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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은 국가의 자원이자 자존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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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A 지정 ‘세계기록의 날(6월9일)’ 첫 기념행사…기록올림픽 ‘2016 ICA총회’ 유치 도전장

“기록은 국가의 자원이자 자존심” "기록은 국가의 자원이자 자존심"이라며 국가기록원 업무를 소개하고 있는 이경옥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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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왕성상 기자]

[아시아초대석]
‘대한민국 역사지킴이’ 이경옥 국가기록원장


▣ 대담=왕성상 중부취재본부장

“물고기를 기르려면 먼저 물이 통하게 하고 새가 오게 하려면 먼저 숲을 만들어야 한다(欲致魚先通水 欲來鳥先樹木)는 생각으로 국가기록원이 100년 이상의 ‘먹을거리’를 준비하는 기록관리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경옥(53) 국가기록원장은 세계적 수준의 국가기록관리?발전을 위해선 우리의 뛰어난 기록문화를 브랜드화해서 세계에 알려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는 이런 생각을 곧바로 행동으로 옮겼다. 우리나라가 처음 ‘세계 기록올림픽’인 ‘2016 국제기록협의회(ICA) 총회’ 유치에 도전장을 내민 것이다. 이 원장도 만만찮은 도전임을 부인하지 않는다. 상대가 기록문화 강국인 프랑스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는 역풍파랑(逆風波浪 : 바람과 부딪치며 파도를 헤쳐 나간다)의 각오로 맞서며 고삐를 죄고 있다. 이 원장을 정부대전청사 집무실에서 만났다.


-취임 후 8개월여 동안 국가기록원장으로 일하면서 느낀 점은.
▲국가기록원은 대통령기록을 비롯해 정부부처기록물 등을 모으고 보존해 국민들에게 서비스하는 곳이다. 취임 초엔 부담을 가졌지만 이젠 제법 ‘기록인’이 됐다고 생각할 만큼 익숙해졌다.(웃음)


원장으로 오기 전엔 소극적·수동적인 기관으로 봤으나 아니었다. 능동적이고 활발하다. 국가기록원은 대한민국의 자존심이라 느꼈다. 세계기록유산 등재, 해외유출기록물 반환, 국경문제를 둘러싼 논쟁에서 볼 수 있듯 기록은 나라의 자산이자 자존심이다. 자부심을 느끼면서도 어깨가 무겁다.


-애로점도 있을 것으로 본다.
▲재정부족으로 지방기록관설치가 미흡하다. 기록관리교육을 강화하기 위한 연수원도 절실하다. 민간에 대한 교육을 늘리고 어릴 때부터 기록의 중요성을 가르칠 필요가 있다. 시대흐름에 따른 전자문서기록관리시스템 정비도 요구되고 있다.


-원장 취임 후 비중을 두어온 업무분야는.
▲우리나라 기록관리 발전을 위해선 국제수준의 기록관리 인프라 늘리기가 필요하다. 취임 후 대통령기록관 건립사업, 대전정부청사에 중간기록관리시설 건립 등을 추진했다.

국민들과 함께 하는 기록문화 확산과 우리나라 기록문화브랜드화를 통한 ‘기록문화 세계화’도 중요하다. 지난해 G-20 정상회의에 맞춰 G-20특별전을 열었다. 일기공모전, 백일장, 포럼을 펼쳤다. 이달 9일엔 ‘세계기록의 날’ 행사를 국내 처음 연다. 우리나라 기록문화브랜드의 세계화를 위해 ‘2016 ICA 총회’ 유치에 도전장을 던졌다. 직원참여 확대, 후진국공무원에 대한 기록교육, 각국과의 협약에도 힘쓰고 있다.


-ICA 총회는 언제, 어디서, 어떻게 열리나.
▲ICA는 1948년 세계기록관리의 중요성을 일깨우고 지구촌 기록인들의 유대감을 다지기위해 만들어졌다. 국제기록관리의 산파역을 맡고 있는 ICA 총회는 4년마다 열리며 세계 기록관리 전문가 3000명 이상이 참가하는 ‘기록올림픽’이다. 내년 제17차 ICA 총회는 호주 브리즈번에서 열린다. 이어 2016년 제18차 총회를 놓고 프랑스와 유치경쟁을 벌이고 있다.


