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성곤 기자]한나라당이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필승카드 찾기에 분주하다. 서울시의 무상급식주민투표 무산 이후 비관론이 팽배했지만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의 돈거래 파문과 주민투표에서 결집한 25.7%의 보수층 유권자를 고려할 때 선거승리가 가능하다는 낙관론이 고개를 들면서 10여명 후보들이 자천타천으로 거론되고 있다.
우선 당내 후보로는 나경원ㆍ원희룡 최고위원, 정두언 여의도연구소장 등이 언급된다. 또 본인들의 부인에도 홍준표 대표, 정몽준 전 대표의 차출설도 나온다. 당밖에서는 정운찬 전 국무총리, 맹형규 행정안전부 장관, 유인촌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박세일 한반도선진화재단 이사장 등이 본인 의사와 무관하게 거론되고 있다. 서울시장 필승후보 찾기는 요약하면 '나경원 vs 외부인사' 구도다.
당내 인사로 결정된다면 나 최고위원이 유력하다. 지난해 당내 서울시장 후보 경선에 나섰고 지난 7.4 전당대회에서 여론조사 1위를 기록하며 3위에 올랐다. 또 최근 일부 여론조사에서 민주당의 유력 서울시장 후보인 한명숙 전 총리와 박영선 정책위의장도 눌렀다. 나 최고위원은 30일 아시아경제와의 통화에서 "지도부의 일원으로 서울시장 보선 승리를 노력할 것"이라며 본인 거취에 대한 구체적 언급은 피했다. 강승규 한나라당 의원은 "나경원 최고위원은 여론조사에서 나타나는 폭넓은 대중적 인기가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나경원 카드'는 경쟁력이 가장 높은 후보를 조기에 확정, 선거준비에 올인해야 한다는 논리다. 반면 불가론도 없지 않다. 여론조사상 우위에도 주민투표에서 오세훈 서울시장의 스탠스를 지지한 것이 걸림돌이 작용할 것이라는 것. 특히 서울시장 보선이 무상급식 제2라운드 논쟁에 돌입하면 박근혜 전 대표의 지원유세 가능성이 줄어든다는 것도 부담이다.
당 안팎에서 외부인사 영입론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추석 민심과 야권 동향을 고려해 중량감을 갖춘 파격적인 외부 인사를 발탁해야 한다는 것. 홍준표 대표는 이와 관련, "보수의 상징이 되는 인물을 후보로 내세워야 한다"고 언급했다. 외부영입에 무게를 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김정권 사무총장도 최근 아시아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좋은 인물이 있다면 한나라당은 누구에게나 문호를 열어야 한다"며 외부영입론을 시사했다. 다만 현재 거론되는 외부인사 대부분은 친이 칼라가 강하다. 정운찬 전 총리는 세종시 수정안으로 박 전 대표와 격하게 대립했고 맹형규 행정안전부 장관, 유인촌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등도 친이계 정치인의 색채가 강해서 친박 진영의 합의를 얻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이택수 리얼미터 대표는 이날 아시아경제와의 통화에서 "나경원 카드는 오세훈 지지표, 본인의 경쟁력, 박근혜 지원사격 등을 감안하면 필승카드"라면서도 "문제는 공천이다. 친박계와 합의가 안되면 전폭 지원을 얻기 어렵고 당선 역시 힘들어진다"고 전망했다.
김성곤 기자 skze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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