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 빅 브랜드들 막걸리 열풍 잠재우고 불꽃 마케팅
국내 수입맥주 점유율이 늘어가며 국내에 진출한 수입맥주 유통회사들의 마케팅전쟁이 한창이다. 후원을 통해, 파티를 통해, 색다른 이벤트를 통해 사람들을 끌어들이고, 각 회사만의 맥주 맛을 어떻게 어필할지 고심이다. 더운 여름, 수입맥주 마케팅전쟁에 함께 참여해 보는 것도 색다른 경험이 될 듯하다.
맥주 맛이 뭐가 그렇게 다른가 싶겠지만, 맥주를 즐기는 사람은 안다. ‘부드럽게 넘어가고 톡 쏘는 맛이 좋고…’ 그 정도 수준이 아니다. 마니아들은 제대로 된 맥주 맛을 보기 위해 독일, 일본 등 현지를 달려가기도 한다. ‘그래 이 맛이야’를 외치기 위한 즐거운 계획이다.
수입맥주가 인기다. 백화점, 대형마트에서 수입맥주가 주류 판매 부문에서 압도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신세계백화점, 롯데백화점 등 국내 주요 백화점과 대형마트 수입맥주의 매출 신장률은 60~80%대. 국산맥주, 사케, 와인 등이 10~30% 정도인걸 보면 압도적인 증가세다.
지난해 인기를 끌었던 막걸리도 한참 앞질렀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해외 맥주 수입 금액은 4375만달러로 5년 전(2050만달러)보다 2배 이상 늘었다. 수입맥주 시장 규모는 국내 전체 맥주 시장에서 3% 수준. 하지만, 대형마트·소매점 등에선 이미 20%에 육박했다는 분석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민 소득이 늘고 외국 여행객과 유학생이 증가하면서 선호 맥주가 다양해지고 있기 때문에 수입맥주의 성장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수입맥주가 인기를 끌면서 가장 바빠진 곳은 수입맥주 유통회사다.
특히, 아사히맥주를 수입하는 (주)롯데아사히주류가 그렇다. 하이네켄을 제치고 국내 수입맥주 시장에서 처음으로 올 상반기 1위에 올랐기 때문이다. 한국 진출 7년 만에 하이네켄의 아성을 깬 것이다.
아사히의 올 상반기(1~6월) 국내 수입맥주 시장 점유율은 28%. 이전까지 1위를 차지했던 하이네켄은 점유율 26%로 2위, 밀러(20%)와 기네스(10%)는 각각 3, 4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연간 점유율은 하이네켄이 26%로 1위였고 아사히(25%), 밀러(23%), 기네스(7%) 순이었다. 아사히맥주의 성장과 함께 일본 아사히와 롯데칠성음료의 합작사인 (주)롯데아사히주류 매출도 2006년 120억원에서 지난해 592억원으로 4년 만에 5배 가까이 커졌다. 아사히맥주의 1위 원인은 무엇일까?
(주)롯데아사히주류 관계자는 “감칠맛 나는 깔끔한 맥주를 선호하는 국내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은 것이 1위 비결”이라고 했다. ‘깔끔한 맛’을 얻기 위한 특별한 노력이 있었다는 것이다. 몇 년간 국내의 대형 호텔, 일본 음식점, 이자카야, 바 등에서 아사히생맥주 취급 업소가 큰 폭으로 증가한 것도 큰 이유다.
아사히 “맛·프리미엄으로 승부한다”
아사히 맥주는 마케팅 전략은 ‘맛’과 ‘프리미엄’으로 요약된다. 우선, ‘프리미엄’이라는 것을 확실하게 강조했다. 최고 원료를 쓰고, 이성적인 방법으로 자신의 우월성을 설명하며, 타사 제품을 전혀 언급하지 않음으로써 ‘프리미엄’이라는 이미지를 준 것이다.
국내에서 판매되고 있는 아사히맥주의 브랜드는 총 4가지. 대중에게 가장 많이 알려진 브랜드는 ‘Asahi Super Dry’이다. 1987년 일본 발매를 개시한 이후로 세계 80개국에서 판매되고 있다. 2000년 9월 한국 시장에 론칭되며 국내 마니아층을 많이 확보하고 있다.
(주)롯데아사히주류 관계자는 “Asahi Super Dry는 1987년 세계 최초로 드라이한(담백한) 맥주로 탄생된 일본 No.1 맥주”라고 했다. 발효 과정에서 일반 맥주보다 당분을 분해하는 능력이 강한 효모를 사용해 당분을 충분히 발효시킴으로써 맥주 내 당분을 거의 제거한 담백한 맛의 맥주라는 설명이다.
‘Super Dry’ 또는 ‘KARAKUCHI’란 미각적으로 말하면 甘味(감미)가 적어 끈적거림이 없어 마신 후에도 입안에 아무 맛도 남지 않는 것을 말한다.
아사히가 말하는 미세한 맛의 비결은 용기와 원료에 있다. 첫 번째는 캔이다. 인간의 입술은 캔 입구의 형태나 크기, 미세한 0.1mm의 변화에도 맛의 차이를 감지한다는 것. 아사히 맥주는 이것을 과학적으로 적용해 캔을 특별하게 만들었다.
