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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당한 인생2막 50+]“난 평생 혜택받은 직장인 재취업 전도사 되어 보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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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금자 유앤파트너즈(You&Partners) HR Service부문 대표

아무리 성실하게 직장생활을 해도 55~60세 정도면 퇴직을 당해 물러나야 하는 한국. ‘일 할 수 있는데…’라고 한숨만 쉴 순 없다. 뛰어들면 답이 보인다. 이금자 대표와 함께라면.

‘퇴직 후 나는 무슨 일을 하고 살까’. 나이가 많든 적든 이 생각 앞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힘든 현실이다. 돈이 많든 적든 늙어서 할 일이 없어진다는 것. 눈물 나게 만든다. ‘나는 아직 일할 수 있는데…’ ‘이제 겨우 58세인데…’


58세에 전 직장에서 퇴직한 이금자 유앤파트너즈(You &Partners) HR Service부문 대표도 그랬다. “짧은 기간 동안이었지만 막막함이 조금씩 나를 누르는 듯했죠. 젊어 구직 활동하는 것과 퇴직 후 구직 활동하는 것은 많은 차이가 있으니까요.” 유앤파트너즈 유순신 사장과는 과거 이 대표가 다녔던 직장에 인력을 연결시켜 준 것을 계기로 알게 됐다. 약 20년 전의 일이다.

연이 되려고 했던지, 한동안 연락을 하지 않고 지내다 퇴직 무렵 연락이 닿았다. 유 대표는 중장년 재취업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고 그 일을 할 수 있는 적임자로 이금자 대표를 택했다. 그리고 2009년 9월, 그를 초빙하며 60세 나이, 새로운 인생2막의 장이 열린다.


[당당한 인생2막 50+]“난 평생 혜택받은 직장인 재취업 전도사 되어 보답” (사진=이코노믹리뷰 안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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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많은 혜택을 받았다고 생각하고 감사하며 살았지만 막상 나이라는
제도 때문에 능력과는 상관없이 현업에서 퇴장한다는 사실이 가슴 속 한편에서
받아들여지지가 않았습니다.



여성CEO 1세대로서 화려한 삶


“작년부터 베이비붐세대가 연간 70만명이 퇴직을 한답니다. 중소기업이 이런 인재를 활용함으로 도움이 되고 퇴직 임원은 개인과 가정에 만족을 줄 수 있어 국가적으로도 도움이 되는 겁니다.” 이금자 대표가 맡은 일은 중장년층 재취업이다.


“중소기업 대부분의 구조가 오너가 20~30년 전 창업을 해서 CEO가 오너인 회사들이 대부분인데, 제2의 도약 성장을 목표로 해 전문경영인을 영입하려고 눈을 뜨죠. 이런 기업에게 맞는 사람을 연결해 주는 겁니다.”


그의 말에 의하면, 오너와 퇴직 임원과 만남이 잘 이루어지면 정년의 의미가 없다. 70세 이상 중소기업 사장들이 많은 것처럼 70세, 80세까지 일할 수 있다. 이금자씨는 중소기업 CEO와 퇴직 임원의 마음을 잘 알 수밖에 없는 경력을 가졌다.


세일즈 마케팅(sales&marketing) 전공으로 다국적기업에서 27년간 일하며 대부분 임원으로 근무했고 2002년부터는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여행자 수표그룹 한국본부장으로 재직했다. 그리고 2009년 7월 58세 나이에 정년 퇴직했다. 사람들은 그를 다국적기업 여성 CEO 1세대라고 부른다. 능력을 인정받아, 그는 정년 나이가 지나서도 계약연장으로 2년 이상 현업에 있었다.


그런데, 60세 이상이 되면 많은 기업에서도 힘겨워 하는 현실. 개인의 능력과는 상관이 없다. “평생 많은 혜택을 받았다고 생각하고 감사하며 살았지만 막상 나이라는 제도 때문에 능력과는 상관없이 현업에서 퇴장한다는 사실이 가슴 속 한편에서 받아들여지지가 않았습니다.”


퇴직 후, 그는 일을 손에서 놓고 봉사의 길을 갈지도 고민했다. ‘내 나이를 보면 전업주부들이 대부분인데…’라는 생각으로 그냥 그렇게 현실에 묻어가고 싶은 생각도 있었다. 그러나 이금자씨는 이전에도 지금도 일이 자신의 생명과 같다는 생각을 놓기가 힘들었다. 그는 “지금처럼 일에 열정을 가지고 사는 게 가장 행복한 느낌이 든다”라고 말했다.