-기록문화 강국인 프랑스와의 경쟁이 쉽지 않을 텐데….
▲힘겨운 싸움인 건 사실이다. 프랑스와의 유치전은 다윗과 골리앗싸움에 빗댈 수 있다. 그러나 희망의 끈을 놓지 않을 것이다. 88올림픽과 2002월드컵 유치 때도 힘든 싸움이었지만 위기를 기회로 삼아 성공하지 않았는가. 실패해도 우리가 내딛은 큰 걸음은 ICA 회원국들에게 큰 울림으로 남을 것이다.


-‘2016 ICA 총회’ 유치를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
▲지난 3월 파나마에서 열린 ICA 집행이사회 회의에 갔다. 프랑스, 미국, 일본 등 20여 나라 대표들이 참석했다. 그 곳에서 마틴 베렌제 ICA 의장, 데이빗 리치 사무총장과 스페인, 일본, 말레이시아 대표 등을 만나 총회유치지원을 호소했다.


결과 스페인과 세네갈은 적극 협조하겠다는 뜻을 보였다. 야마자끼 히데오(山崎日出男) 일본국립공문서관 대표도 일본과 ICA 산하 동아시아지부(EASTICA) 차원에서 적극 지원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중국, 베트남은 이미 지지 뜻을 밝혔다.


-총회 유치에 가장 큰 걸림돌과 유리한 점은.
▲ICA 사무국이 프랑스국가기록원에 있고 집행이사회에도 프랑스출신이 여럿 있다. 프랑스의 영향력이 유럽을 넘어 아프리카까지 미치고 있어 큰 걸림돌이다. 반면 우리는 한 명의 집행이사도 없다.

그러나 ICA 총회 유치전망이 어두운 것만은 아니다. 우리는 찬란한 기록문화전통을 갖고 있고 21세기 국제기록관리의 핵심인 전자기록관리강국으로 평가받고 있다. 프랑스는 ICA 총회를 세 번이나 열었지만 우리나라에선 한 차례도 열리지 않아 청신호가 될 수 있다.


-ICA에서 지정한 ‘세계기록의 날’ 행사를 올해 우리나라서 처음 갖는다고 들었다.
▲국가기록원은 6월9일 ‘세계기록의 날’ 행사를 처음 갖는다. 사전행사로 ‘기록사랑 백일장’(5월28일, 정부대전청사, 1800여명 참가)을 열었다. 당일엔 나라기록관에서 공식기념행사를 갖는다. 국가기록원 윤리헌장 선포와 ‘세계기록의 날’을 기념하는 국민들의 희망메시지를 영상에 담아 축하 뜻을 전할 예정이다.

특히 국가기록원 직원들의 풍물패(‘기라성’) 축하공연이 열린다. 이날 공연은 기록인들이 직접 나서 한국적 이미지로 ‘세계기록의 날’을 기린다는 뜻이다. 기록관련 전문가 특강과 국제수준의 나라기록관 견학프로그램도 펼친다. 대통령기록관 발전방안포럼, 체험행사 등도 이어진다.


-외국 기록관리기관들은 ‘세계기록의 날’ 행사를 열고 있나.
▲물론이다. 영국, 일본, 스페인 등은 ‘세계기록의 날’ 행사를 열어 축하하고 있다. 우리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런 행사가 ‘2016 ICA 총회’를 끌어들이는데도 도움이 될 것이다.


-총회 유치를 위해 국민들에게 드릴 말씀은.
▲국민들과 함께 하는 기록문화를 꽃 피우기 위해 노력하지만 국민들이 느끼기에 부족한 점도 있을 것이다. 국민들의 많은 사랑과 관심, 참여가 필요하다. 주위의 ‘흔한 기록’부터 남겨 후세의 역사자원으로 쓰일 수 있게 기록문화 확산에 나서주길 바란다.


