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성호 기자]"규제도 게임이론 적용해 설계해야 효과있다"
에릭 매스킨 교수는 지난 2007년 메커니즘 디자인 이론에 관한 레오니트 후르비츠의 문제 의식을 ‘게임 이론’의 틀로 한층 정교하게 다듬은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 2007년 노벨경제학상을 레오니트 후르비츠, 로저 마이어슨과 공동수상했다.
매스킨 교수의 ‘메커니즘 디자인 이론’의 핵심은 어떤 정책이 현실에서 적용 가능하며 정책을 어떤 방법으로 적용해야 국민들이 정책의 취지대로 행동할 것인지를 연구하는 학문이다.
예를 들어 환경을 보호하거나 모든 시민에게 양질의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사회가 시장의 힘에만 의존해서는 안되며 정책 수준의 적절한 선택과 메커니즘, 기관 등을 파악하도록 해야 한다는 것다.
매스킨 교수가 금융위기 이후 더욱 부각되는 것은 시장의 힘에 모든 것을 의지해서는 안된다는, 즉 정부의 일정부분의 개입이 필요하다는 주장 때문이기도 하다.
매스킨 교수는 지난 2009년 연세대 공개강연에서 “은행이 비합리적이거나 비윤리적이기 때문에 금융위기가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의도하지 않은 외부효과 등으로 시장이 제대로 돌아가지 않아 위기가 올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쌀 시장에 문제가 있다고 자동차 시장에 영향을 끼치지는 않지만 금융시장에서는 한 은행이 위험에 처하면 다른 금융사들도 어려움을 겪게 되기 때문에 사전 규제방법으로 신용도에 따른 대출제한, 은행 자기자본 및 부채비율 규제 등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다만, 규제도입에는 메커니즘 디자인 이론이 절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예를 들어 최고 이자율은 39%로 제한하는 대부업법의 경우 서민 이자부담을 덜어주려는 좋은 취지지만 실제로는 39% 이상의 금리를 주더라도 돈을 빌리려는 수요자와 공급자가 형성돼 불법고리사채가 양산되는 만큼 이를 감안해 정책을 설계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편 매스킨 교수는 1950년 생으로 뉴욕에서 태어난 유대계 미국인이다. 하버드대학에서 수학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MIT와 케임브리즈 대학 등에서 연구활동을 했다. 지난 2000년부터는 프린스턴 대학 고등연구소에서 교수로 재직중이다.
박성호 기자 vicman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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