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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5년 만에 돌아온 외규장각 의궤, 첫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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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5년 만에 돌아온 외규장각 의궤, 첫 공개 프랑스에서 145년 만에 돌아온 외규장각 의궤가 처음으로 공개됐다. 유새롬 국립중앙박물관 연구기획실 학예연구사(왼쪽)와 김영나 국립중앙박물관장(오른쪽)이 '장렬왕후존숭도감의궤'를 살펴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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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성정은 기자]프랑스에서 145년 만에 우리 품으로 돌아온 외규장각 의궤가 처음으로 공개됐다. 외규장각 의궤 가운데 가장 오래된 의궤와 1600년대 제작 당시의 표지를 그대로 간직한 의궤, 세손의 장례 과정이 담긴 의궤 등이 그 주인공이다.

국립중앙박물관(관장 김영나)은 4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 수장고 유물포장실에서 지난 4~5월 프랑스로부터 돌려 받은 외규장각 의궤 297책 중 5책과 제작 당시 장정된 원표지 일부를 공개했다. 이날 공개된 5책은 '풍정도감의궤(豊呈都監儀軌)'와 '장렬왕후존숭도감의궤(莊烈王后尊崇都監儀軌)', '장렬왕후국장도감의궤(莊烈王后國'葬都監儀軌)', '의소세손예장도감의궤(懿昭世孫禮葬都監儀軌)', '서궐영건도감의궤(西闕營建都監儀軌)' 등 이다.


145년 만에 돌아온 외규장각 의궤, 첫 공개 외규장각 의궤 가운데 가장 오래된 의궤인 '풍정도감의궤'. 1630년(인조 8)에 만들어진 것으로 인조가 인목대비의 장수를 기원하려 인경국에서 올린 잔치 행사를 기록한 의궤다.

가장 오래된 외규장각 의궤인 '풍정도감의궤'는 1630년(인조 8)에 만들어진 것으로 인조가 인목대비의 장수를 기원하려 인경궁에서 올린 잔치를 기록한 의궤다. 외규장각 의궤 가운데서는 물론 잔치와 관련된 의궤 중에서도 가장 오래된 의궤인 '풍정도감의궤'는 왕이 보는 '어람용(御覽用)'이 아니라 여러 관서에서 보관하는 '분상용(分上用)'이라는 점에 더 큰 의미가 있다.


유새롬 국립중앙박물관 연구기획부 학예연구사는 "의궤는 보통 왕이 보는 어람용 1건과 해당 기관 참고용인 분상용을 포함해 5~9건이 제작됐다"며 "어람용과 분상용은 그 안에 기록된 내용은 같지만 테두리 색이나 서체, 종이, 장정 등에서 차이를 보이기 때문에 비교 연구해 볼 가치가 있다"고 설명했다.


145년 만에 돌아온 외규장각 의궤, 첫 공개 1686년(숙종 12) 제작 당시의 원표지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장렬왕후존숭도감의궤'. 인조의 계비인 장렬왕후에게 존호를 올릴 때의 의식 절차를 기록한 의궤다. 초록색 구름무늬비단 표지와 오른쪽 끝에 놋쇠로 만든 판을 대고 못을 박아 고정한 모습을 볼 수 있다.


1686년(숙종 12)에 제작된 '장렬왕후존숭도감의궤'는 인조의 계비인 장렬왕후에게 존호를 올리는 의식 절차를 기록한 의궤로, 제작 당시의 원표지를 간직하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초록색 구름무늬비단으로 싸인 표지 오른쪽 끝엔 놋쇠로 만든 판(변철)을 대고 못을 5개 박아 고정했으며, 못 앞뒤로는 둥근 국화무늬판을 대고 제본할 모습을 볼 수 있다. 이는 17세기 후반의 의궤 제작 상태를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라 그 의미가 깊다.


145년 만에 돌아온 외규장각 의궤, 첫 공개 인조의 계비인 장렬왕후의 국장 과정을 기록한 의궤인 '장렬왕후국장도감의궤'.


장렬왕후의 국장 과정을 기록한 의궤인 '장렬왕후국장도감의궤'는 1688년(숙종 14) 것으로 상ㆍ하 2책으로 구성돼 있으며, 좌우에 장막을 안치고 대여(大輿)를 옮기는 왕의 국장과 달리 장막을 친 채 행렬을 이어가는 왕비의 국장 모습을 그린 그림 등을 담고 있다.


145년 만에 돌아온 외규장각 의궤, 첫 공개 사도세자와 혜빈 홍씨의 장남인 의소세손의 장례 과정을 기록한 의궤인 '의소세손예장도감의궤'.


왕이 되지 못한 왕실 구성원의 장례 절차를 뜻하는 '예장'을 그 이름에 담은 '의소세손예장도감의궤'는 1752년(영조 29)에 만들어진 것으로, 사도세자와 혜빈 홍씨의 장남인 의소세손의 장례 과정을 기록한 의궤다. 상ㆍ하 2책으로 구성돼 있으며 상책에는 발인 반차도, 하책에는 부장품 등 채색도설이 수록돼 있다. 이 의궤는 세손의 장례 과정에 대한 자료가 드물다는 점에서 그 의미를 찾을 수 있다.


145년 만에 돌아온 외규장각 의궤, 첫 공개 경희궁을 중건한 과정을 기록한 '서궐영건도감의궤'.


경희궁을 다시 세우는 과정을 기록한 의궤인 '서궐영건도감의궤'는 1831년(순조 31) 것으로 건물 도형이 수록돼 있다.


이날 이들 의궤 5책과 함께 공개된 원표지는 '인조장릉천봉도감의궤'(1731)와 '인경왕후ㆍ인현왕후ㆍ인원왕후존숭도감의궤(1713)'의 표지다. 인조의 능을 옮기면서 만든 의궤인 '인조장릉천봉도감의궤'와 숙종의 새 왕비인 인경왕후ㆍ인현왕후ㆍ인원왕후에게 존호를 올리며 만든 의궤인 '인경왕후ㆍ인현왕후ㆍ인원왕후존숭도감의궤'의 원표지는 프랑스 국립도서관에서 파손 등을 이유로 새 표지로 갈아 끼우면서 따로 보관해두었던 것이다.


유 학예연구사는 이와 관련해 "이 원표지는 1970년대 프랑스 국립도서관에서 외규장각 의궤 297책 중 11책을 제외한 나머지 286책 표지를 개장한 뒤 별도로 보관하고 있다가 이번에 의궤와 함께 국립중앙박물관으로 인계된 것"이라며 "개장하기 전 원래 상태를 보여주는 이 원표지는 17~19세기 어람용 의궤의 장정 변천 과정을 알 수 있는 자료가 된다"고 말했다.


김영나 국립중앙박물관장은 "외규장각 의궤는 미술사, 역사, 음악, 복식 등 여러 분야에서 의미가 있는 만큼 관련 분야의 연구자들을 모아 향후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라며 "또 프랑스 국립도서관에서 외규장각 의궤 디지털 작업을 한 것을 가공해 온라인으로 누구나 볼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고 했다.


외규장각 의궤 실물은 19일부터 다음 달 18일까지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리는 '145년 만의 귀환-외규장각 의궤' 특별전에서 만나볼 수 있다.




성정은 기자 je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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