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솔 기자]세계 주식시장의 조정을 촉발한 이탈리아 문제의 핵심은 은행권의 부실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유럽발 악재의 재부상으로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현상이 높아지면서 주식시장의 조정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13일 김수영 KB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이탈리아 문제의 핵심은 '취약한 은행권'"에 있다"며 "재정건전성은 새로운 문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오는 15일 91개 유로존 은행들의 세부 자산 보유내역 발표를 앞두고 이탈리아 은행들의 유상증자를 통한 자본 확충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우려가 반영된 결과라는 얘기다. 실제 2~6일 이탈리아 8개 은행의 주가는 20.1% 급락했다.
그는 "유럽 변방 국가들을 대상으로 한 이탈리아 은행들의 익스포져가 공개되면서 유상증자를 통한 자본 확충 필요성이 높아질 전망"이라며 "이탈리아 주요 8대 은행의 평균 자기자본비율은 9%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이탈리아는 1992년 이후 GDP대비 정부부채가 100%를 상회해 왔다. 때문에 올해 120.3%로 부채가 늘어난다고 해도 크게 문제될 리는 없다는 설명이다. 기초 재정에 있어 흑자를 유지하고 있는 덕분에 그리스나 포르투갈 보다 재정 건전성도 높다.
정치적 불안도 문제다. 높은 정부부채와 이자부담을 줄이기 위한 400억유로 규모의 긴축안이 최근 내각에서 통과됐지만 총리가 긴축강도의 완화를 추진하겠다고 주장하면서 투자자들의 불신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
김 애널리스트는 "투자심리는 급격히 안전자산 선호로 전환하고 있다"며 "유럽 재정위기에 대한 우려가 완화될 때까지는 안전자산 선호에 따른 리스크 자산 부진이 이어지겠다"고 덧붙였다.
이솔 기자 pinetree19@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