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황상욱 기자] 한나라당이 대학 등록금 인화·완화를 위해 대학생을 포함한 관계자들과 토론회를 갖고 최선을 다할 것임을 다시 한 번 내비쳤다.
한나라당은 14일 오전 10시부터 국회 본청에서 등록금 부담 완화 및 대학 경쟁력 제고를 위한 '희망 캠퍼스를 위한 국민 대토론회'를 열어 관련 당사자와 전문가들로부터 여론을 청취했다.
황우여 원내대표, 이주영 정책위 의장 등 여권 지도부는 이날 2시간 정도 진행된 토론회 내내 자리를 지키며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 '진정성'을 보였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목진휴 국민대 교수가 좌장으로 나선 이날 토론회에는 대교협 등록금 TF 위원장인 이영선 한림대 총장, 이승근 전문대교협 기획조정실장, 김순덕 동아일보 논설위원, 곽병찬 한겨례 논설위원, 이영 한양대 금융학과 교수, 안진걸 참여연대 사회경제 팀장(등록금넷), 박은철 국립대 총학생회 집행의장(전남대 총학생회장), 정현호 서울지역총학생회장모임 대표(한양대 총학생회장, 김수림 한국대학생연합 운영위원(덕성여대 총학생회장), 전성원 인하대 총학생회장 등이 참여했다.
먼저 황 대표는 개회사에서 "대학 등록금이 국가의 미래를 내다보는 중차대한 문제라는 점에서 모든 의견을 수렴해왔다"며 "이번 토론회에서 많은 얘기들을 듣고 정리하고 종합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고 밝혔다.
또 황 대표는 "6월 말까지는 교육과학기술부가 기획재정부에 예산안을 제출해야 해 시간이 많지 않다"면서 "우리 모두의 노력이 한국 미래와 후세에 도움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이주영 정책위 의장은 "예전엔 소를 팔아 대학 보낸다 해서 우골탑이라고 불리던 대학이 이제는 등골이 휜다 해서 등골탑이라고 불린다고 들었다"며 "빚이 남는 대학 생활이 아니라 빛나는 졸업장을 받는 대학 생활이 될 수 있도록 지혜를 모으는 자리가 되기를 기원한다"고 인사말씀을 건넸다.
이어 본격적으로 토론회가 시작되면서 많은 의견들이 쏟아졌다. 국립대 총학생회 집행의장인 박은철 전남대 총학생회장은 "몇 조원이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유럽은 대학까지 무료로 가르치며 교육을 지원한다"면서 "등록금 고지서 상에서 반값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울지역총학생회장모임 대표인 정현호 한양대 총학생회장은 "고등교육은 공공재라고 생각한다"며 "등록금 상한제를 시행하고 대학의 재정운영 책임을 강화함과 동시에 대학의 교육서비스에 대한 책임을 강화해달라"고 요구했다.
한국대학생연합 운영위원인 김수림 덕성여대 총학생회장 역시 "국가의 미래를 내다보는 문제라고 생각하고 해결하겠다 하니 다행이라고 생각한다"면서도 "등록금 인상을 잡지 않으면 몇 년 뒤면 또 다시 오를 것이기 때문에 문제점을 개선하고 미래를 내다보는 정책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전성원 인하대 총학생회장은 "대학 등록금은 민생 문제"라며 "국가의 교육재정을 확충하고 합리적인 등록금 책정을 제도화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교육전문가들도 비슷한 의견들을 제시했다. 이승근 전문대교협 기획조정실장은 "중등교육에 비해 고등교육이 낙후돼 있다"며 열악한 현실을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대교협 등록금 TF 위원장인 이영선 한림대 총장은 "중요한 것은 이 기회에 대학의 신뢰성을 훼손시키거나 경쟁력을 낮추는 방향으로 사회적 인식이 돌아가면 큰 손실이 있을 것"이라는 논리를 폈다.
김순덕 동아일보 논설위원은 황우여 대표에게 "황 대표께서 반값 등록금을 제시했는데 집과 재산을 팔아서 대학에 기부할 마음은 없나, 세비를 깎아서 기부할 생각은 없냐"며 솔선수범하는 자세를 요구하기도 했다.
곽병찬 한겨레 논설위원은 재정 문제에 조금 더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달라고 요구했고 이영 한양대 금융학과 교수는 소득에 기반된 장학금 제도를 추진함과 동시에 교육비에 대한 소득공제 제도 폐지를 주장해 눈길을 끌었다.
질의 응답 과정에서 상지대 정대화 교수는 "한나라당 정부가 과거 비리 세력들을 사학으로 불러들이고 있다"면서 "등록금 문제와 함께 사학 비리 처리가 우선"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에 황 대표는 "정치권에서 현재 상황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며 "의견을 충분히 수렴한 후 정부와 얘기를 하고 강한 진정성을, 의지를 갖고 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황상욱 기자 oo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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