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영식 기자] 호주 중앙은행인 호주연방은행(RBA)이 기준금리를 여섯 차례 연속 동결했다. 세계 양대 경제대국(G2)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세계 경기둔화가 가시화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RBA는 7일 월례 통화정책회의를 갖고 기준금리인 하루짜리 단기금리(Overnight cash rate)를 현행 4.75%로 동결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해 12월 이후 여섯 달 연속 같은 수준을 유지한 것이며 2007년 이후 가장 오랜 기간 동결을 이어간 것이다. RBA는 지난 2009년 10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총 7차례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블룸버그통신 조사에서는 이코노미스트 28명 중 23명이 동결을 예상했고 5명은 0.25% 인상 가능성을 점쳤다.
블룸버그는 RBA의 금리 동결이 지난달 미국 고용지표 부진과 중국이 2004년 1분기 이후 7년만에 처음으로 무역적자를 기록하는 등 글로벌 경제성장세가 둔화됐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일본 대지진과 중국 제조업 둔화, 기대보다 저조한 인도 경제 성장 등 호주 수출의 절반 이상을 담당하는 국가들이 부진한 모습을 보인 것도 금리동결의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말 퀸들랜드주 등을 강타한 홍수와 2월에 발생한 사이클론 피해로 올해 1분기 호주 경제성장률은 1.2% 감소를 기록했다. 이는 1991년 이후 20년간 최악의 마이너스 성장이다.
싱가포르 TD증권의 롤랜드 랜덜 이코노미스트는 “취약한 세계 경제지표로 호주경제 전망에 하방 리스크가 커진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경제전문가들은 호주의 철광석과 석탄을 비롯한 천연자원의 세계 시장 수요가 여전히 높고 국내 인플레이션 압력도 상당하기 때문에 연내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보고 있다. 1일 발표된 TD증권 집계 5월 호주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동기대비 3.3%로 전월 3.6%에 비해 소폭 떨어졌지만 RBA의 관리목표 2~3%를 여전히 웃돌고 있다.
RBA는 지난달 6일 “일정 시점에 이르면 인플레이션에 대처하기 위해 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고 밝혔다. 토니 모리스 호주뉴질랜드은행(ANZ) 선임투자전략가는 “RBA가 오는 8월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김영식 기자 gr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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