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황준호 기자] 제 2의 강남 과천의 집값이 심상치 않다. 과천정부청사에 입주한 정부부처들이 세종시로 떠밀려 가는데 이어, 보금자리 지구까지 지정돼 연일 하락세를 기록 중이다. 이에 정부는 과천정부청사에 새로운 정부 기관들을 입주시키기로 확정했다. 하지만 보금자리 후폭풍은 계속될 전망이다.
◇과천청사에 정부 26개 정부기관 새로 입주= 26일 총리실 등에 따르면 이날 개최된 국무회의를 통해 과천청사 입주기관이 확정됐다.
입주기관은 법무부, 대통령 직속의 방송통신위원회·국가과학기술위원회·방위사업청을 비롯한 장·차관급 4개 기관이다. 또 경인통계청 등 8개 특별행정기관과 함께 정부통합콜센터 등 총 14개 기관도 과천으로 이전키로 합의됐다.
정부는 과천의 도심 공동화와 지역경제 위축을 염려했다. 과천이 행정도시로 정체성을 유지하면서도, 정부가 청사 임차료로 매년 많은 예산을 집행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오랫동안 개발을 보류해 온 과천청사 앞 유휴지(8만9120㎡) 3개 필지도 본격 개발하기로 결정했다.
◇시장은 뾰루퉁.. 보금자리 악재 못이겨= 하지만 시장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새로운 정부기관의 입주로 청사는 가득찰 것이다. 지역 경제에도 보탬이 될 전망이다. 그러나 5차 보금자리로 인한 후폭풍을 잠재우기에는 역부족이라는 분석이다.
임병철 부동산114 팀장은 "과천의 경우 보금자리 영향하고 기존에 있던 기관이 빠진다는 소식에 가격이 확 빠졌다"며 "기관 입주가 호재는 되겠지만 보금자리 영향력을 상쇄하기에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함영진 부동산써브 팀장도 "청사 입주는 분명 호재"라면서도 "보금자리에 대한 영향력이 워낙 커 집값 회복의 촉매제로 작용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과천에서 재건축을 앞두고 있는 단지들의 경우 3.3㎡당 2000만원 수준의 분양가를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기존 보금자리의 가격 책정 수준으로 봤을때 과천 보금자리는 3.3㎡ 약 1300만원 정도에 분양될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집값이 싼 쪽으로 수요가 몰리면 가격이 떨어지고 재건축 사업도 추진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게 함 팀장의 설명이다.
한편 정부는 과천 보금자리를 선정해 놓고 지구 지정을 미루고 있는 상태다. 과천 주민들의 반발이 생각보다 심각하기 때문이다. 과천시청 앞에서는 연일 과천 보금자리를 반대하는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황준호 기자 rephwang@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