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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이종길 기자]세계에서 가장 빠른 사나이가 온다.
육상 남자 100m·200m 세계기록 보유자 우사인 볼트(자메이카)가 2011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출전을 위해 16일 입국한다. 오후 8시 15분께 대구에 당도하는 그는 대구 그랜드호텔에 머물며 17일부터 경산 육상경기장에서 훈련을 시작할 예정이다.
볼트는 단거리 육상계를 뒤흔든 육상의 최고 스타다. 2008 베이징올림픽에서 남자 100m, 200m, 400m 계주를 모두 석권하며 ‘단거리 황제’로 부상했다. 가장 주목받은 레이스는 2009년 베를린 세계선수권대회 100m. 압도적인 스피드로 9초58만에 결승점을 통과, 베이징올림픽에서 자신이 작성한 세계기록(9초69)을 0.11초나 잡아당겼다.
처음 10초의 벽을 허문 건 1968년 멕시코 올림픽에 출전한 짐 하인즈(미국, 9초95초)다. 그 뒤로 세계기록은 2007년 파월의 9초74가 나오기까지 40년간 0.21초 단축됐다. 그 사이 기록을 깬 선수는 7명. 총 10번에 걸쳐 경신을 거듭했다. 여기에는 고지나 바람과 같은 외부환경 요인이 크게 작용했다. 육상계는 이 점을 감안, 100m의 한계를 9초6 후반대로 내다봤다.
하지만 혜성처럼 나타난 볼트의 출연으로 예측은 여지없이 무너졌다. 그는 신장과 기록간의 통념도 뒤집어놓았다. 통계상 지난 50년간 10초대 초반의 세계기록은 170cm 전후의 선수들에 의해서 이뤄졌다. 이 때문에 육상계는 키가 큰 선수는 순발력이 떨어져 불리하다고 여겼다. 그러나 9초대를 수립한 선수들은 모두 180cm 이상이었다. 볼트는 196cm로 더 큰 신장을 갖췄다. 넓은 보폭이 단거리 선수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을 스스로 입증하고 있다. 그의 잇따른 선전에 어느덧 육상계는 인간의 한계를 9초4 중반대로 내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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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볼트는 세계기록을 더 앞당길 것으로 주목받았다. 세계기록 작성 당시 우승 확정이라는 기쁨에 젖어 막판 속도를 줄인 까닭이다. 하지만 최근 추세를 보면 경신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그는 8월 아킬레스건 부상과 허리 통증으로 일찌감치 시즌을 접고 휴식에 들어갔다. 아직까지 컨디션은 온전하지 않다. 올 시즌 세 차례 레이스에서 모두 1위로 골인했지만 최고 기록이 9초88에 그쳤다. 자신의 최고 성적보다 0.3초나 느려졌다. 이 때문에 볼트는 최근 “부상에서 완전하게 탈출하지 못했다”며 “대구에서 9초 58 밑으로 뛰지 못할 것 같다”고 토로했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강력한 우승후보다. 최근 그 가능성은 더 높아졌다. 올 시즌 9초79로 시즌 2위의 기록을 보유한 타이슨 게이(미국)가 지난 7월 고관절 수술을 이유로 불참을 선언했다. 시즌 3위(9초80)를 기록 중인 스티브 멀링스(자메이카)와 4위(9초85)를 달리는 마이크 로저스(미국)도 각각 도핑 검사에서 양성 반응을 보여 출전이 어렵게 됐다.
육상계는 이번 대회를 볼트와 아사파 파월(자메이카)의 2파전으로 내다본다. 파월은 올 시즌 9초78로 가장 좋은 성적을 남겼다. 지난 6일 IAAF(국제육상연맹) 다이아몬드 리그 런던대회에서 허벅지 통증을 호소하며 기권할 만큼 볼트와 대결을 벼르고 있다. 두 인간탄환의 대결이 펼쳐질 100m 결승전은 28일 오후 8시 45분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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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이종길 기자 leem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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