3 지방선거의 해가 열렸다. 여야 후보자들의 출마가 이어지고 있다. 후보자들이 누구인지, 어떤 정책을 내세우는지와 함께 배우자는 어떤 인물인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소종섭의 시사쇼'는 출마(또는 출마 예상) 후보자 배우자에 대해 알아보는 '배우자 열전'을 시작한다. ①문혜정(정원오

  • 26.01.0710:25
    장성철 "장동혁, 한동훈 제명 아니면 탈당 권고할 듯"
    장성철 "장동혁, 한동훈 제명 아니면 탈당 권고할 듯"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1월 5일) 소종섭 : 어서 오세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장성철 : 감사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소종섭 : 이 얘기부터 해보죠.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와 관련해서 폭언했다, 보좌진에게 갑질했다, 남편이 부동산 투기를 했다는 등 의혹이 쏟아집니다. 그런데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