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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독의 미디어 제국 뒤흔든 저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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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독의 미디어 제국 뒤흔든 저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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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진수 기자] 언론 재벌 루퍼트 머독의 미국 법인인 뉴스코프가 전화 해킹·도청 스캔들로 영국 의회와 국제 여론에 굴복해 결국 영국 위성방송 스카이(BSkyB) 인수를 포기한다고 13일(현지시간) 발표했다.

머독의 영국 내 미디어 그룹인 '뉴스인터내셔널' 산하 일요신문 '뉴스 오브 더 월드'(NoW)가 왕실 가족, 유명인, 2002년 납치·살해된 13세 소녀와 2005년 런던 테러 희생자 가족의 음성메시지까지 전방위로 해킹한 사실이 밝혀지면서 전격 폐간되고 말았다.


머독의 스카이 인수 포기와 NoW 폐간을 이끌어낸 배경에는 2009년부터 NoW의 해킹 사건을 파헤쳐온 영국 일간 가디언의 닉 데이비스(58) 기자가 있다.

2009년 7월부터 사건을 파고든 데이비스는 다른 언론사의 무관심과 수사 당국의 무대응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관련 기사를 계속 쏟아냈다. 그러던 중 지난 4일 NoW가 2002년 납치·살해된 13세 소녀 밀리 다울러의 음성메시지를 해킹해 지워버림으로써 경찰 수사에 혼선이 생기고 다울러의 가족은 소녀가 살아 있으리라는 헛된 희망을 갖게 됐다고 폭로했다.


머독은 당시 NoW의 편집장이었던 레베카 브룩스 뉴스인터내셔널 사장을 비호하며 엉뚱하게 NoW를 폐간시켰다. 인디펜던트의 보도대로 "한 여자를 살리려 신문을 희생시킨 것"이다.


1974년 옥스퍼드 대학에서 정치경제학을 전공한 데이비스가 기자로 첫 발을 내디딘 것은 잉글랜드 데번주(州) 플리머스에 있는 미러 그룹에서다. 이후 런던으로 건너가 선데이 피플, 이브닝 스탠더드에 잠시 몸 담은 그는 1979년 7월 가디언의 기자가 됐다. 프리랜서 기자로 활동하기 시작한 것은 1989년이다.


데이비스는 영국에서 비리를 뿌리까지 파헤쳐 심층 보도하는 이른바 '탐사 저널리스트'로 널리 알려져 있다. 프리랜서 기자로 가디언과 자매지 옵서버 등에 기고해온 그는 '올해의 저널리스트', '올해의 리포터', '올해의 특집 기자' 등 영국 언론상을 휩쓴 베테랑이다. 1999년에는 제1회 '마사 겔혼 저널리즘 상'을 받기도 했다.


데이비스가 혼자 힘으로 NoW의 비리를 파헤칠 수 있었던 것은 아니다. 그의 뒤에는 가디언의 동료들이 있었다. 그 중에서도 앨런 러스브리저 편집장의 후원이 큰 힘으로 작용했다. 러스브리저 편집장은 영국 언론의 자체 검열을 맹렬히 비난해온 인물이다. 데이비스가 '경쟁 신문사의 행동에 대해 비난하지 않는다'는 신사협정을 깰 수 있었던 것도 러스브리지 편집장의 지원 덕이다.


가디언은 조합 형태의 기업인 스콧 트러스트가 가디언 미디어 그룹을 통해 소유하고 있다. 가디언의 기자는 자동적으로 조합원이 된다. 그 결과 소유주나 주주들의 눈치를 봐야 하는 다른 언론사 기자들과 달리 가디언 기자들은 어떤 상황에서도 독립적이고 중도자유주의적인 시각을 유지해올 수 있었다.


물론 가끔 대중적이지 못한 대의명분을 고집해 독자가 줄기도 했다. 그러나 여전히 독립된 편집 방침을 유지한 가운데 폭넓고 깊이 있는 기사를 써오고 있다.




이진수 기자 commun@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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