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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부국, 정답은 强小農과 협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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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덴마크 = 고형광 기자] 네덜란드와 덴마크의 국토면적은 우리나라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인구 또한 네덜란드는 우리나라의 3분의 1, 덴마크는 9분의 1 수준이다. 그런데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두 나라 모두 6만 달러 안팎으로 우리의 세 배다.


이렇게 작은 나라들이 그토록 잘사는 비결은 뭘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 비밀은 농업에 있다. 그중에서도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협동조합이 바로 그것이다.

바다보다 수면이 낮은 네덜란드는 습지가 많아 천혜의 농업국은 아니다. 500여개의 크고 작은 섬으로 이뤄진 덴마크도 황무지와 모래밭 등의 척박한 땅으로 이뤄졌다. 하지만 두 나라 모두 전업농 소득이 1억원을 넘는 농업 선진국으로 성장했다.


네덜란드와 덴마크. '풍차'와 '바이킹'의 나라로 유명하지만, 우리에겐 미래 농업의 길을 밝힐 '벤치마킹'의 대상인 셈이다. 좁은 땅 덩어리 때문에 '강소농(强小農)'을 지향할 수밖에 없는 우리의 현실을 감안할 때 드넓은 미국이나 호주의 농업보다 훨씬 가깝게 다가온다.

농업부국, 정답은 强小農과 협동조합 ▲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인근 파프리카 농장. 이 농가는 4만4000㎡의 규모에서 유리온실에서 파프리카를 재배해 연매출 132만유로(21억원)를 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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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최대의 청과물 도매·유통업체인 그리너리는 1996년 네덜란드 9개 경매농협이 합병해 만들어진 원예협동조합이다. 15년이 지난 지금의 그리너리는 유럽 전지역은 물론 60여 국가에 200여 가지의 신선한 채소·과일들을 수출하고 있다. 그리너리는 지난해 총 18억4000만유로(2조94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덴마크에서 사육되는 돼지의 90%를 공급받아 80%를 수출하는 세계적인 육가공업체 데니쉬크라운도 협동조합이다. 1970년 54개이던 도축장 협동조합이 2004년 2개로 통폐합됐다. 그 중 하나가 데니쉬크라운이다. 지난해 기준 총 매출액은 60억유로(9조6000억원)에 이른다.


검역이 까다롭기로 유명한 일본에서도 '데니쉬크라운'은 최고의 육가공 브랜드로 통한다. 국내 목우촌과 도드람 양돈조합이 협동조합 체제지만 브랜드 지명도나 시장 점유율은 데니쉬크라운을 따라갈 수가 없다. 네덜란드를 '꽃의 왕국'으로 만든 세계 최대의 알스미어 화훼경매장 역시 90년 전통의 협동조합이다.


유춘권 농협경제연구소 박사는 "농가의 이익을 최대화하기 위해선 생산과 유통, 판매가 각각 전문화돼야 한다"면서 "중간상인이 아니라 농민이 주주인 조합에 농산물을 공급해야 최고의 가격을 받을 수 있는 것은 물론, 남들보다 한발 더 앞서 갈 수 있다"고 말했다.




고형광 기자 kohk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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