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진수 기자] 인류의 미래는 우주에 있다며 우주사업에 사활을 건 미국 부동산 개발업자가 경제 격주간지 포브스 최신호(6월 27일자) 커버를 장식했다.
화제의 주인공은 로버트 비걸로(66)로 오는 2016년 해발고도 366km 궤도에 전자동 공기팽창식 우주정거장, 다시 말해 우주호텔을 건설하고 중국이 1967년 체결된 '우주조약'에서 탈퇴해 조약 효력이 상실될 경우 달에 땅도 사놓을 계획이다.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성장한 비걸로는 어릴 적부터 우주의 이상한 현상에 관심이 많았다. 그는 인근 사막의 핵실험장에서 한밤중 반짝이는 섬광을 바라보며 영적인 것에 심취했다. 여기에는 미확인비행물체(UFO)를 목격했다는 조부모의 영향도 큰 것으로 알려졌다.
비걸로가 우주사업에 헌신하겠노라 다짐한 것은 15세 때다. 1967년 애리조나 대학 경영학과를 졸업한 그는 부동산 임대업에 뛰어들었다. 이후 라스베이거스를 근거지로 아파트 건설업에 손댔다. 호텔 체인 '버짓 수츠'를 창업한 것은 1988년이다.
라스베이거스가 관광지로 각광 받으면서 비걸로의 사업도 번창했다. 포브스는 비걸로의 부동산 제국 가치가 현재 7억 달러(약 7600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보고 있다. 자수성가형 백만장자인 그는 호텔 체인, 미 서남부 곳곳에 자리잡은 1만4000채 이상의 아파트ㆍ사무실 등 휘하 기업과 부동산 모두를 직접 소유하고 있다.
비걸로가 자기 재산으로 우주산업의 꿈을 실현할 기회는 1999년 찾아왔다. 미 항공우주국(NASA)에서 폐기한 공기팽창식 우주정거장 모듈 프로젝트의 권리를 사들인 것이다. 이윽고 2006년 7월 12일 비걸로는 러시아의 드네프르 로켓으로 '제네시스 1'호를 궤도 위에 쏘아 올리는 데 성공했다.
지난 15년 동안 우주사업에 2억1000만 달러를 쏟아 붓고 앞으로 최고 5억 달러까지 투자할 예정인 비걸로는 오는 2016년 우주정거장이 완공되면 임대사업에 나설 생각이다. 한 사람이 30일 간 우주호텔에 머물 경우 비용은 최소 2875만 달러가 든다. 두 사람이 3개월 동안 머물면 9750만 달러, 1년 간 머물면 3억9000만 달러가 청구된다. 12명이 4년 간 체류할 경우 연 4억4000만 달러면 충분하다.
비걸로는 2014년 복합 우주정거장인 '스페이스 콤플렉스 알파' 건설을 시작한다. 알파는 우주선 '선댄서' 1호ㆍ2호와 BA330을 서로 연결해 만들게 된다. 선댄서 1호와 BA330은 고객용, 선댄서 2호는 전력공급 설비 및 도킹 노드가 갖춰진 모듈과 우주정거장을 관리하는 직원용이다.
미 항공우주산업협회(AIA)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우주산업 시장은 매출 409억 달러를 기록했다. 2005년 336억 달러에서 18% 성장한 셈이다. 항공우주 전문 컨설팅업체 어센드는 "10년 뒤 매출이 오늘날의 두 배 이상으로 뛰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진수 기자 commun@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