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28일 리모델링 제도개선을 위한 최종 T/F 회의 개최 결과
[아시아경제 황준호 기자] 정부가 아파트 리모델링 수직 증축에 대해 수용하기 어렵다는 판단을 내렸다. 이에 1기 신도시 등에서의 거센 반발이 예상된다.
국토해양부는 28일 리모델링 제도개선을 위한 최종 T/F 회의 개최했다.
그간 1기 신도시를 중심으로 리모델링의 사업성 확보를 위해 세대수 증가(수직증축 등) 리모델링 허용 주장이 제기됐다.
이에 국토부는 총 11차례에 걸친 T/F 회의를 통해 자원 활용성 측면, 도시 및 주거환경에 미치는 영향, 관련 제도와의 형평성, 구조안전성 등에 대한 종합적인 논의를 진행했다.
이후 세대수 증가 허용을 위한 법령 개정은 수용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러한 입장을 가지고 향후 국회 관련 법률안 심의에 임하겠다고 밝혔다.
◇수직증축, 자원 낭비= 먼저 세대수 증가를 동반한 전면 리모델링은 자원 낭비적인 측면이 있다. 이는 리모델링의 도입 취지에 어긋난다. 용적률 과다 상승에 따른 도시과밀화 등으로 주거환경이 악화될 수 있다. 도로·상하수도·공원과 같은 기반시설의 부족도 우려된다. 재건축과의 형평성 문제 및 수직증축시 구조 안전성을 확실히 담보할 수 없는 점도 문제다.
다만 정부는 공동주택의 장수명화를 유도하고 노후화에 따른 주민불편 해소를 위해 T/F 회의시 제시된 지원방안에 대해 지속적으로 보완·시행하겠다고 설명했다. 이는 현행 법령의 범위내에서 필요한 리모델링이 활성화 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뜻이다.
지원방안으로는 중·소형주택 리모델링 사업에 대한 국민주택기금 장기저리 융자, 리모델링 사업 매뉴얼 제정, 리모델링 세부대상 및 유형에 대한 단가 등의 정보 제공, 장기수선충당금의 최소 적립기준 마련 등이다.
◇수직증축, 리모델링 아니다= 또한 수직증축은 리모델링의 도입 취지에 맞지 않는다는 확고한 판단이다. 리모델링의 도입목적은 무분별한 재건축을 방지하고 주거환경 개선과 성능 향상을 통해 주택의 장수명화를 유도하기 위함이다.
그러나 세대수 증가를 동반한 전면 리모델링은 공동주택의 골조만 남기고 대규모로 철거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이는 재건축과 다를 바 없다. 국토부는 이에 대한 근거로 리모델링 사업비가 재건축의 80~90% 수준에 달한다는 점을 들었다. 320~390만원/3.3㎡ 정도의 비용이 소요되고 있으며 재건축은 370~400만원/3.3㎡ 가량 금액이 소요된다고 추정했다. 또 리모델링 대상 주택의 경우 사용연한이 충분한 점을 감안할 때 전면 리모델링은 자원낭비적인 요소가 많다고 결론지었다.
◇수직증축, 도시과밀화 촉진= 여기에 도시과밀화를 유도한다는 측면도 단점이다. 현재도 리모델링시 건축기준이 완화돼 공사후 용적률이 법적상한을 초과하고 있다. 이는 용적률 과다 상승으로 도시과밀화 등으로 주거환경 악화할 우려가 있다. 단지마다 수직증축시 높이증가에 따라 단지 인근 주택에 대한 일조권 침해 문제도 발생 가능하다. 세대수를 늘리는 리모델링시 도로·상하수도·공원 등 기반시설 부족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수직증축, 재건축과의 형평성 저해= 국토부는 재건축 등과의 형평성도 문제로 꼽았다. 리모델링시 세대수 증가와 일반분양을 허용하게 되면 재건축과 유사한 성격을 갖는다. 중층(13~15층) 아파트 재건축시 세대수 증가율이 평균 13% 정도다. 리모델링 세대수 증가 허용시 이와 유사한 수준이다. 재건축은 또 용적률, 일조권 등 건축 기준상 특례가 없고 임대주택 건설, 기반시설 기부채납 등을 부담하고 있다. 이러한 공공부담제도 없이 세대수 증가 리모델링을 허용하는 것은 형평성 문제 발생한다는 게 국토부 측의 확고한 판단이다.
황준호 기자 rephw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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