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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계올림픽 유치]"그 순간 대한민국은 하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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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충훈 기자, 나주석 기자] 7일 자정에 발표한다던 게 20분이나 늦춰졌다. 시간이 멈춘듯했다. 자크 로게 IOC 위원장이 2018년 동계 올림픽 개최지 발표를 위해 단상으로 향하는 3분의 시간동안 평창 알펜시아 스키점프장에 모여든 4000여명 평창주민들 사이에선 침묵만이 감돌았다. 행사를 진행한 아나운서가 "예스, 평창!"을 다시 한번 외치자고 독려했으나 사람들은 마치 얼어붙은 듯 고요했다. 김황식 국무총리는 두손을 마주잡고 기도하는 모습이었고 박근혜 대표는 흔들던 깃발을 멈췄다.


마침내 "펴엉창!"이라는 자크 로게 위원장의 굵은 목소리가 흘러나오자 경기장은 돌변했다. 알펜시아 스키점프대에서는 올림픽 유치를 자축하는 2018발의 축포가 터졌다. 화려한 레이저 불빛도 더해졌다. 대형 스크린으로 남아공 IOC총회를 지켜보던 평창 군민들은 너나 할 것 없이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두 차례의 아픔이 있었기에 기쁨은 더욱 컸다. 울면서 뛰는 사람, 멍하니 앉아 눈물을 훔치는 사람…. 제각기 모습은 다르지만 고됐던 지난 10년의 세월이 지나고 이젠 기쁜 날로만 가득하리란 확신에 찬 모습이었다.

행사장 맨앞 귀빈석에 앉아 발표 현장을 지켜봤던 이들 역시 기쁘긴 마찬가지였다.


유치가 확정되자 안도의 한숨을 내쉰 김황식 국무총리는 발표 직후 "참 기쁜 날이다. 애쓰신 모든 분들과 대통령이 직접 더반으로 간 노력이 합치돼 성과를 이뤘다"며 떨리는 목소리를 이어갔다. 김 총리는 "기쁘고 기쁘다. 월드컵과 올림픽을 성공시켜 나라의 위상이 높아졌다. 더욱 발전하고 위대한 나라가 되도록 노력해야할 것"이라고 선정 소감을 전했다. 정종환 평창 부군수도 "지성이면 감천이라는 말이 실감난다"며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강원도가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기회를 맞았다"고 감격스러워 했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정말 기쁘고 자랑스럽다. 그동안 두번의 실패와 좌절을 딛고 이뤄낸 성과라 더 뜻깊고 의의가 있다고 생각한다. 평창의 꿈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평창 동계올림픽을 성공시켜 강원도와 나라발전, 한반도 평화의 새 지평을 열수 있도록 해야겠다. 한마음으로 애써 주신 국민 여러분 도움이 컸다"고 말했다.


응원 온 시민들과 일일이 인사를 나누던 이광재 전 지사는 2018년 동계올림픽 유치에 대한 감회를 묻자 "너무 좋지"라며 싱글거렸다.


시민들은 눈물과 웃음이 범벅이 됐다. 평창 주민 김진호 씨(54)는 "4년 전에 과테말라에 갔었을 때는 엄청 울었는데, 지금은 말도 못하게 좋다"며 연신 함박웃음을 지었다. 평택에서 왔다는 정경화 씨(64)는 "서울에 사는 자식들과 함께 오후 4시부터 자리를 지켰다. 평창 유치에 대한 확신이 없었다면 오지도 않았을 것"이라며 눈시울을 적셨다. 평창군 대관령에서 스키점프 국가대표를 꿈꾸고 있는 여수향(13.도암초 6년)양도 "소원이 이뤄져 말로 표현할 수 없이 기쁘다"라며 "소원이 이뤄진 만큼 이제는 훈련을 열심히 해 스키점프대에서 맘껏 실력을 발휘, 동생과 함께 금메달을 따도록 하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같은 시각 1000여명이 모인 춘천 중앙로 강원도청 앞 광장도 열광하긴 마찬가지였다. 춘천 시민들과 동사모(동계스포츠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회원들은 일제히 거리로 쏟아져 나와 깃발을 흔들며 "예스 평창!"을 외쳤다. 도청 앞 광장에서 열린 시민 한마당 행사에 시작 2시간전부터 나와 감격의 순간을 함께 한 김찬영(35)씨는 "이번 승리는 강원도민은 물론 대한민국 국민 모두의 열망이 이뤄낸 아름다운 결실"이라며 "강원도민들이 큰 대회를 준비할 만한 질서의식과 매너로 무장해 '다시 찾고 싶은 평창과 강릉, 강원도'를 만들어야 할 때"라고 했다. 도청 앞 광장 특설무대에서는 그룹 부활과 크라잉넛 등 인기가수의 축하공연이 열려 동계올림픽 유치를 자축했다.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도 뜨거운 반응이 이어졌다. 주요 포털 사이트에는 "평창의 승리를 축하합니다" "평창 성공 대단합니다" 등 글들이 잇따랐다. 평창(강원도)=박충훈ㆍ나주석 기자 parkjovi@




박충훈 기자 parkjovi@
나주석 기자 gongg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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