-천안함 훼손기록물 복원은.
▲지난해 3월 천안함 침몰로 훼손된 장병복무카드, 편지, 국기, 천안함기 등 해군이 거둬들인 기록물 92점을 복원해 올 1월말 해군에 넘겼다. 약 2.5t 분량의 기록물 중 일부다. 천안함 잔해인양 때 바닷물, 펄, 천안함에서 나온 기름 등으로 심하게 훼손됐었다. 이 기록물들은 평택 해군 2함대사령부 안보전시관에 전시, 일반에 공개된다.


-국가기록관리 인프라구축은 어떻게 이뤄지고 있나.
▲세종시에 대통령기록관과 역사기록박물관을 짓는다. 대통령기록관은 기본계획안이 마련돼 설계에 들어가며 박물관은 계획을 짜는 중이다. 또 정부대전청사 안에 중간기록관리시설(지하 1층, 지상 4층)을 짓고 있다. 내년 하반기 완공돼 종이기록물 80만권을 보관한다.


-올 2월 중순 국가기록원이 생기고 처음 가진 전국 공공기관 부기관장 초청간담회 배경은.
▲지방에 들어설 혁신도시 이전공공기관 기록물관리를 잘 하기 위해서다. 기관별로 이전상황을 점검하고 맞춤형컨설팅으로 새 사옥이전에 따른 기록물관리가 빈틈없이 이뤄지게 지도하고 도울 것이다. 36개 세종시 이전기관, 103개 혁신도시 이전기관들이 대상이다.


-2008년부터 해오고 있는 지방의 ‘기록사랑마을’ 지정 성과는.
▲정선군 신동읍 조동8리(2008년), 파주시 파주읍(2009년), 서귀포시 대정읍 안성리(2010년 11월5일)가 지정됐다. 민간기록문화를 장려위한 것으로 해당지역에 전시관 등을 운영하고 있다. 국가기록원에선 기록보존기법을 알려주고 상태도 점검해준다. ‘기록사랑마을’ 지정을 늘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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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은 국가의 자원이자 자존심” "우리나라 기록관리 발전을 위해선 미래에 대비하고 세계를 향한 도전에 주저하지 말아야한다"고 강조하는 이경옥 원장.


이경옥 국가기록원장은?


‘서민풍의 30년 경력 전문행정관료’
전주시장대행, 전북도지사대행, 최장수 부지사 기록


이경옥 국가기록원장은 30년 경력의 전문행정관료로 서민적 냄새가 난다. 은근히 사람을 끄는 힘이 있어 따르는 이들이 많다.


행정고시 합격 후 행정안전부, 기획예산처를 거쳐 전주시 부시장, 전북도 행정부지사를 지냈다. 전주시장대행, 전북도지사대행, 최장수 부지사란 기록도 갖고 있다.


그는 우리나라에 지방자치가 싹트던 때 지방자치에 대한 전문지식을 쌓기 위해 일본 규슈대학교에 유학, 공부하기도 했다.


부드러운 인상과 달리 국가기록관리에 대한 대화에선 눈빛이 살아있다. 우리나라 기록관리 발전을 위해선 미래에 대비하고 세계를 향한 도전에 주저하지 말아야한다는 견해다. 세계를 품을 때 우리나라 기록관리가 더 발돋움할 수 있다는 것이다. “기록은 국가의 자원이자 자존심”이라고 말하는 이 원장의 국가기록관리에 대한 열정을 읽을 수 있다.


<주요 약력>
*1958년 전북 장수 출생
*전주 해성고, 전북대 법학과
*일본 규슈대 대학원 법학과(석사), 전북대 대학원 법학과(박사)
*제25회 행정고시 합격(1981년)
*행정자치부 지역경제과장, 자치제도과장, 자치행정과장
*전라북도 기획관리실장, 전주시 부시장, 전주시장권한대행
*행정자치부 제주4.3사건처리지원단장
*기획예산처 재정전략실 균형발전재정기획관
*전라북도 행정부지사




왕성상 기자 wss4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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