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영주 기자] 이명박 대통령은 10일 글로벌 금융위기의 원인과 관련해 '미국 정치의 문제, 리더십의 문제'로 규정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정부 과천청사에서 개최한 '금융시장 위기관리 비상대책회의'에서 "이번에는 미국과 유럽의 소위 말해서 재정건전성의 위기, 그것 때문에 발생한 것 아니냐"며 "우리도 어느 때보다 내부적으로는 경제형편이나 펀더멘탈이 좋은 상황인데, 외부에서 오는 위기를 맞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번 위기를 뭐라고 해야 하나. 정의가 뭔가"라고 묻자,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말씀하신 대로 '재정의 위기'라고 볼 수 있다"고 대답했다.
박 장관은 "또한 재정 위기의 본질이 정부의 리더십, 정부에 대한 신뢰의 위기라고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미국 재정 위기가 실물경제 위기로 확대되는 것 아닌가. 그것은 결국 미국 정치의 문제, 리더십의 문제다"면서 "그것이 재정위기로 왔고 건전성 문제가 나오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어 "이 때문에 나는 우리 정부내에 컨센서스(공감대)가 필요하다고 본다"며 "위기에 대한 정의를 바로 내리고 어떻게 대처해야 할 것인지를 각 부처가 이해를 같이 하는 것이 좋겠다"고 전했다.
아울러 "재정위기부터 실물경제 위기로 확대된 새로운 형태의 위기를 맞이하고 있는 것 아니겠느냐"면서 "2008년 금융위기 때는 금융위기라는 것을 놓고 재정 지출해서 경제를 살리는 정책을 글로벌 협력하면서 추진했는데, 이번에도 글로벌 협력이 필요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세계 각국이 지금의 이런 위기가 연말에는 좋아질 것이라고 볼 수 없을 것 같다"며 "단기간에 좋아질 수 있다고 보느냐"고 다시 한번 질문을 던졌다.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 등 참석자들은 이구동성으로 "단기간에는 어려울 것 같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지금의 위기가 대외의존도가 높은 대한민국 실물경제에 영향을 많이 미칠 것"이라고 우려한 뒤, "이것을 극복하려면 정부나 기업, 근로자, 특히 정치권에서 힘을 합쳐야 하지 않겠느냐"고 주문했다.
조영주 기자 yjc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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