두 번째는 효모. 뛰어난 발효 능력과 깔끔하고 세련된 맛을 내는 아사히만의 특별한 효모를 사용한다. 아사히는 이를 ‘아사히 318호 효모’라고 부른다. 세 번째는 ‘파인 아로마 홉’이다. 다른 맥주의 경우 향을 내기 위해 소량만 사용되는 고급 파인 아로마 홉을 충분히 사용해 아사히만의 깔끔하고 세련된 맛, 담백한 맛을 실현했다는 설명이다.
아사히맥주 마케팅 관계자는 “맥주를 즐기는 마니아들은 반일감정, 원전사태 이런 것과 맥주 판매는 별개라고 생각한다. 일본에서 만든 맥주가 아닌, 선호하는 하나의 브랜드라는 인식이 자리잡고 있다”고 말했다.
하이네켄, ‘넘버 1’을 고수하라”
올해 1위를 아사히에게 내줬지만 이전까지 항상 1위 자리를 고수했던 하이네켄은 절박하다. 新 마케팅 전략으로 내 줬던 자리를 다시 찾아오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2011년 마케팅 전략은 세계 No.1 프리미엄 맥주 ‘하이네켄’의 브랜딩을 더욱 강화하는 것.
이미 지난 4월에 세계 축구팬들의 꿈의 무대인 ‘UEFA 챔피언스 리그’의 공식 후원사로서 UEFA 챔피언스 리그 트로피의 아시아 투어를 기념하는 대대적인 프로모션 ‘UEFA 챔피언스 리그 트로피 투어’를 성공적으로 진행했고, 지난 6월 온라인을 통해 먼저 선을 보인 새로운 TV CF ‘The Entrance’는 화려한 영상과 음악으로 한편의 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으로 하이네켄의 프리미엄한 이미지를 잘 담아낸 것이 특징이다.
광고는 유튜브를 통해 첫 선을 보인 후 3주 만에 약 400만 건에 가까운 조회수를 기록했다. 국내에서도 광고 음악으로 사용된 The Asteroids Galaxy Tour의 ‘The Golden Age’가 인기를 끌며 높은 조회수를 기록,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러한 대대적인 프로모션과 함께 각 업장에 다양한 홍보물을 비치하는 등의 커뮤니케이션 활동을 통한 브랜딩 강화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3월, 새롭게 론칭한 병 제품은 그동안 많은 인기를 누리던 기존의 병 디자인에서 브랜드의 로고를 강화했다. 지난해 뉴 캔(new can) 디자인에서 첫 선을 보인 레이스 트랙(race track)을 음각으로 새겨 고급스러운 디자인으로 어필하고 있다.
하이네켄만이 가지고 있는 특허 기술을 실현한 휴대용 생맥주 시스템 ‘5L 드래프트케그(Draughtkeg)’도 7월, 새로운 디자인을 선 보였다. 이를 기념해 지난 7월 28일부터 홍대에서 운영 중인 신개념 팝업 스토어 ‘하이네켄 파티 업 스토어(PARTY-UP STORE)’는 마치 집을 옮겨 놓은 듯한 콘셉트로 누구든 편하게 들러 하이네켄 맥주를 맛보며 파티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이다.
평일 오후 무료 맥주 시음이 진행되는 공간이 매주 목, 금, 토 밤에는 ‘Private Party’ 공간으로 변신하는 이 곳은 기존의 팝업 스토어들이 제품 전시 및 홍보의 장으로써 활용되던 것과 달리 최초로 소비자들에게 장소를 빌려주는 신개념 팝업 스토어로 꾸며지는 것이 특징이다. 이러한 상반기 독창적인 마케팅 프로모션으로 주목 받은 하이네켄은 하반기에도 더욱 다양한 프로모션을 통해 소비자를 찾아갈 예정이다.
2011년에는 새롭게 수입맥주 시장에 진출하는 신규 브랜드과 더불어 더욱 치열해진 브랜드간 경쟁이 예상된다. 하이네켄 코리아 관계자는 “더욱 강화된 마케팅 활동을 통해 수입 프리미엄 브랜드의 선두주자로써 소비자들의 기대에 부응해 기존 No.1 자리를 계속해서 지켜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밀러, “맥주는 짜릿한 파티다”
프리미엄 수입맥주 브랜드 ‘밀러 제뉴인 드래프트(Miller Genuine Draft)’는 20대 초반의 젊은 남녀를 타깃으로 마케팅 활동을 하고 있다. 음악과 파티를 좋아하는 젊은 남녀들이 즐기는 맥주로 포지셔닝하고 있는 밀러 맥주는 전 세계적으로 유명 클럽에서 클럽 파티를 이어오고 있다.
음악이라는 젊은이들의 공통 언어를 통해 전 세계 클럽 파티 문화의 절대강자로 자리 잡고 있는 밀러 맥주는 국내에서도 4~5년 전부터 홍대, 강남 일대에서 열리는 클럽 파티를 꾸준히 지원하면서 젊은 세대들이 즐길 수 있는 건전한 클럽 문화를 주도해온 것으로 평가 받고 있다.