퇴직 후 약 한 달 동안 일자리를 찾고 고민하던 중 오래 전 첫 직장에서 직원 채용 관련으로 알게 되었던 국내 헤드헌터 1세대이며 2003년 유앤파트너즈를 설립해 기업에 임원급 인재를 알선 소개하는 유순신 사장을 만나게 된다. 지금부터 2년 전이다.


당시 유 사장에게 “한국 고용문화에도 새로운 변화가 필요하다”고 하소연을 하면서 재취업의 기회를 의논했다. 마침 유앤파트너즈는 사회공헌 활동의 일환으로 정부와 공공기관과 동참해 40~50대의 재취업을 위해 펼치는 ‘40~50 일자리 찾아주기 캠페인’을 기획하고 있었고 이금자씨에게 이 프로젝트를 기획·실행 하는 기회가 주어졌다.


“헤드헌팅업계 경험은 없지만 기업을 경영했던 경력과 인재를 채용하고 조직을 운영하는 경험이 있어서 고객사와 상담할 때 비전이나 현안의 이해를 빠르게 할 수 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업체 분들과 관계를 유지하고 후보와의 상담에서도 같은 경험과 고민을 나누고 있습니다.”


이제 헤드헌터 일을 시작한 지 2년 정도. 이 대표는 그를 통해 재취업자들이 행복한 삶을 산다는 것이 가장 큰 보람이다. 그와 비슷한 환경에 있는 사람을 위해 일한다는 것, 그 사람들의 어려움을 공감할 수 있고 도움을 주는 것이 좋다.


살아온 세월에 비해 짧은 시간이지만 많은 것을 배웠다. 기본적으로 ‘대기업 임원들이 퇴직을 하면서 중소기업에 취직을 하려면 이렇게 해야 되는구나’ 하는 것.


기업과 사람을 만나게 할 때는 양쪽에게 다짐을 한다. ‘두 사람 손뼉이 맞아야 좋은 만남이 된다’는 것이다. 중소기업에는 새로 영입하는 사람과 이해를 공유하라는 당부를 하고 구직자에게는 어떤 어려움도 이겨야 이곳 외에 다른 기업에도 갈 기회가 생긴다고 말한다.


기업과 사람. 일 잘하는 사람을 찾고 안정과 보람을 주는 직장을 찾는 사람의 관계다. 서로의 득을 따진다. 기업 입장에서 단기적인 기업의 이익을 위해 영업임원을 영입하는 경우도 있다. 이 대표는 “그런 만남은 오래 가지 않는다”고 단언한다.


“상담하면서 말하는 것은 ‘퇴직 임원이 훌륭하다고 해도 하룻밤의 마술은 없다’라는 것입니다. 대기업 근무를 했다는 것으로 영입을 하고 인맥을 통해 영입하려는 것은 오래 가지 못합니다. 전문적인 기술과 기업에 대한 믿음이 더 중요하겠죠.”



왜 전문경영인이 CEO보다 어려야 하죠?


구직자들도 각양각색. 같은 퇴직자들이지만 재취업을 원하지 않거나 전화를 하면 대부분 반가워 하지만 떨떠름한 사람도 있다. “서류상으로 보고 전화를 하면 기업과 하는 일을 설명하기도 전에 대뜸 조건(연봉)을 이야기 해달라고 하는 사람, 근무지가 어디냐고 묻는 사람이 있어요.


이런 사람들은 애초부터 ‘아니겠구나’ 하는 판단을 많이 하죠. 면접에서도 CEO들의 생각이 저와 비슷할 때가 많기 때문입니다.”


이 대표가 가장 힘든 점은 사회적인 문화의 차이를 계몽하는 것이다. 중소기업 CEO에게 퇴직자 재취업에 대한 의미를 말하면 우선, ‘참 좋은 일 한다’ ‘맞다’라는 반응이다. 그런데, 막상 자신의 기업에 사람을 추천하면, ‘나이는 조금 젊었으면 좋겠다’ ‘CEO인 자신보다 나이가 많으면 일하는 것이 불편하지 않겠나’라는 반응이다.


“왜 전문경영인이 CEO보다 어려야 하죠?” 이 대표는 되묻는다. 물론 속으로만.
대기업에 있던 사람들이 중소기업 환경에 적응할까라는 우려도 있다. 생각과 취지는 좋지만 받아들이기 힘든 현실인 것이다.


이 대표는 이런 현실에 대해, “이전 직장에서 일할 때 신상품을 론칭하면서 느꼈던 장벽과 같다”라고 말한다. “‘스니커즈’라는 초코바를 한국에 론칭하면서 처음에는 모두 달아서 좋지 않다고 했죠. 그런데, 지금은 많이 대중화된 간식이 되었잖아요. 이것과 비슷한 것 같아요.”


