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 삼성전자, 애플 등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무료 메신저 개발에 속속 뛰어들면서 그 여파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제조사의 메시징 서비스가 모바일 메신저 업체나 이동통신사에 위협이 될 것이라는 시각도 있지만 정작 당사자들은 걱정이 없다는 반응이다.
애플은 지난 6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세계개발자회의(WWDC)에서 '아이메시지'를 공개했다. 아이폰, 아이패드 등 iOS 기반의 기기 사용자끼리 무료로 메시지를 주고받을 수 있게 한 것으로 오는 9월 서비스를 시작한다. '애플판 카카오톡'인 셈이다.
삼성전자도 수개월 전부터 자체 모바일 메신저를 개발 중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삼성의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 소셜허브에 탑재할 인스턴트 메시징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며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용자끼리 무료로 문자를 주고받을 수 있는 기능을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제조사인 삼성과 애플이 잇따라 무료 모바일 메신저 서비스를 내놓는 가운데 우려 섞인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카카오톡', '마이피플' 등 기존 모바일 메신저 업체가 타격을 받고, 이통사는 제조사에까지 문자 수익 등 전통적인 수익원을 빼앗기며 망 과부하 부담만 짊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정작 관련 업계는 문제가 없다는 반응이다.
마이피플 서비스를 제공하는 다음측 관계자는 "아이메시지는 아이폰, 아이팟, 아이패드 등 애플 기기 사용자들끼리만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타격이 거의 없을 것"이라고 말해 그 여파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했다.
카카오톡 관계자도 "카카오톡 가입자 중 안드로이드폰 사용자가 1000만명으로 전체 가입자의 70%"라며 "아이메시지로 타격을 입을 것으로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보통 메신저를 복수로 쓰는 경우는 거의 없고 이 시장은 선점 효과가 유난히 큰 곳"이라면서 "애플 이외의 제조사에서 다른 메신저 서비스를 내놓는다고 해도 상황은 마찬가지"라고 강조했다.
현재 카카오톡 가입자 수는 1500만명, 마이피플은 700만명이다.
통신업계도 '새삼스럽다'는 반응이다.
통신사의 한 관계자는 "카카오톡 같은 무료 메시징 서비스가 이미 폭넓게 쓰이고 있어 애플 같은 제조사가 뛰어든다고 해도 통신사로서는 달라질 게 없다"고 말했다. 그는 "모바일 메신저가 생각보다 이통사 망에 주는 타격이 크지 않고, 이미 이통사, 제조사, 써드 파티 등이 서비스를 놓고 서로 경쟁하는 상황에 접어든 지 오래라 특별히 걱정하는 일은 없다"고 덧붙였다.
다른 이통사 관계자도 "이미 무료 메신저는 다 나와 있지 않느냐"며 "제조사의 메신저 서비스 때문에 이통사가 긴장한다는 것은 사실과 다른 얘기"라고 말했다.
권해영 기자 rogue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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