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 줄 요약
<슈퍼스타 K3>를 키운 건 8할이 눈물과 혹평, 그리고 논란이다. 매번 수준 높은 무대를 보여줬던 울랄라세션의 임윤택은 자신이 위암투병중이라는 사실을 밝혔고, 뛰어난 노래실력으로 주목받았던 박장현은 이승철에게 “노래만 잘한다고 다 스타가 되는 건 아니다”라는 혹평을 들으며 최종 탈락했다. 주도적으로 팀을 이끌며 프로그램의 처음과 끝을 모두 장식한 신지수는 투개월과 라이벌 미션에서 만났고, 또 다른 논란이 만들어졌다.
오늘의 대사: “심사위원의 포옹을 받으신 분은 탈락입니다. 여러분께 드리는 마지막 기회입니다” - 김성주
아이라인을 타고 검은 눈물이 흐른다. 그리고 울음 섞인 노래가 울려 펴진다. 이것은 공포영화가 아닌 <슈퍼스타 K 3>의 패자부활전이다. 콜라보레이션 미션에서 탈락한 참가자들은 패자부활전에서 살아남기 위해 ‘거위의 꿈’을 불렀다. 10명의 참가자가 ‘그래요 난 꿈이 있어요. 그 꿈을 믿어요’라고 눈물을 흘리며 희망을 노래하는 순간, 오디션 프로그램 역사상 가장 처절한 탈락이 만들어졌다. 심사위원의 포옹과 눈물이 곁들어진 감동적인 탈락의 순간이 왜 그저 공포스럽게만 느껴졌을까. 패자부활전이 어떤 기준으로 심사되는지 전혀 알 수 없었기 때문이다. 어떤 기준도 제시되지 않은 채 불러야 했던 ‘거위의 꿈’은 또 한 번의 기회가 아니라 탈락을 만들기 위한 하나의 수단이 됐을 뿐이다. 이렇듯 시즌을 거듭 할수록 합격과 탈락을 통보하는 순간은 더욱 극적으로 만들어진다. 비록 탈락할지 모르지만 예고편부터 본 방송까지 그야말로 사골처럼 우려 낼 수 있는 자료화면을 만들고 싶지 않은 참가자라면, 워터프루프 마스카라는 필수다.
Best & Worst
Best: <슈퍼스타 K>가 각종 논란에도 불구하고 주목받을 수 있었던 것은 참가자들이 만들어내는 신선한 무대 때문이었다. 투개월과 버스커버스커는 콜라보레이션 미션에서 샤이니의 ‘줄리엣’을 편곡했고, 독특한 목소리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투개월의 김예림은 무대에서 더욱 빛을 발산했다. 또한 인천의 윤빛나라와 씨름선수 김도현, 인디밴드 보컬 타미 등의 참가자들은 가족 같은 분위기를 조성하며 편안하게 무대를 감상할 수 있게 했다. 이른바 ‘악마의 편집’ 없이 노래 그 자체로 시청자에게 즐거움을 선사한 것. 그러나 윤종신은 아직까지 장재인-김지수의 라이벌 미션을 언급한다. <슈퍼스타 K3>의 존재감을 각인시킬만한 무대가 나오지 않았다는 말이다. 참가자들에 대한 시청자들의 기대치는 점차 높아져만 가고, <슈퍼스타 K>에게는 스스로를 뛰어넘어야 하는 미션이 주어졌다.
Worst : 콜라보레이션 미션이 과연 팀 참가자에게 적절한 미션이었을까. 콜라보레이션은 <슈퍼스타 K>의 시즌 1에서부터 진행됐었고, 개인 참가자들이 팀으로서의 어떤 조화를 만들어 내는지를 볼 수 있는 미션이었다. 이후 라이벌 미션에서 개인의 캐릭터에 집중할 수 있는 흐름을 만든다. 그러나 팀 참가자들은 미션에 따라 차별화 된 모습이 그려지지 못한다. 특히 예리밴드와 헤이즈의 만남은 콜라보레이션 미션과 라이벌 미션이 거의 같은 미션으로 느껴지게 했다. <슈퍼스타 K>는 시즌 3부터 팀 참가자를 받으면서 변화를 꾀했지만, 미션방식은 여전히 개인 참가자를 위한 것에 가깝다. 물론 각기 다른 팀이 뭉쳐 얼마나 조화롭게 콜라보레이션을 만들어 낼 수 있는지 실력을 가를 수 있는 기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버스커버스커-투개월, 울랄라 세션을 제외한 어느 팀도 인상적인 무대를 만들어내지 못한 건 참가자들의 수준문제는 아니다. 지금의 미션 방식이 과인 개인 참가자와 팀 참가자 모두를 위한 것인지를 고려해 봐야 하지 않을까.
동료들과 수다 키워드
- 존박의 ‘처밀도’를 탄생시켰던 ‘가사 쓰나미’는 올해도 어김없이 <슈퍼스타K3>를 덮쳤다
- 탈락자가 무대를 나가는 시점까지 체크하는 이승철 PD
- 허각, 장재인, 존박, 강승윤 모두 슈퍼위크 미션에서 한 번씩 탈락했다가 부활했다. <슈퍼스타 K3>에도 이 법칙은 유효할까.
10 아시아 글. 박소정 기자 ninete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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