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중국의 시진핑 국가 부주석과 리커창 상무부 부총리가 지난주 보여준 국제적 행보는 차세대 지도자의 능력을 증명하기에 충분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2일 보도했다.
후진타오 중국 주석의 후임자가 될 시 부주석은 17일부터 22일까지 중국을 방문한 조 바이든 미국 부통령과 수 차례 만나 함께 차를 마시고 비공식적 만찬을 즐기며 활발한 활동을 했다.
미국 정치가에서는 주어진 공식적 일정 외에 이례적으로 많은 시간을 바이든 부통령과 보낸 시 부주석의 노력에 주목하고 있다. 오바마 행정부의 한 관계자는 "시 부주석은 그가 전달하고자 하는 것에 대해 명확한 논리를 갖고 전략적으로 접근했다"며 "글로벌 동료와 함께 솔직하게 의견을 나누는 것에 적극적인 의욕을 보였다"고 말했다.
미국이 부채 문제로 신용등급 강등 조치를 받자 세계에서 미 국채를 가장 많이 가지고 있는 중국의 경제전문가들과 정부 관료들은 미국을 비난하며 미국의 책임 있는 행동을 촉구했지만 시 부주석은 바이든 부통령의 이번 방중에서 이러한 문제들을 쟁점화 하지 않았다. 말다툼 없이 바이든 부통령은 '신뢰'를 강조하며 미국 최대 채권국인 중국을 안심시켰고, 딸을 하버드 대학에 유학 보낸 시 부주석은 미국과의 끈끈한 관계 유지를 약속했다.
원자바오 중국 총리의 뒤를 이을 리 부 총리도 16일부터 2박 3일 일정으로 홍콩에 머무는 동안 위안화 국제화에 대한 추진력을 보여주는 한편 유창한 영어 실력을 뽐내 주목 받았다.
리커창은 홍콩에서 국제금융 허브로 도약하는 홍콩을 위안화 국제화의 전초기지로 삼을 것이라고 강조하며 ▲외국인의 위안화를 이용한 중국 증시 투자 ▲홍콩 기업들의 위안화 투자 ▲홍콩 증시와 연계된 상장지수펀드(ETF) 출시 등을 약속했다.
WSJ은 시 부주석과 리 부총리가 지난주 보여준 외교적 행보는 현재 중국 지도자들 보다 더 개방적이고 국제적인 감각을 부각시켜 향후 차세대 지도자들이 이끌 중국과 미국의 관계 개선을 기대하게 한다고 전했다.
애널리스트와 외교관들 사이에서는 시 부주석과 리 부총리의 겉으로 드러난 국제적 행보가 오는 2013년 10년 마다 한번 있는 정권 교체를 앞두고 자신들의 프로필을 부각시키려는 계획된 행동들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박선미 기자 psm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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