이 대표는 꾸준히 알리는 과정이 계속 되면 시간이 해결해 주리라 믿는다. 기업의 이윤을 창출해야 되는데, 시간이 많이 드는 부분이 아쉽긴 하지만. 중소기업에게 알릴 만한 모델들이 차츰 늘어나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이금자씨가 연결해 준 재취업자 중 가장 나이가 많은 사람은 65세. 처음 소개할 때는 중소기업에서 나이가 많다고 펄쩍 뛰었다. 너무 아까운 인재라 지속적인 설득을 했다. “6개월만 써 보시고 판단하시라.” 중소기업은 반신반의하며 그 제안을 받아들였다.


그 사람이 일을 하자 우려는 말끔히 씻어졌다. 중소기업이 6개월이 되기도 훨씬 전 내린 답은 “역량과 기술이 너무 훌륭합니다. 그 사람에게 저희도 배울 것이 많고 더 오래 일하실수도 있을 듯 합니다”였다. 65세부터 일을 했던 그 사람은 2개월 만에 정규직으로 바뀌었고 지금도 현장에서 열심히 일하고 있다.


[당당한 인생2막 50+]“난 평생 혜택받은 직장인 재취업 전도사 되어 보답” (사진=이코노믹리뷰 안영준 기자)


골프도 놀면서 하면 노동이다


이 대표는 헤드헌터 일을 결혼에 비유한다. “선남선녀가 만나는데 누가 잘나고 그런 게 없잖아요. 철학과 목표가 같다면 만나서 이뤄지는데 제가 하는 일도 그런 만남을 중계하는 일이라는 생각입니다.” 기업과 재취업을 하는 후보군의 가교 역할을 하는 것이 임무라는 것.


그는 채용 의뢰가 들어오면 우선 회사의 홈페이지를 보고 나서 될 수 있으면 CEO하고 상담하려 한다. 왜냐하면 CEO의 철학을 읽어야 하기 때문이다. 보통 의뢰하는 기업이 총괄경영자를 원하기 때문에 CEO와 맞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CEO와 코드가 맞지 않으면 실패할 확률도 그만큼 높다. 중소기업에서 가장 많이 요구하는 사람은 총괄경영을 할 사람, 영업임원, 해외영업을 했던 사람, 연구소 기술 전문가 등이다. 중소기업의 이야기도 듣지만 구직자의 이야기도 충분히 들으려고 한다.


“‘매일 일하다가 쉬니까 좀이 쑤신다’라는 사람이 많습니다. 그 사람들은 ‘골프도 놀면서 하면 노동이 된다’고 표현하죠.” 대신 연봉은 많이 줄어든다. 대기업 임원이었다면 보통 최종 2억~3억원 정도를 연봉으로 받던 사람들. 중소기업의 임원으로 가면 7000만~8000만원선이 보통이다. “연봉 때문에 일하는 사람들은 적습니다. 더 일할 수 있는 나이에 일하고 있다는 그 현실이 더 크죠.”


이 대표도 유앤파트너즈에 입사하며 그랬다. “어떤 일을 하면서 저는 먼저 연봉에 대해 이야기해본 적이 없습니다. 일하는데 행복을 느끼고 열정을 가졌다면 연봉은 항상 따라 왔던 것 같습니다.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재취업을 원하는 사람들에게도 하고 싶은 말이 있다. “자신이 정말 심사숙고해서 제2의 인생설계를 먼저 하세요. 지금부터는 어떤 식으로 살고 싶다는 설계가 우선입니다. 그리고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찾는 겁니다. 돈 벌려는 목적은 아닌 듯 합니다.”


현재 이 대표를 통해 채용이 성사된 것은 수십 건. 대기업 뿐 아니라 중소기업, 신문사 등에서 재직했던 사람들도 연결한다. 퇴직자 뿐 아니라 현업에 있는 사람도 서로 요구가 맞다면 기업과 연결한다.


일부 아쉬운 부분이긴 하지만, 퇴직 후 취업시장에서 가장 환영받는 사람은 전문직이다. “일류대 경영학과를 나와서 재정, 총무 등 업무를 하고 지사, 본사 등을 마구 옮겨 다녔던 사람, 예를 들어 은행 등에서 근무했던 사람들은 할 일이 없는 경우가 많아요. 능력은 많은데 안타까운 현실이죠.” 이런 일도 이 대표는 풀어야 할 숙제라고 여긴다. 이금자씨가 가진 부풀어 오르는 열정만큼 할 일도 많다.


이코노믹 리뷰 이학명 mrm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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