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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들, 반값등록금 촛불 내려놓지 않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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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상미 기자, 조유진 기자]'반값 등록금' 실현을 외쳐온 대학생들이 촛불을 내려놓지 않기로 했다. 23일 황우여 한나라당 원내대표가 정부 재원과 대학 자금 등 총 8조3000억 원을 들여 2014년까지 대학 등록금을 30% 낮추겠다는 구상에 거부감을 나타낸 것이다.


대학생들은 황 원내대표가 밝힌 대책이 정부가 당초 약속했던 '반값등록금'에 턱없이 모자란 것이라며 허탈감을 감추지 못했고, 구체적인 실현방안도 없이 청와대와 정부의 거부감만 키운 성급한 발표라며 미덥지 못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총선과 대선이 예정된 '정치의 계절' 2012년을 앞두고 정치권이 주도권 잡기의 수단으로 등록금 이슈를 악용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것이다.

지난 8~9일 반값등록금 실현을 위한 동맹휴업 총투표를 실시했던 고려대의 조우리 총학생회장은 이날 본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반값 등록금을 이야기한 주체가 한나라당이고, 학생들의 요구도 반값 등록금인데 30% 인하안을 흥정하듯 내놓은 것은 옳지 못하다"고 말했다.


조 회장은 "흥정을 할 것이 아니라 자신들이 내건 정책에 대해 언제까지 반값을 시행하겠다, 안되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므로 미안하다라는 식의 사과를 해야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약속을 지키거나, 자신 없으면 깨끗이 인정하고 잘못을 시인하라는 지적이었다. 조 회장은 또 "등록금 문제의 핵심은 등록금 수익에 의존하는 대학의 운영구조 자체를 바꾸자는 것"이라며 교육에 대해 정부와 여당의 책임 있는 자세를 촉구했다.

역시 동맹휴업 투표를 했던 류이슬 이화여대 총학생회장은 "끝내 국민의 목소리를 무시한 대책에 만족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류 회장은 "오늘 종로구 청계광장에서 '반값등록금'을 주제로 1000명의 시민들이 참가하는 대규모 원탁회의가 열릴 예정"이라며 "등록금 문제 해결을 위해서 계속 움직일 것"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이고 정책적인 연구가 빠진, 단순히 '얼마를 들여 몇 퍼센트 줄이겠다'는 구호만 나온 이번 정책의 허구성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다. 한국대학생연합과 함께 반값 등록금 촛불집회를 주도해온 등록금넷의 김동규 팀장은 "한나라당에서 발표한 대책은 일시적으로 예산을 편성해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미봉책에 불과하다"며 "다가오는 총선과 대선을 고려해 급히 내놓은 것으로 보인다"고 비판했다.


그는 "실질적으로 등록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미봉책 대신 고등교육법 개정 등 장기적인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며 "이번에 나온 대책은 구체적인 정책적 고려가 빠진 선동적인 구호"라고 꼬집었다.


반값 등록금 운동에 동참해온 학부모단체도 이번 대책의 미흡함을 지적했다. 최미숙 '학교를 사랑하는 학부모 모임' 대표는 "하루 동안에도 오락가락 하는 대책 발표를 어떻게 믿을 수 있겠냐"며 "기획재정부와 아직 합의도 안된 모양새라 더욱 믿기 어렵다"고 말했다. 또 대학 구조조정 등 관련된 내용에 관한 대책도 전혀 없다는 점을 지적했다.


연덕원 한국대학교육연구소 연구원은 "실현가능성은 의문"이라며 "정부와 합의도 아직 안 됐다고 하는 것을 보면 한나라당이 급박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의 뜨거운 여론이 사그라지면 대책이 얼마나 지속 가능할지도 염려스럽다"며 "등록금은 장기적으로 중요한 문제임에도 한나라당이 내놓은 대책은 새 제도를 마련하는 것이 아니라 일단 정부의 돈으로 급한 불을 끄는 것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이번 대책이 한나라당에서 여론을 의식한 급한 마음에 내놓은 단기적인 대책일 뿐, 장기적이고 근본적인 대책이 아니라는 얘기다.


이와 관련, 한국대학생연합(한대련)은 24일 오후 6시30분부터 서울 태평로 청계광장에서 반값등록금 실현을 위한 1000인 원탁회의 및 대규모 촛불집회를 예고하고 나섰다. 오후 7시에는 자유청년연합이 동아일보사 앞에서 '반값등록금 미이행'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기로 했고, 정오부터는 이형섭 등록금넷 간사가 광화문광장에서 반값등록금 약속 이행을 촉구하는 1인시위를 진행한다.




이상미 기자 ysm1250@
조유진 기자 ti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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