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윤미 기자] 인도 기업들이 아시아와 호주 지역에서 석탄 자원 사재기에 나섰다. 최근 원자재 가격이 오른 데다 연료 공급의 중요성이 더해지면서 석탄 자원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인도 기업들은 인도 내 관료주의, 부정부패, 환경론자의 반대로 국내 석탄 공급이 보장되기 어렵다고 판단, 호주 퀸즐랜드·인도네시아 이스트칼리만탄 등 해외자산을 공격적으로 매입하고 나섰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7일 보도했다.
세계 최대 석탄생산업체인 인도 국영 '인도석탄'은 올해 600억 루피(13억 달러)를 인수자금으로 마련해놓고 5000만~1억5000만t의 매장량을 추가할 수 있도록 호주와 미국, 인도네시아에서 거래를 추진중이다.
과거에는 타타스틸과 에사르 등 인도의 주요 기업들이 지난해 미국의 트리니티석탄을 매입하는 등 해외자산을 꾸준히 사들였으나 최근에는 새로운 인도기업들이 등장한 게 특징이다.
에너지 컨설팅업체인 우드 맥킨지에 따르면 지난해 총 해외 석탄거래액 160억 달러 중 24억 달러를 인도가 계약했다.
우드 맥킨지의 석탄공급 조사부문 대표인 제로 파루지오는 "현재 시장에 나와 있는 거의 모든 자산은 인도의 기업과 연관돼 있다"면서 "이는 일본과 한국이 지배하던 분야에서 새로운 추세가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인도네시아의 광산협회는 "인도가 머지 않아 인도네시아산 석탄의 최대 구매자인 일본을 능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탠더드차터드은행의 동남아시아 주식시장 대표인 A 라자고팔은 "최근년 이뤄진 중국 기업의 자산매입은 주로 국가 자본의 지원을 받은 국유기업이 한 것이라면 최근에는 인도의 민간기업들 , 종종 자원을 개발하는 인도 기업들이 자산 매입을 시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인도 기업들은 주로 호주 서부에서 매물을 찾고 있다. 인도 최대 석탄 수입업체인 아다니그룹은 "지난해 호주의 링크에너지 석탄자산을 현금 5억 호주달러(5억3700만 달러)와 t당 2달러의 로열티를 주고 사들인데 이어 지난 달 퀸즐랜드의 아봇포인트광산터미털을 19억8000만달러에 인수하기로 했다.
인도 최대에너지그룹인 랜코코인프라텍은 지난해 호주 그리핀 광산을 매입한 데 이어 호주의 웨스트파머사로부터 프리미어석탄 매입을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 전력·인프라 그룹인 GVK도 호주 퀸즐랜드 광산 2곳을 사들이기 위해 핸콕탐사와 논의를 하고 있다.
그러나 인도 기업들이 너나할 것없이 경쟁하듯 해외 자산 매입에 나서면서 지나치게 비싼 값에 사들이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한마디로 상투를 잡고 있다는 주장이다.
바클레이스캐피털의 프랭크 핸콕 매니저팀장은 "릴라이언스와 타타 등 인도 대기업들은 세계 인수합병 시장의 게임하는 법을 알지만 일부 새로 진출한 기업들은 세계 시장에 친숙하지 못하다"고 꼬집었다.
그는 "인도 회사들은 해외 광산 투자를 기업의 다음 세대를 위한 '골드러시'(Gold Rush, 황금열풍) 정서가 있다"면서 "입찰시 지나치게 많이 써낸다"고 덧붙였다.
한 은행 고위 임원도 "GVK는 해안에서 500 km 떨어진 호주 퀸즈랜드 부근 갈릴리 분지의 석탄개발과 관련해 지나치게 많이 지불하는 위험을 무릅쓰고 있으며, 물류상의 문제점을 경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퀸즐랜드자원협의회(QRC)의 마이클 로체 회장(CEO)는 "인도 기업들은 지난 5년간 인도 기업들은 퀸즐랜드 광산의 중요한 고객으로 등장했다"면서 "그러나 인도 기업들은 매우 투기적인 신규투자(그린필드) 프로젝트를 겨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조윤미 기자 bongb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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