올해에는 무더운 여름 시즌 동안 전국에 위치한 클럽에서 파티를 개최하는 ‘턴 업 더 나잇(TUTN: Turn Up The Night) 파티’를 열였다. 지난 6월 이태원, 역삼동에서 연 클럽 파티를 시작으로 부산 해운대에서도 7월 29일 유명 DJ 스티브 아오키의 내한공연과 함께 파티를 성황리에 마쳤다.
밀러에서는 올해 말까지 전국 유명 클럽에서 밀러만의 독창적인 콘셉트로 꾸며진 파티를 개최할 예정이다. 또한 지난 7월에는 전세기를 타고 즐기는 6박 7일간 생애 최고의 잊지 못할 짜릿한 파티, ‘밀러 뮤직 투어X’(Miller Music Tour X)이벤트를 진행했다.
국내에서 선발된 소비자를 비롯해서 전 세계 약 70여 개국에 이르는 SABMiller 지사 중 한국을 포함한 18개국에서 선발된 각국의 대표들이 참여한 이번 투어는 밀러 제뉴인 드래프트 전용기(Miller Genuine Draft Private Jet)를 타고 뉴욕, 마이애미, 그리고 시카고를 돌며 클럽 문화를 즐기는 환상적인 파티로 꾸며져 파티 피플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기네스, “라운지서 맛을 체험하라”
흑맥주로 4위의 판매량을 보이고 있는 기네스의 성장도 무서운 기세다. 기네스맥주는 부드러운 거품의 흑맥주로 여성들이 가장 선호하는 맥주 브랜드 중 하나다. 기네스는 아일랜드에서 많은 사랑을 받는 25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명실상부한 국민기업. 기네스가 타 맥주에 비해 높은 가격임에도 불구하고 인기를 끄는 것은 거품 때문이다.
기네스 맥주의 독특한 점은 다른 맥주들과는 달리 Co2가 아닌 액화질소를 구슬(위젯)에 충전해서 병 속에 넣는다. 이 질소 구슬은 기네스 맥주 중에서도 드래프트에만 들어있는데, 맥주를 다 마실 때까지 계속해서 거품을 만들어내므로 맥주를 마시는 동안 한결같은 맛을 유지할 수 있다. 기네스(www.daretobeperfect.co.kr)는 최근 업계 최초로 브랜드체험관인 ‘기네스 라운지’를 오픈했다.
‘기네스 라운지’는 252년 역사를 자랑하는 세계적인 흑맥주 기네스의 탄생 배경과 그 동안 이어온 장신정신을 볼 수 있는 동시에, 재미있는 모션 게임을 통해 기네스의 5가지의 퀄리티를 경험하며, 신선한 기네스를 맛볼 수 있는 신개념 브랜드 체험관이다.
서울 속의 유럽의 거리로 불리는 신사동 가로수길에 위치한 ‘기네스 라운지’는 8월 21일까지 소비자들에게 기네스맥주 무료 체험의 기회를 제공할 계획이다.
‘기네스 라운지’는 브랜드존, 체험존, 테이스팅존, 이벤트존인 네 개의 ‘존’으로 구성된다. 이 중 ‘테이스팅존’에는 고급 시음부스가 설치되어 있어 기네스 전문가와 함께 기네스맥주를 직접 따르는 법을 배우고 맛볼 수 있으며, 119.5초 동안 크림빛 거품과 진한 루비색으로 분리되는 서징을 통해 기네스가 완성되는 장면도 직접 볼 수 있다.
한편, 기네스맥주는 이색 체험공간인 ‘기네스 라운지’를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한 ‘기네스 라운지 버스’를 운영한다. 28일부터 한 달간 홍대, 강남역, 대학로 등 유동인구가 많은 랜드마크에서 만날 수 있는 ‘기네스 라운지 버스’에는 이동형 고급 시음바가 설치되어 기네스맥주 한 잔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직접 눈으로 보고 마셔볼 수 있다.
한편, 사람이 많이 모이는 알려진 맥주축제는 한 도시의 홍보 전략이 되기도 한다. 서울시는 8월 13일(토)부터 16일간 중국 칭다오에서 열리는 제21회 칭다오 국제맥주축제에 참가해 “Do you Know Seoul?”이라는 콘셉트로 중국 현지인과 외국 방문객에게 서울의 다양한 문화콘텐츠를 활용한 서울알리기에 나선다.
젊은 층이 많이 참여하는 축제라는점, 관광객의 서울방문 가능성, 중국 화북권 마케팅 거점 확보 등 여러 가지 요인이 작용했다.
서울시는 맥주축제가 열리는 맥주 국제성에 홍보부스를 마련하고 3D 서울영상 상영, 민속놀이체험, 서울대표문화공연, 한류스타 이미지 활용 포토존 등의 볼거리와 즐길거리를 제공할 예정이다.
이코노믹 리뷰 이학명 mrm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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