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해 많아 기피대상이던 솔빛마을 1차 주공, 인천시 살기좋은 아파트 1위 선정...공동체 회복 위해 입주자대표회의 운영 투명화, 마을 축제 활성화 등이 비결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한때 인천 지역 최악의 공해 아파트로 꼽히던 아파트가 살기 좋은 아파트로 변신했다. 비결은 투명한 입주자대표회의 운영과 축제 개최 등을 통해 아파트 커뮤니티를 활성화함으로써 공동체를 회복했다는 것이다.
인천시는 '2011년 인천시 살기좋은 아파트'에 인천 동구 소재 솔빛마을 주공1차 아파트를 최우수 단지로 선정했다고 27일 밝혔다.
이 아파트는 2700여 가구의 대단지로 2003년 입주가 시작된 새 집이다. 그러나 몇년전 까지만 해도 인근에 위치한 제철소와 항구에서 발생한 먼지와 악취 등으로 악명이 높았다. 제철소에서 시시 때때로 뿜어내는 검은 연기가 나올 때면 주민들은 더운 여름에도 창문을 못 열고 빨래도 내걸지 못하는 등 고통을 겪어 왔다.
인천항에서 목재·고철·사료·석유류 등 냄새나 먼지가 심한 수입 물품을 하역할 때도 피해를 받아 왔다.
주민들은 항의도 해봤지만 대충 포기하고 살았다. 상당수 주민들이 제철소나 항구에서 일해서 월급을 받아 먹고 사는 처지이기도 했다.
따라서 주거환경은 열악했고, 이 아파트는 '기피 대상'으로 꼽히기 시작했다.
하지만 지난 2006년 이후 고철부두가 인근 북항으로 이전하고 제철소에서 먼지나 악취가 다소 줄어들면서 주민들에게 희망의 싹이 돋아나기 시작했다.
특히 지난 2009년 취임한 문성진 입주자대표회장 등 몇몇 주민들을 중심으로 "살맛나는 아파트를 만들어 보자. 이웃끼리 정답게 한 번 살아보자"는 공동체 회복을 위한 활동이 벌어진 것은 결정적 계기였다.
우선 문 회장은 폐쇄적으로 운영돼 주민들의 불신을 사던 입주자 대표회의의 전 과정을 CCTV로 생중계하는 일부터 시작했다. 주민들 간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였다.
인공지능 조명 제어 시스템을 도입해 전기료를 절약했고, 과거라면 용역에 맡겨 1억5000만원이 들어갈 아스콘·트렌치 보수 공사를 직접 수행해 1500만원으로 깨끗이 마무리하는 등 아파트 관리 비용을 절감했다.
특히 2009년부터 시작한 아파트 주민들의 축제인 '솔빛마을 축제'는 서먹서먹하기만 했던 주민들을 하나로 묶어 내기 시작했다. 외부 협찬 등 일체의 상업적인 내용은 배제한 채 철저히 주민들 스스로 참여해 즐기는 놀이 마당을 만들어 냈다. 윷놀이, 투호놀이, 보물찾기 등 아이들과 어른들이 함께 할 수 있는 놀이 위주로 행사를 진행했다. 장기자랑 대회, 물물교환 장터 마당, 노래자랑 등을 통해 화합과 친목을 다질 수 있는 계기도 마련했다.
이 아파트 관리소장은 "봄 가을 중 하루 날을 잡아서 주민 축제를 개최하고 있다"며 "주민들의 반응이 아주 좋으며, 축제 개최 이후 아파트 분위기가 확 달라졌다"고 말했다.
한편 우수아파트는 계양구 소재 작전 풍림 아이원 아파트, 장려는 작전 현대 2-2차 아파트가 선정됐다.
김봉수 기자 bskim@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